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것이 없으면 살 수 없듯 에너지가 없으면 살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이제 에너지는 생존의 문제이다. 순천시는 2012년 11월 탈핵 도시를 선언하고, 2014년 ‘에너지 전환도시 원년’을 선포했다. 그 와중에 민간에서는 순천 시민들이 중심이 되어 ‘전남햇빛발전협동조합’이 창립되었다.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 이후 핵발전소의 위험이 커진 상황에서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화석연료의 고갈 우려와 핵발전소의 위험이 높아지면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이제 순천에서도 아파트와 공공청사에 태양광 발전시설이 세워지고, 교육센터까지 세워질 전망이다.


순천시가 최근 ‘에너지 전환도시 원년’을 선포하기에 앞서 움직인 사람들이 있다. 지난 2011년 일본에서 일어난 후쿠시마 핵 폭발사고를 계기로 순천에서는 ‘핵 없는 사회를 위한 순천 시민연대’가 결성되어 활동을 시작했다. 일이 잘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그 일에 정성을 다하는가에 달려 있다. 서로를 신뢰하며 그 일을 추진하는 사람들이 함께 할 때 에너지 전환을 통한 생태도시 순천도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 전환, 에너지 자립이 이뤄지는 순천, 그것을 꿈꾸는 것 만으로도 얼마나 멋진 일인가?
순천은 지금 아주 새롭고 아름다운 도전을 시작했다.
그리고 핵발전소의 위험을 안고 살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전남햇빛발전협동조합을 만들고, 활동을 시작했다. 순천의 에너지 자립에 한 몫 할 것으로 기대하며, 전남햇빛발전협동조합을 소개한다. 

시민의 힘으로 햇빛발전소 지어요!
에너지 절약이 우선!

전남햇빛발전협동조합 소병태 이사장은 태양광 사업을 했던 사람이다. 태양광 사업을 하던 사람이 햇빛발전소를 한다니, 일부에서는 돈을 벌기 위해 협동조합을 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으로 보기도 한다. 그동안 태양광 설치사업이 돈을 벌기 위한 일이었다면 이제는 협동조합 방식으로 하는 일이라서 이익은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돌아간다. 그는 “태양광을 설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에너지를 절약하는 일”이라고 분명한 목소리로 말한다. 왜냐하면 에너지 문제는 남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이 처음 협동조합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친분 때문이었다. 순천의 금당성당을 다니던 교우들이 전원생활을 위해 함께 하자며 시골에서 집을 지어 살기로 했다. 어떤 집을 어떻게 지을까? 이야기가 시작되자 모인 사람들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욕구가 나왔다. 모두의 욕구를 충족할만한 집을 짓기란 애초에 불가능했다. “기왕이면 에너지를 자립할 수 있으면 좋겠다.” 는 중앙악기 오정훈 대표의 제안에 모두들 “그것이 가능한 일이냐?”며 코웃음을 쳤다. 그렇지만 한두 해 살 집도 아니고 40년 이상을 살지도 모를 집이라 에너지 문제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두서없는 이야기가 만든 길

▲ 전남햇빛발전협동조합 소병태 이사장, 구영주 상임이사, 박수미 직원
불과 몇 년 후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를 세상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에너지자립마을을 알아보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 일이 가능한지 알아보면서 새로운 인연이 연결되었다. 순천에서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을 해 본 경험이 있는 구영주 씨는 버릇처럼 “햇빛발전협동조합을 만들어 봅시다”고 제안했다. 그 말을 듣고 “해보자”고 박수친 사람은 딱 한 사람이었다. 박수를 친 딱 한 사람 웰빙한약국을 운영하는 박주권 씨가 소병태 이사장에게 “협동조합을 해보자”고 꼬셨다. 소병태 이사장은 “이 일이 될까?” 반신반의하면서 친분 때문에 시작했다고 한다. 앞이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주변의 권유로 막상 일을 시작하고 보니 순천시가 에너지 전환도시 원년을 선포했다. 순천시 정책과 맞아 떨어지고 시민들이 참여하는 햇빛발전소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그는 순천에서 의미있는 일을 시작한 것 같아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 두서가 없었던 수많은 이야기는 때로는 산으로 가야할 지 바다로 가야할 지 길을 헷갈리게 하지만 알 수 없는 새로운 길을 내기도 한다.

에너지 자립률 0.3% 밖에 안 되는 순천에서 전남햇빛발전협동조합은 “순천만과 들판, 강으로 아름다운 순천의 환경을 헤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태양광 사업을 육성하는 것을 연구하고 있다” 환경과 어우러지는 태양광, 생태계와 잘 어우러지는 태양광을 설치하는 것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태양광 설치보다 교육이 우선!

소병태 이사장은 순천시에서 에너지 전환도시를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좋은 일이지만 교육이 우선 선행되어야 한다”고. 왜냐하면 “에너지 절약에 대한 교육이 선행되지 않고 태양광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만큼 더 많이 써버린다면 한나마나 한 일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햇빛발전협동조합을 하는 사람으로서 그의 염려는 태양광 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태양광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접근할까 걱정이라고 한다. 대안에너지를 만드는 것은 더 이상 핵발전소를 짓지 않고 에너지를 수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함이다. 태양광을 설치하고 더 많이 써버린다면 안하느니만 못한 일이 되고 만다. 그래서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에너지 절감을 위한 교육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4월 15일 창립총회를 열 때 소병태 이사장은 “태양광 사업을 하는 사람이 이사장이 되면 모양이 좋지 않다”며 고사했다. 이 분야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없고 아는 사람이 나서줘야 한다는 요청에 어쩔 수 없이 이사장을 맡게 되었다. 이사장을 맡은 후 그의 얼굴은 예전에 비해 훨씬 빛나 보였다. 돈을 벌기 위해 하는 일이 아니라 안전한 에너지 생산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