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립미술관 유치를 위한 경쟁이 한창이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이낙연 전남지사의 공약사항으로 전라남도가 2018년까지 3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전남 동부지역에 전남도립미술관을 설립할 계획이다.

전라남도가 도립미술관을 전남 동부지역에 설치할 계획을 밝히면서 전남 동부지역 지방자치단체 간 유치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대규모 시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미술관 부지를 제공하겠다거나 운영비를 지원하겠다는 등의 미술관 유치를 위한 인센티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지난 4월 24일(금) 순천미술협회가 주최한 도립미술관 유치를 위한 심포지엄은 좀 더 성숙한 형태의 도립미술관 유치활동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전남도립미술관을 유치하려는 순천에서는 전남도립미술관 유치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데 이어 순천미술협회 주최로 잇따라 심포지엄을 열고 있다.

지난 24일 심포지엄에서는 김대원 조선대 명예교수가 ‘남도미술의 특성과 전남도립미술관의 성격’을 주제로 발제하였다. 이어 덕수궁미술관 장영준 전 관장이 ‘지역미술관의 역할과 발전방향’을 주제로 발표했고, 양재영 전남미술협회 전 회장이 ‘순천미술을 중심으로 동부권 미술의 현황’을 발표했다.

유치부터 하고 보자는 막무가내 식 미술관 유치경쟁을 넘어 우리 지역에 미술관이 왜 필요하고, 미술관을 유치한 이후에는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지를 모색하는 의미있는 자리였다고 평가된다.

이날 주제 발표자와 토론자들은 한결같이 “전남도립미술관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 주민들이 자주 찾을 수 있는 활용방안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실제 우리나라에 30개에 달하는 공공미술관이 설치되어 있지만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해 허울뿐인 미술관으로 전락한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 때문이다. 가까운 곡성군 옥과면에도 전남도립옥과미술관이 운영되고 있지만 예산 부족으로 유명작품 소장율도 낮고, 기획전시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미술관은 전남도립미술관이 지향해야 할 좋은 모델로 평가받는다. 폐광산만 즐비하던 낙후된 광산도시를 재개발하여 문화가 숨쉬는 복합 예술거리를 조성하여 연간 15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 24일 심포지엄 참석자들은 지역적 특색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전남도립미술관 만의 차별화된 컨텐츠 개발과 함께 지역 주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교육․문화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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