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옳고 그름이 없다. 하나님과 양심에 사욕없이 충실했다면 시민이 원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시민의 일꾼으로 신명나게 의정활동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허유인 시의원을 만났다.

▶ 순천시의회에서 활동하면서 조례 제·개정 등 발의 건수가 34건이라고 했다. 그 중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안건은 무엇인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화상경마장 설치 반대 결의안과 민간투자사업에 관한 조례안이다. 서민 생활에 필수적인 공기, 물, 에너지, 쓰레기와 관련된 것은 비용이 들더라도 공공에서 공급하고 처리해야 한다. 행정에서 선택을 잘못하면 오히려 엄청난 재정적인 부담이 올 수 있다. 자원순환센터를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했을 때도 그런 이유에서 반대했다.
 

▶ 발의한 조례안 중 채택 후 시민들의 삶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되는 것은 무엇인가?

 
서민들의 삶에서 연료비는 많은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기름에 비해 도시가스 요금은 1/4정도 저렴하다. 2012년 당시 순천시 예산의 1% 정도를 보조금으로 지원하는 조례가 있었다. 아파트의 경우 30가구 이상이면 도시가스를 공급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단독주택 지역의 경우 100m 안에 10가구 이상이 되어야 공급이 가능했다. 40~50곳의 주택지역에서 도시가스 설치 보조금을 신청했지만 지원할 수 있는 곳은 2~3곳 밖에 없었다. 시장 공약사업에 들어있는 부분이기도 해서 신청하는 모든 주택에 대해 도시가스가 공급될 수 있도록 시정질문도 하고, 요청했다. 2012년 주택 도시가스 공급 사업 보조금 지원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통해 2%로 늘렸다. 서민들에게 상당부분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 친형이 전라남도지사 정무특보를 지냈다. 정치력의 세습을 통한 권력의 고착이, 재력의 세습을 통한 금권의 고착 못지않은 문제점을 안고 있을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생각은 ?

세습이라는 말은 누군가가 무언가를 줘야 성립되는 것이다. 난 형님께 정치적으로는 무언가를 받은 것이 없다. 아버지도 도의원으로 정치활동을 하셨다. 어머니가 정치인의 아내로서 고통당하는 것을 보며 자랐다. 어머니는 내가 정치하는 것을 극히 반대하셨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해 11년을 근무했다. 직장생활이 고통스러웠다. 내 길이 아니었다. 두 번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기도 중에 응답을 받았다. 하나님이 내려오라고 하면 언제든 내려올 각오로 하고 있다.   
 

 ▶ 직과 업이 직업이다. 업은 직책을 말한다. 어떤 소명의식과 계획을 가지고 시의원 직을 수행하고 있는가? 

순천시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시장의 권한이다. 시의원에게는 없다. 시의원이 계획한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다. 내게 계획이라고 한다면 시민의 목소리를 겸허히 듣고 진정성과 측은지심을 가지고 민원을 해결하려 노력하는 것이다. 즉 시민의 입장에서 시정을 견제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 내 소명의식이자 계획이다.
 

▶ 시정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곳은 시의회뿐만 아니라 시민단체도 있다. 7대 의회에서 행·의정모니터연대의 행정사무감사 방청을 불허했다. 그런 부분에서 시의회와 시민단체의 관계는 어떠해야 한다고 보는가?

의회를 공개하는 것에는 기본적으로 찬성한다. 시의원이나 시장은 선거를 통해 법이 정하는 테두리 안에서 공정성과 대표성을 인정받는다. 하지만 시민단체로 만들어진 행․의정모니터연대가 며칠 교육으로 공정성과 대표성을 지녔다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평가라는 부분은 예민한 것이다. ‘평가가 공정한가?’에 대한 장치 없이 공개되는 것은 오히려 평가하겠다는 쪽의 갑질이 될 수 있다. 시정감시위원회를 만드는 것도 시의회와 충분히 이야기 하면서 같이 해 나갔으면 한다. 또한 시민단체도 각자의 코드가 있다. 그 코드를 깨지 않으면 평가에 있어서 공정성을 의심받게 된다. 시민단체들도 자기들 코드 안에 있는 사람만 소통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 순천시가 지향하는 도시모델이 무엇인가? 시청이나 시장님이 잘 하도록 견제하고 방향을 잡는데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

‘대한민국 행복도시’가 브랜드다. 도시가 잘 되려면 생태와 문화가 잘 버무려져야 한다. 공존해서 모두가 행복한 도시가 되려는 노력, 물리적ㆍ화학적 결합, 융합이 잘 돼야 한다. 순천시는 사감운동을 통해 생태, 문화, 복지 등이 융합되는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나는 도시재생의 문화를 이야기하고 싶다. 일본의 전통적 도시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가나자와 같은 도시가 롤모델이다.
 

▶ 순천시의 택지개발 과정은 도시 전체가 조화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하는가?

이번에 3억 5000만 원을 들여 기본계획을 다시 세운다. 애초 주택 수요조사는 부풀려졌고, 분양만을 고려한 택지개발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도심 공동화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나 신대지구처럼 사기업에서 택지개발 하는 것에 반대한다. 분양이 목적이 아니라 아름다운 택지개발을 위해 공공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현 시장의 공약이기도 했던 원도심 공동화 해결을 위한 도시재생사업은 잘 진행되고 있다고 보는가?

도시재생과 도시개발은 다르다. 역사성이 있는 것을 허물고 다시 짓는 것은 개발이다. 사람이 찾아오는 도시재생, 선조들의 삶이 그대로 남아 문화, 관광자원이 되는 도시재생이 돼야 한다. 더불어 생활자립형 도시재생을 위한 상권활성화 방안이 같이 추진되어야 하는데, 원도심은 거기에 맞춰 진행 중이다.
 

▶ 끝으로 언론협동조합 조합원이나 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사회를 정화시키고 살게 하는 것은 언론이다. 정론직필 정신으로 순천을 살맛나게 하는 소금의 역할을 해주었으면 한다.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는 신문으로 다양한 코드의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신문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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