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정치, 사회, 경제적 처지에 따라 특정 사안에 대한 관점을 달리할 수 있다. 모두가 같은 관점을 갖는 것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또 당연하다. 다만 그 관점을 관철하려고 할 때 막장으로 치닫지 않으려면 공공선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과 사회적 합의, 그리고 이를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 2008년 순천문화원장 선거를 계기로 표면화 한 순천문화원 갈등이 벌써 7년째를 맞고 있다. 물론 더 깊이 살펴보면 지금의 갈등은 그 이전부터 내포되어 있었다.

지방자치제 시행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을 선거로 선출하기 시작하면서 일부 지역에서 지방문화원이 선거바람을 타기 시작했다. 지방문화원이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지원받다 보니 지자체장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또 지자체장 입장에서는 문화원은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회원제 조직이어서 필요에 따라 대규모 선거조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유혹을 떨치기 쉽지 않다. 특히 문화원은 문화활동을 매개에 시민들과 함께 다양한 사업을 펼칠 수 있는 것도 모양새가 좋다.

그 때문인지 지난 2002년 조충훈 시장이 취임하면서 문화원 사무국장이 자신의 측근으로 바뀌었다. 2006년 노관규 시장이 취임한 후에도 문화원 사무국장이 바뀌었다. 물론 형식은 공모제였다. 노관규 시장 취임 후 문화원 안팎에서 문화원장에게도 사퇴 압력이 들어왔다는 말이 나돌더니 2008년 문화원장 선거를 계기로 순천시와 문화원의 갈등이 노골화하였다. 이 갈등은 이후 문화원과 순천시의 갈등으로 대립구도가 형성되더니 민․형사소송으로 비화했고, 현재의 순천문화원을 만든 원인이 되었다.

노관규 시장 재임 당시 문화원 문제는 지역에서 갈등의 상징으로 부각되기도 했다. 시장이 바뀌면 해결될까 기대했지만 노관규 시장이 퇴임하고, 2012년 조충훈 시장이 들어선 후에도 순천시와 문화원의 갈등구조는 아직 달라지지 않고 있다.

다시 원점에서 보자. 문화원은 지금 순천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하나? 그리고 문화원이 고유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는 세력이나 제도는 무엇인가?

순천광장신문은 창간 2주년을 맞아 7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순천문화원의 갈등을 해결하고, 문화원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 과거의 잘잘못을 탓하기에 앞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겠는지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 하지만 대화의 장은 마련되지 못했다.

문화원이 고유의 역할을 하게 지원하면 될 일을 정치적 이해관계가 개입되어 망친 것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봐야 할 문제이다. 이제라도 문화원이 문화활동을 통한 지역통합의 상징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각계의 관심이 시작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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