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영수
순천시 친환경 농업인 연합회 회장
농촌 들녘에는 모내기가 한창이다. 옛날 같으면 모내기는 한해 농사의 큰일 중 하나로 가족 모두는 물론 동내 주민들이 총 동원되다 시피 하였다. 그러나 요즘 모내기는 모심는 이앙기 기사와 논 주인 달랑 둘이서 작업하는 곳이 많다. 농민들은 모내기와 동시에 다가오는 가을에 나락 값이 얼마나 떨어질지 걱정이다.

쌀이 귀한 시절에는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80kg이 넘었던 적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60kg 정도인데 앞으로 더 낮아질 전망이고 보면 농민들은 힘이 빠진다. 쌀이 남아돌기 때문인지, 아니면 먹지 않기 때문인지 우리나라의 쌀 자급율이 100%가 되지 못한다고 한다. 관세화 이전 MMA(의무 수입 물량)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처음부터 쌀 관세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값싼 수입쌀이 들어온다. 일본의 쌀 산업이 위기에서도 끄떡하지 않은 것은 모든 국민이 사랑하는 고시히까리라고 하는 독보적인 LOVE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수입쌀이 일부 유통되고는 있지만 고시히까리쌀이 세계에서 밥맛이 가장 좋다는 자긍심이 일본 국민이 자국산 쌀의 소비량을 꾸준히 유지시키게 한다.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쌀 자급율을 달성한다는 명분으로 고품질의 밥맛 좋은 쌀 보다 안전 다수확 계통의 품종을 육종해서 재배를 장려해 왔다.

중국은 한국 쌀시장을 노리며 유기농 쌀 재배 면적을 확대하는 추세이다. 중국의 유기농 쌀은 양질미보다 두 단계 업그레이드 된 쌀이다. 양질미- 무공해 쌀- 유기농 쌀, 한마디로 양질미에 친환경 농법을 적용해 생산하는 쌀이다. 중국 지린성의 대표적인 유기농 쌀로 재배되는 것은 품성( 品性)1호이다. 밥 맛이 한국의 고품질 쌀인 일품이나 일본의 아키다코마치와 비슷할 정도로 우수하다. 헤이룽장성에서는 일본계 유키히까리와 고시히카리를 교배해 만든 오우1호가 대표적 유기농 쌀로 생산되고 있다. 또 일본계 아키히카리와 인디카 계통의 쌀을 교배해 육종에 성공한 요갱294호는 중국 중앙정부가 개최한 쌀 품평회에서 네 차례나 최고영예를 받을 정도다.

문제는 중국의 쌀 가격이 우리 쌀의 1/5정도이고, 재배 면적 또한 남한의 2배에 달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쌀 관세화에 대비하여 밥맛 좋은 최고 품종을 2018년까지 15가지 품종을 육종하여 보급할 계획이다. 이미 12개 품종이 개발되어 보급되고 있지만, 이 품종의 재배 면적은 20% 미만이다.

우리 국민이 다시 숟가락을 들고 밥상 앞으로 자연스레 모일 수 있게 밥맛 좋은 양질의 쌀을 재배하여 모든 국민이 사랑하는 ‘LOVE미’를 만들어가는 꿈과 비전이 있는 모내기 현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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