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4일(금) 저녁 순천매곡성당에서 함세웅 신부 초청 시국강연회가 있었다.

함세웅 신부는 이날 강연에서 “1970년대에 자신의 미래를 걸고 독재와 맞서 싸웠던 청년과 학생들이 천주교 사제들을 정의구현사제단을 만들어 정치 현장에 나서게 만든 이들”이라고 소개했다. 수많은 청년과 학생들의 희생으로 지금은 국회, 학교, 어디서든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정치에 대한 비판을 하고, 민주주의를 외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40년 전과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고 한다. 내란음모, 선동이라는 죄로 국민의 투표로 선출한 국회의원직을 박탈하고, 정당을 해산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통합진보당이 해산되어서는 안 되는데, 결국 해산되었다. 관련 서류가 많아서 헌법재판소가 정당 해산 심판 청구를 심리하는 데만 1년 이상이 걸릴 텐데, 몇 달도 지나지 않아 통합진보당 해산을 결정했다는 주장이다.

독재치하에서는 언론을 정부가 장악했다면, 요즘은 언론이 자발적으로 정권의 노예를 자처하고 있다고 한다.

함세웅 신부는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어야 싹이 튼다’는 성경 말씀처럼 통합진보당 해산이 결정되면서 많은 사람이 현 정권의 문제점을 자각했다고 말했다. 최근에 불거진 성완종 리스트 사건의 핵심은 불법 선거자금이다. 그런데 검찰은 선거자금의 수혜자인 박근혜를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금 조달자만 조사를 하고 있다. 이것은 사전에 다른 정보가 새어나가는 것을 차단시키는 것이다. 언론인들은 이것을 알면서도 보도를 하지 않는다. 이 슬픈 현실에 대해서 국민들이 깨달아야 한다.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 또한 마찬가지다. 국민 모두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인데도 많은 사람이 외면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함세웅 신부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두 가지를 제안했다. 관권 부정선거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전국의 투표소에서 바로 직접 수 개표를 하는 것과 국회의원 비례대표를 늘려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다당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민 각자가 삶 속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 실천하고 나누는 것이 결국은 한국에 진정한 민주주의를 오게 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민족이 해결해야 할 과제이면서 해결하지 못한 원죄로 세가지를 들었다.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한 것, 독재정권을 완전히 타파하지 못한 것, 마지막으로 분단이다. 자본주의, 신자유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자본이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리: 이서호(대학 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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