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우권 전 분회장이 사망한 지 벌써 24일이다. 아직까지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는 유족의 속은 타들어 가지만, 각계의 중재노력에도 회사 측의 완강한 태도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28일(목) 광양시청 열린 브리핑룸에서 지난 5월 10일 사망한 포스코 사내하청노조 양우권 전 EG테크 분회장 유족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유족 측에서 고인의 아들과 처남이, 금속노조에서는 심종섭 광주전남지부이 함께 자리했다. 이날 유족 대표로 참여한 고인의 아들 양효성(사진 왼쪽) 씨는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책임을 사과 한마디 없이 돈 몇푼으로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회사가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드시 교섭에서 유족의 위임을 받은 노조에게 공식적으로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했다. 

▲ 지난 5월 28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고 양우권 지회장의 유족들. 사진 왼쪽이 고인의 아들 양효성 씨, 오른쪽은 고인의 처남이다.

유족 측의 이날 기자간담회는 최근 시중에 “회사 측이 유족에게 이미 사과했다”거나 “보상을 많이 받으려고 그런다”, “노조가 회사와 유족을 만나지 못하게 한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유족 측의 입장을 알리기 위해 마련한 것 이라고 설명했다.

양효성 씨는 유족 측이 장례일정은 물론 회사와의 교섭까지 모두 금속노조에 위임한 배경에 대해 “아버님이 자살하기 전 어머니와의 통화와 유서를 통해 ‘양동운 지회장의 의견대로 따르라’는 의견에 따라 유족의 의견을 노조에 위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자간담회에 함께 자리한 금속노조 심종섭 지부장은 “이번 사고의 근본적인 책임은 포스코의 무노조정책에 있다”고 포스코를 겨냥했다. 포스코가 하청업체를 평가할 때 ‘안전성’을 평가하는데, 하청업체에 노조가 있으면 20점 만점에 최하 점수를 주기 때문에 하청업체에서 노조를 없애려 혈안이 된다는 것이다.

노조와 회사 측의 협상 장기화로 인해 고인의 장례가 늦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 심종섭 지부장은 “회사 측의 책임 인정과 사죄 표명이 나오면 현안과제와 장기과제를 분류해 장례를 치르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양우권 지회장 사망 이후 포스코와 EG테크에 대해 책임 인정과 사죄, 재발방지 약속, 그리고 불법파견 중단과 정규직화, 산업재해 인정과 유가족 배상 등을 요구한 바 있다. 

 회사 측과의 협상 상황을 묻자  “5월 26일과 27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여수지청의 중재로 EG테크와 노조가 만났지만 회사 측에서 ‘양우권의 죽음은 우리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반복해 결렬되었다”고 밝혔다. 광양지역 시민사회진영에서 포스코와 노조의 대화 자리를 주선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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