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악기사 오정훈씨

기적의 도서관 근처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중앙악기사가 있다. 오정훈, 한혜숙 부부가 운영하는 곳이다.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 종일 부부가 함께 일하면 피곤하지 않을까 싶지만 전혀 그래 보이지 않는다. 수줍은 듯 느리게 이어지는 두 사람의 말을 듣다보면 잠시 다정한 부부의 고운 마음이 전달되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오정훈 씨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가게에 매여 있고, 1주일에 세 번 학교에 바이얼린 강사로 나간다. 그 외에는 세상과 소통하는 길이 별로 없다. 아내 한혜숙씨가 ‘어린이도서연구회’ 활동을 하는 것으로 세상 돌아가는 물정을 듣곤 한다. 신문에 중요한 내용은 꼬박꼬박 스크랩해서 손님들도 보도록 이것저것 눈에 뜨이게 붙여둔다.

대충 보고 듣고 마는 정도가 아니다. 세상물정 전혀 모를 것처럼 순진하게 생긴 그는 정확하게 행동하는 사람이다. 얼마 전 제주 강정마을에서 구럼비 폭파 소식을 듣고 곧장 삼성 카드 가맹점을 해지했다. 손님들이 가장 많이 내미는 삼성카드지만, 더 이상 거래하고 싶지 않았다.

2011년 후쿠시마 사고 후 위험한 원전을 더 짓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에 전기 사용량을 대폭 줄이고 있다. 악기를 파는 집은 불빛이 환해야 손님들을 끌 수 있는데 전기 사용을 줄이기 위해 전등을 절반만 켠다. 열두 시까지 불을 밝히던 간판은 이제 열시면 불을 끈다. 그렇게 실천한 지 6개월이 넘었지만 탄소포인트제도를 몰라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했다. 탄소포인트제도를 설명해 주었으나 이제 줄일 만큼 줄여서 가입해도 소용없다면 웃는다.

광장신문은 지역민들을 대변하는 언론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구독하게 됐다. 손님들이 앉는 테이블 아래 광장신문 구독자 카드가 여러장 놓여있다. 역시 머리로 생각하고 마는 사람이 아니다.

오정훈 씨가 최근 읽은 인상 깊은 기사는 ‘섬진강 자전거길 148Km 구간 개통’이라고 한다.

그 기사를 읽으며 “섬진강변으로 드러난 아름다운 길을 따라 자전거 여행을 해보고 싶은 생각을 했다”며 “좀 더 정확하고 쉬운 지도와 안내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다루었으면 하는 기사는 ‘사람들이 기본적인 질서를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기사’가 좀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예도 들어준다. 자기 집 앞에 자신의 차만을 주차하기 위해 불법적치물을 세워 주행에 방해를 했을 시 어떤 법에 접촉되는지? 요즘 에어컨 틀어놓고 문 열어 놓는 곳은 순천시에서 단속한다면서 단속도 제대로 안하는 것, 1회용 컵을 너무 함부로 사용하는 것 등등. 시민들이 쉽게 실천 할 수 있는 전반적인 기초 질서에 관한 기사도 광장신문에서 볼 수 있기를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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