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에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라는 말이 있다. 제(齊)나라 임금이 공자에게 정치에 대해 물은 데 대해 공자가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비는 아비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고 설명했다는 말이다.

순천광장신문은 창간 2주년을 맞은 지난 4월, 지역공동체를 위한 신문의 역할을 고민하였다. 그러던 중 지난 몇 년 동안 순천시와의 갈등으로 법적 소송까지 했지만 갈등의 고리를 풀지 못하고 있는 순천문화원 사건을 재조명함으로써 순천문화원이 제 역할을 찾을 수 있도록 각계의 머리를 맞대는 기회를 마련해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과거의 잘잘못을 탓하기보다 현재의 상태에서 갈등의 주요 당사자였던 순천시와 문화원, 그리고 관계 전문가가 만나 문화원의 정상화방안을 모색하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취지였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순천시와 문화원 측의 입장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갈등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 지, 더 나아가 순천문화원은 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 나가야 할 것인지 등에 대한 것이다.

순천광장신문은 이를 위해 순천시와 순천문화원 임원들을 다양하게 만나 취재했는데, 유독 순천문화원의 책임있는 당사자인 유길수 원장만 취재를 회피했다. 몇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느낌이었다.

순천광장신문은 순천시와 순천문화원의 책임있는 당사자가 직접 머리를 맞대고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했으나 유길수 원장은 접촉 자체를 회피했다. 그러더니 순천광장신문의 보도가 나간 뒤 지난 4월 13일(월) 취재기자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고 한다. 그것도 변호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원장이 대리인을 내세워 고소했다고 한다. 고소사건에 대한 처리는 사법기관에서 판단할 몫이지만 순천문화원 문제가 그런다고 해결될 리는 만무하다.

앞서 언급한 논어의 ‘군군신신부부자자’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에 맞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문화원은 문화원다워야 하고, 원장은 원장다워야 한다. 한 마디로 ‘다움’은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 걸맞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순천문화원의 역할은 법률에도 명시하고 있으니 재론하지 않더라도 그 조직의 대표인 원장의 역할과 원장다움은 무엇인가? 몇 년간의 법적소송을 거치는 과정에 조직은 쪼그라들고,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여론이다. 순천문화원 내부의 임원들조차도 답답함을 토로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원장은 이제라도 원장답게 행동하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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