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가격보다 비싼 원플러스원 상품도 있어

유통업체들이 경쟁하면서 상품가격을 낮춘다면 소비자로선 나쁠 게 없다. 하지만 ‘가격인하 전쟁’이라는 거창한 선전에 비해 소비자가 피부로 느끼는 혜택이 크지 않다면 얘기는 사뭇 달라진다.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할인점과 대형마트들은 수시로 가격을 재조정하면서 ‘전쟁’을 방불케 할 만큼 경쟁사를 자극하는 가격 비교를 통해 ‘상시 할인’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원플러스원 상품이나 덤 상품들이 정작 소비자들에게 가격정보를 왜곡·오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대형할인점을 자주 찾는 이순영(38세, 가명)씨는 할인매장을 찾을 때마다 전단 상품이나 리필제품을 많이 구입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우연히 리필제품이나 전단광고 상품이 기존의 가격보다 비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리필제품이 싸다는 믿음이 강했던 탓인지 이왕이면 리필제품을 많이 구입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얼마 전에 그 믿음이 한 번에 사라져버렸어요. 고추장이 필요해 500g 리필제품을 2500원이라는 가격을 보고 구입하기 위해 장바구니에 넣었는데, 옆에 진열된 같은 브랜드 제품 중 200g 용기 제품이 원플러스원 제품으로 1500원이더군요. 그러니까 400g이 1500원이라는 말입니다. 리필제품보다 용기 제품이 더 싸다는 결론이 나더군요.”

리필제품에 대한 실망감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이 씨는 전단광고 상품이 무조건 싸다는 믿음도 버리게 됐다.

“아이들 로션이 필요했는데 전단광고 상품 중에 원플러스원 행사로 판매하는 제품이 있어 구입했는데, 행사가 끝나고 한 개 단품가격을 보니 평소 가격이 원플러스원 행사로 판매하는 가격의 딱 절반이더라구요. 알고 보니 두 개를 묶음 판매하면서 원플러스원이라고 하더라구요.”

이 씨는 이런 경험을 통해 원플러스원이나 전단 상품이 무조건 싸다는 믿음을 버렸다.

워낙 상품이 많이 쌓여있고 유혹하는 문구들이 많아 소비자들은 그저 전단광고 상품이나 할인행사라는 유혹에 물건을 비교할 여유도 없이 물건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원플러스원 행사나 덤 행사의 경우 평소 가격보다 더 상승된 가격으로 하나 가격에 두 개를 구입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도록 소비자를 유혹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H할인점의 경우 경쟁업체의 가격차액을 보상하겠다는 커다란 문구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가격차액이라면 고작 몇십 원에서 몇백 원 차이인데 실제로 차액을 보상받으러 오는 소비자가 몇이나 될지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결국 이러한 상술은 소비자들의 눈을 어지럽히는 꼼수에 불과하다는 결론이다.

E할인점의 경우도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점장추천, MD추천, 초특가, 전단 상품 등등으로 가격표 옆에 표시된 제품들이 같은 제품군 중에 가장 저렴할 것이라는 소비자의 심리를 노려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할인점이나 대형마트에서 가격 때문에 과소비를 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또 원플러스원 상품이나 덤 상품들을 구입하고 돈을 번듯한 느낌에 잘 샀다고 스스로 위안을 했던 경험도 한번쯤은 있을 법하다. 하지만, 이렇게 싸게 팔면서도 대형할인점들이 어떻게 돈을 벌까 라는 의문을 가져본 소비자는 별로 없을 듯하다.

꼭 필요한 것만 사기 위한 쇼핑 목록을 작성하는 것이 첫 번째 중요하겠지만, 현명한 소비를 위해서는 전단 상품이나 행사 품목의 유혹에서 벗어나 여러 제품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지혜가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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