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시설 투자해 식당 운영자에 무료 임대
하루 수백 명 단체급식하며 밥값은 6000원

정원박람회장에서 운영 중인 종사자식당이 식당 운영자에 유리한 특혜성 계약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약 1억원의 시설비를 들여 조성한 식당을 운영자에게 무료로 임대해줬을 뿐만 아니라 하루 수백 명의 고정 고객에게 식판으로 단체급식을 하면서 밥값도 지나치게 비싸다는 의견이다.

정원박람회장의 동문으로 가면 대형천막으로 된 종사자 식당이 있다. 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 등에 따르면 약 700㎡(230평) 규모인 이 식당은 운영대행사 인력과 자원봉사자는 물론 순천시청에서 박람회장 운영과 주차장 관리 등을 위해 파견된 공무원 등에게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조성되었다.

▲ 정원박람회의 동문 입구에 운영되고 있는 종사자 식당 전경. 식당 운영업체 선정과정과 운영조건이 특혜성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원박람회장 내에 입주해 있는 남도식당 등 다른 일반 관람객용 식당은 공개 입찰을 통해 선정됐다. 약 200~300㎡규모의 식당 한 곳의 6개월 임대료가 1500만원~2880만원에 달하고, 매출액의 약 15%에 달하는 판매수수료를 조직위에 납부해야 한다. 매출액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남도식당 한 곳 당 6개월 임대료가 1억원에 육박할 정도이다.

그런데 약 700㎡(230평) 규모인 종사자 식당은 임대료나 판매수수료도 없이 식당을 운영한다. 항간에는 조충훈 시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가 식당 운영에 개입되었다는 소문도 나돈다. 종사자 식당 운영업체가 누군지, 운영업체 선정은 어떻게 이뤄졌는지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하지만 조직위 담당부서에 전화를 하고, 직접 찾아가 취재를 시도했지만 담당업무가 아니라거나 확인해서 연락하겠다고 해놓고는 3~4주 동안 계속 답변을 회피했다. 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조직위가 KBS미디어 측과 운영대행 계약을 체결하면서 종사자 식당 시설비 약 1억원을 지급했고, 식당 운영업체 선정은 KBS미디어에서 선정했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식당 운영업체가 P업체라고만 밝히고 기타 자료는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식당 운영업체를 선정한 KBS미디어 측 책임자도 “답변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공문으로 요청하면 본사에 결재를 올려 답변할 지 여부를 알려주겠다”며 의혹을 키우고 있다.

업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조직위가 남도식당처럼 공개 입찰을 하지 않고, 종사자 식당은 설치비를 지원해 주면서 식당 운영권은 KBS미디어 측에 넘긴 것 자체가 문제”라며 “조직위가 억대가 넘을 임대수익을 포기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대행사 인력이 밥을 먹기 때문에 대행사에서 선정하게 한 것”이라며 “거기서 수익을 올리면 밥값이 올라갈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종사자 식당의 밥값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주장의 근거가 되고 있다. 종사자 식당 이용자는 박람회장 운영대행사 인력 150~200명과 자원봉사자 200~400명, 순천시청에서 파견된 공무원 100~150명 등 매일 400~500명이 넘는 고정고객이 있다. 이들은 모두 6000원의 식권을 이용한다. 식판을 이용해 대규모 단체급식을 하면서 밥값을 6000원이나 받는 것은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다. 

남도식당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남도식당의 밥값도 6000원, 7000원 등이 있는데, 남도식당은 임대료와 판매수수료, 카드수수료를 빼면 실제 업주에게 떨어지는 금액은 5000원도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종사자 식당은 식권으로 먹기 때문에 대부분 현금 수입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또 “조직위가 남도식당 운영업체 선정 사업설명회 때 정원박람회장 내에 어떤 식당도 입주시키지 않고, 음식물 반입도 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며, “그런데 이제 와서는 종사자 식당은 정원박람회장 내가 아니라 정원박람회장 밖이라 문제없다고 말하더라”고 분개했다.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