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9일로 양우권 전 EG테크 분회장이 사망한 지 한 달이 되었다. 아직 장례식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는 유족과 동료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 양우권의 유족과 동료들 삭발·단식투쟁 돌입. 고인의 갑작스러운 죽음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유족(아들 양효성. 사진 앞줄 왼쪽 두번째)과 동료들이 회사 측에 항의하는 의미로 지난 6월 9일 EG그룹 본사 앞에서 삭발과 함께 단식에 들어갔다.

양우권 분회장 사망 한 달째가 되는 6월 9일(화) 오전 11시, 서울 강남에 있는 EG그룹 본사 앞에서는 5월 15일부터 상경투쟁 중인 포스코 사내하청지회 조합원 30여 명이 집단으로 삭발과 함께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날 삭발․단식농성에는 양우권 분회장의 아들 양효성 씨가 함께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회사의 노동탄압에 힘들어 하던 양우권 분회장이 목숨을 끊은 지 31일 째가 되는데, EG 측은 책임 인정과 사죄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오늘부터 온 몸의 피와 눈물을 말리는 집단 단식농성에 들어간다”며 “회사가 양우권 분회장의 죽음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하지 않는 한 단식농성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시간, 광양에 있는 청소년문화센터에서는 광양지역 노동단체와 시민단체가 함께 하는 가운데, ‘광양지역 super 갑질 포스코 실태 보고대회’가 열렸다.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1985년 착공한 이후 지역에서 경제 활성화와 좋은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한 기대가 넘쳤지만 30년이 지난 지금은 오히려 지역민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양우권 투쟁대책위’와 ‘EG테크 인권유린 범시민대책위’가 공동으로 이날 행사를 마련했다.

이날 보고대회는 60여 명의 지역 주민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이날 행사에서 주최 측은 “2014년 포스코는 14조 87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지만 정규직 직원은 외부에서 공채하고, 지역 주민은 하청업체 비정규직으로 전락했다”며 “포스코의 슈퍼 갑질로 인한 지역 중소업체 소외, 자본을 앞세운 지역여론 호도, 산업재해와 환경오염, 노동탄압과 인권유린으로 지역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3일(수)에는 서울에 있는 포스코센터 앞에서 전국금속노조 조합원 2500여 명이 ‘살인기업 포스코․EG테크 규탄’집회를 열고 EG그룹 본사에 항의방문을 진행하던 중 사옥에 진입했다가 포스코 사내하청노조 양동운 지회장을 포함 26명이 경찰에 체포․연행되기도 했다. 나머지 대부분의 노조원들은 석방이 되었지만 양동운 지회장을 포함 2명은 결국 구속되었다.

노조와 유족이 이처럼 최근 강경투쟁으로 전환한 것은 양우권 분회장 사망 이후에도 회사 측이 시간을 끄는 등 교섭에 불성실하게 응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협상에 진전이 없더라도 만남은 이어져 왔지만 이마저도 6월 5일부터는 전면 중단된 상태이다.

이 때문에 노조와 유족 측은 오는 6월 20일(토) 광양에서 민주노총 주최의 대규모 집회를 갖고, 포스코와 EG테크를 압박할 계획이다.

한편 EG테크 측에서는 뒤늦게 6월 9일(화)에야 서울 그룹본사 건물에 양우권 분회장의 명복을 비는 현수막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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