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진옥 순천기상대장
연일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는 시즌이다. 이처럼 새벽까지 기온이 내려가지 않고, 무더위가 계속되는 것을 꼭 열대 지방의 밤과 같다 해서 열대야(熱帶夜)라고 부른다. 보통 열대야는 야간에 기온이 25℃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밤을 가리킨다. 이 열대야 현상은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발달하였을 때 밤에 열이 식는 속도가 감소하여 나타나는데, 농촌지역보다 도시에서 자주 나타난다. 올해는 일찍부터 무더위가 시작됐고, 9월 초순까지 무더울 것으로 예상돼 폭염과 열대야가 자주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열대야는 왜 생기는 것일까? 낮 동안에 태양으로부터 지표면과 대기는 열을 받지만, 밤에는 받은 열을 방출하는데, 구름이 많거나 해안지방처럼 습도가 높으면 대기가 열을 다시 일부 흡수하는 온실효과가 발생한다.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면 열이 밖으로 방출되지 않고 대기 중에 남아 있어 밤에도 대기의 온도가 내려가지 않게 되고, 바람까지 약하면 상하층간의 공기혼합이 이루어지지 않아 낮의 뜨거운 공기가 밤에도 지표면 부근에 머물게 돼 열대야 현상이 발생한다.

이런 열대야는 최근 대기오염이 심해지고,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더욱 심화되는 경향이 있다. 조밀한 아파트 단지나 도심의 빽빽한 빌딩들은 자연적인 통풍을 막는다. 또한 아스팔트나 콘크리트로 덮여 있는 도시는 낮 동안에 태양열을 반사하기보다 흡수해 주변의 전체 온도를 상승시키고 밤까지 높은 기온을 이어지게 만든다. 특히, 도시화로 인한 도시열섬현상은 낮보다도 밤에 더 크게 나타나는데, 이로 인해 야간에도 기온이 크게 내려가지 않을 때가 많다.

작년(2012년) 여름철 우리고장에 야간에 기온이 25℃ 이상 열대야 현상이 나타난 일수를 보면, 광양지방이 16일, 순천지방(순천시)은 20일, 구례군 7일, 곡성군 1일로 도시와 농촌 지역의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최근 기후변화 등 기온상승으로 열대야 일수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열대야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저녁 이후로는 카페인, 알코올, 흡연을 삼가고, 밤에 잠을 설쳤다고 낮잠은 20~30분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 또한 이른 저녁에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잠자리에 들기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통풍이나 적절한 냉방을 통해 실내의 기온을 낮춰 쾌적한 잠자리를 만드는 등 올 여름철에도 열대야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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