순천광장신문 정치인터뷰 팀은 이번에 순천시의회 나안수 의원을 만났다. 나안수 의원은 전업 화가 출신으로 2014년 6월 지방선거 때 당선된 초선 의원이다. 이번 인터뷰는 순천시의회가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11일까지 임시회를 열어 시정질문과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등을 하고 있는 바쁜 일정으로 서면인터뷰로 진행하였다. 
 

▶ 미술가와 시의원, 생소하면서도 꼭 필요한 역할이 있을 듯하다. 어떤 목적으로 정치인이 되겠다고 생각했나? 또 집안의 반대가 있었을 법 한데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전업 화가로 활동하면서 새로운 것을 찾는 습성이 몸과 마음에 밴 탓인지 정치가 무엇인지 가보지 않은 길을 가보고 싶었다. 문화를 생산하는 전문가가 정책에 참여해 입안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아내가 반대했지만 선거 때가 되어서는 응원해 주었다. 지금도 썩 좋아하지는 않는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광양 옥룡농협 조합장 선거에 출마하여 당선과 낙선의 경험이 있었던 아버지께서 많이 도와주셨다. 지역의 많은 유권자들이 아버지가 선거운동을 많이 해주셔서 당선되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나 의원은 아버지가 만들어 줬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 스웨덴의 옛 정치가는‘행정의 효율성과 도덕성’을 강조하면서“세금을 한 푼이라도 낭비하는 것은 국민을 착취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의원으로서 감시자의 눈으로 볼 때 세금을 낭비하는 사례는 무엇이라고 보나?

단체장에게는 조세 징수권이 있다. 세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가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중요한 책무이다. 이를 감시하는 시의원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얼마 전 순천만국제동물영화제를 촘촘히 따졌다. 동물영화제가 영화제인지? 반려동물 산업박람회인지? 성격 규정을 분명히 하고 예산을 집행하라고 주문했다.

 

▶ 순천만은 순천지역에 국한되지 않은 세계적 보물이다. 계속 악화되고 있는 순천만 생태계의 보존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개발과 보존의 균형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

개인적으로 정원박람회장에서 개최되는 동물영화제, 도시농업 박람회, 요란한 가요제 행사 같은 이벤트성 행사를 지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정원은 고요함, 녹색, 트임, 비밀, 산책을 연상한다.
또 에너지 자립을 이유로 곳곳에 설치되고 있는 태양광발전을 위한 구조물도 순천만의 경관을 고려했으면 좋겠다.

 

▶ 지난 15년 동안 순천시 인구는 27만 명으로 거의 비슷하다. 그간 덕연, 왕조, 해룡 등이 급격하게 늘었고, 원도심 공동화는 거의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최근에는 신도시지역인 덕연과 왕조2동도 인구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찬찬히 살펴보면 유입인구는 없고, 아랫돌 빼서 윗돌 메우는 식이다. 이에 대한 생각은?

내 지역구이기도 한 왕조2동 인구가 1년 사이에 1000명 정도 줄었다. 왕조2동에 실제 거주하면서 주민등록지는 다른 지역에 갖고 있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지속적인 전입 캠페인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왕조2동에 있는 옛 군부대 터를 활용하여 박물관, 미술관 건립 같은 사업을 통해 문화가 있는 동네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떠나고 싶지 않은, 이사 오고 싶은 왕조2동으로 만들어야 한다.

 

▶ 순천시의 바람직한 문화 창달을 위한 사업이 여럿 이뤄지고 있다. 모범적인 사업은 무엇이고, 앞으로는 관보다 시민 중심의 사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무엇이 좋을까?

순천의 대표 축제를 발굴했으면 좋겠다. 갈대축제가 적합하고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한다. 장흥의 물 축제 하면 물이 연상되고 담양의 대나무 축제 하면 대나무가 연상된다. 갈대축제하면 갈대가 연상되고 순천만의 갈대밭을 거닐어 보고 싶도록 해야 한다.

 

▶ 지난 5월 말부터 열리고 있는 순천시의회의 시정질문 때 시장과 시의원간에 격론이 있었다. 이제 지자체와 의회간의 소통방안이 제도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고 본다. 시의회의 견제기능이 효과적일 수 있는 대책은 무엇이 있을까?

순천시의회 본회의장은 시의원과 집행부 공무원이 시민을 대신해 질문과 답변을 하는 살아 있는 정치투쟁의 공간이다. 따라서 의사소통 과정에서 격론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시정질문 형식은 질문자인 시의원은 앉아서 하고, 답변자인 시장과 순천시 공무원은 선 채로 답변한다. 따라서 동등하게 질문자와 답변자 마주 서서하는 형식으로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 지금까지의 삶의 과정에서 가장 기뻤던 일과 가장 슬펐던 일은 무엇이었나? 이를 통해 얻은 점이 있다면?

당선, 합격, 아들의 탄생 같은 기쁨은 저울질하기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가장 큰 슬픔은 아버지와 헤어질 때였다. 2014년 가을 아버지의 타계로 나는 ‘그림자 죽음’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가족은 인생의 마지막 여정을 떠날 때 가장 오랫동안 배웅해주는 사람임을 그 때야 알았다.

 

▶ 나 의원이 인생을 살아갈 때 기준이 될 만한 어떤 지침이나 좌우명을 갖고 있다면?

인빅터스(Invictus,굴복하지 않는) 월리엄 어네스트 헨리의 시
나는 내 운명의 주인이요
나는 내 영혼의 선장이다

 

▶ 마지막으로 광장신문 구독자와 시민들께 한마디 남긴다면?

지역의 소식을 현미경처럼 전해주는 곳은 메이저 언론도 아니고 다른 지역의 언론도 아닌 지역 언론이다. 광장신문이 살아 있을 때 순천의 생동감이 더해 질 것이라 여겨진다. 광장신문에 감사하게 여기며 무한한 발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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