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와 소송에선 이겼지만 내상
30억 원 들인 문화원사 기능 상실


 
순천의 대표적 문화예술법인인 순천문화원의 현재 상태를 두고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직접적으로는 지난 2008년 순천문화원장 선거로 노골화 한 순천시와 순천문화원의 갈등이 해가 바뀌고, 순천시장이 바뀐 이후에도 변화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순천문화원은 순천시와 문화원사 소유권을 두고 소송을 벌여 이겼지만, 조직과 기능에는 깊은 내상을 입었다.

▲ 순천문화원사
순천문화원은 광복 후 미군정기 미국공보원 순천지원으로 문을 열었다. 이후 1955년 순천공보원으로 개편하였고, 1961년 순천문화원으로 개편하였다. 순천문화원은 초대 김성재 원장이 1961년에 부임해 1973년까지 역임했고, 제2대 황의빈 회장이 1973년부터 1990년까지, 그리고 제3대 변양일 원장이 1990년부터 2003년까지, 제4대 서거원 원장이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역임했다.

현 유길수 원장은 2008년 9월 23일 취임해 2012년 9월까지 임기를 마쳤고, 현재 제6대 원장으로 2016년 9월까지 임기로 활동하고 있다.

지방문화원은 2011년 지방문화원진흥법이 제정됨에 따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방문화원을 행․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역문화를 균형있게 발전시키려는 취지이다.

대부분의 지방문화원은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지역 향토사 연구와 문화예술행사 개최, 전통문화 교류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순천문화원도 과거에는 낙안읍성민속축제나 3․1 만세 재현행사, 순천의 향토사 연구 등의 업무를 담당해 왔다. 그런데 지방문화원은 회비를 납부하는 회원조직으로 운영되고, 시민과의 접촉이 많은 조직의 특성으로 정치권의 활용도가 높은 조직이기도 하다.

순천문화원 등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2006년 노관규 순천시장 취임 이후 갈등이 시작되었다. 당시 서거원 순천문화원장 재임 중 사무국장 교체를 시작으로 원장까지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서거원 원장이 임기를 마친 2008년 문화원장 선거를 두고 갈등이 표면화되었다. 선거 결과 현 유길수 원장이 당선되었는데, 이를 계기로 순천시와 순천문화원의 갈등이 표면화하였다.

순천시는 순천문화원에 대해 2006년 1억 1300만 원의 예산을 지원했으나 2007년 8700만 원으로 줄였고, 2008년에는 8100만 원, 2009년부터는 예산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그나마 2014년까지 예산은 편성했지만 올해는 예산 자체를 편성하지 않았다. 순천시는 “분권교부세 폐지로 2010년부터 지원항목이 없어졌고, 문화원 보조사업에 대한 정산검사 결과 허위 사업계획서 제출로 보조금을 반납 조치한 이후 지원을 중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순천시의 이 같은 대응에 순천문화원도 2007년 순천시에 기부체납 했던 문화원사(지하1층. 지상8층. 옛 시네마극장)의 소유권을 문화원으로 이전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당시 문화원은 10억 500만 원을 들여 건물을 매입한 뒤 순천시에 기부체납 했고, 순천시가 잔여 특별교부세 9억 9600만 원과 시비 9억 5100만 원을 합쳐 리모델링한 후 순천시청 별관으로 활용해 왔다. 하지만 소유권 이전 소송에서 패소한 순천시는 순천시청 별관으로 사용한 기간의 임차료 명목으로 3억 원의 배상금을 순천문화원에 추가 지급했다.

결론적으로 순천문화원에 세금 약 33억 원이 투입된 꼴이다. 그런데 순천천문화원은 순천시와의 갈등을 겪으면서 회원도 줄어들고, 이사회나 운영위원회, 사무국도 정상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순천문화원 이사를 지낸 한 관계자는 “순천시가 최초 문화원사를 순천시청 별관으로 활용하려고 했던 것이 갈등의 발단이었다”며 “이제라도 문화원이 시민을 위한 문화원,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원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순천문화원, 임대사업자로 전락?
순천문화원사, 활용방안 두고 논란

지역의 문화․예술공간, 향토사 연구 등에 활용되어야 할 순천문화원사가 입구부터 광고물로 어지럽다. 민간단체는 물론 사기업, 종교시설까지 입주해 있다.

자료에 따르면 순천문화원은 지하1층 지상 8층(연면적 4633㎡)규모인데, 1층은 전시실과 한 장애인단체가 입주해 있고, 2층은 문화원이 사무실과 동아리실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넓은 사무실에는 건물관리자 1명이 근무하고 있다.

 
3층에는 민간단체와 교회, 사기업 2곳이 입주했고, 4층과 5층은 대강당인데, 문화원에서 임대할 계획이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

6층과 7층은 법무부 산하 시설이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순천문화원은 한달 평균 730만 원의 임대료를 받고 있고, 추가로 임대가 가능한 면적도 579㎡나 된다고 한다.

현재의 순천문화원사는 2004년 서갑원 국회의원의 노력으로 20억 원의 특별교부세를 지원받으면서 조성이 시작되었다. 서갑원 국회의원은 “당시 조충훈 시장과 서거원 문화원장과 협의할 때 시민을 위한 문화예술공간이 부족한 상황을 감안하여, 문화원사에 공연과 전시시설을 함께 갖추면 좋겠다고 생각해 20억 원을 지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지역의 문화예술공간과 시민․사회단체를 위한 공동 회의장, 사무 공간 제공을 위해 예산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 문화원사는 애초의 계획과 달리 임대사업자로 전락한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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