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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이 영원한 삶이다연향동파, 연향학파, 연향클럽이라 불리는 소모임
박경숙 기자  |  pks@agora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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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 승인 2013.07.04  15:4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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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순천지역 연향클럽이라 불리는 모임 구성원들이 연달아 책을 냈다. 지난 4월에는  ‘교육의 배신, 내몰리는 아이들’이라는 책이 출간되었고 최근  ‘다시, 학교를 디자인하다’라는 교육에세이가 나왔다. 아마 학교장의 교육현장 경험에 대한 기록으로서는 드문 일일 것이다. 또 다른 회원은 청소년들에게 통일의 의미와 가치를 환기시켜 주기 위해 정전 60주년을 맞이하여 ‘선생님, 통일이 뭐예요?’ 라는 제목의 책을 준비하고 있다.

   
▲ 꽃피는 섬진강변을 거닐며 소풍을 마치고.
이들은 스스로를 연향클럽이라고 부르지만 간혹 연향동에서 시작되었다 하여 연향동파라고 부르기도 하고 열띤 토론을 나눌 때는 연향학파라 부르기도 한다. 거칠고 험한 세상살이에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술잔을 나누고 담소하며, 기운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며 만난 작은 모임이지만 회칙이나 규정도 없이 15년이 유지되어왔고,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가장 가까이서 챙기고 북돋는 사이가 되었다. 나이도 다르고 성격도 달라 찌그락짜그락 할 때도 있지만 모두 격의 없이 말을 하며, 술도 각자 주량에 따라 마시며, 강권하지 않는다. 다만 열린 마음, 소박한 심정이 준비할 모든 것이다. 소박한 심정을 준비해서 나눈 이야기가 무엇이었을까? 특별히 화제를 제한하지는 않으나 대체로 세 가지가 자주 거론된다.

먼저, 개인적이 사생활이 중요한 대화의 소재 중 하나다. 각 개인의 생각, 느낌, 경험이 삶의 핵심이고 토대다. 각자 고유한 개성과 관점과 신념이 있는 소우주다.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지 않는 한, 우리는 그 사람을 이해하기 어렵다. 사람은 투시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는 한계가 있는 존재이므로, 각 개인이 스스로 내면의 세계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그를 이해하고 알 방법이 없다. 따라서 이 모임에서는 반드시 그동안 개인으로서 생각하고, 느끼고, 경험한 바를 터놓고 이야기하는 순서가 기본이다. 기쁘고 만족스럽고 좋은 일에 대해서는 함께 즐거워하고, 어떤 문제나 고민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위로하며 해결책을 함께 모색해보기도 한다. 동네 사랑방 분위기다.

다음으로 많이 거론되는 화제는 교육이다. 근무하는 학교, 가르치는 과목, 대하는 학생들은 다르지만, 모두 다 현장의 교사이며, 날마다 학생들 앞에서 가르치고 배우며 살고 있다. 대한민국 교육현장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으니 날마다 학생들을 만나고 부대끼며, 좀 더 올바른 교육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심정, 좀 더 좋은 교사가 되고 싶은 소망을 나눈다.

각자가 실천했던 교육활동, 학급운영이나, 교과지도 등에 대해 말하기도 하고, 학교행사에 대해, 각 학교의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적응하지 못하고 일탈행동을 보이는 학생들과의 갈등과 문제들도 거론되고, 학생인권과 체벌폐지 등이 화제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대화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얻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자극을 얻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자신의 교육 방법과 태도에 대해 숙고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시국에 관한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누군가 “오솔길 돌멩이 하나, 풀 한포기도 정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고 했다. 사실이 그렇다. 4개강 사업, 온갖 도로확장과 토목공사는 무수한 바위와 나무를 제 있는 곳에서 멀리 떠나보내지 않았던가? 이 세상을 살면서 시국과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것은 대낮에 눈 가리고 복잡한 대로를 걷는 것이요, 삶의 현실을 외면하고 우물 안의 개구리를 자처하겠다는 뜻일 것이다.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정책과 결정이 바로 나와 내 가정의 밥상의 식단을 규정하고, 내 안방의 온도를 결정하며, 내가 타고 다니는 차의 기름 값을 규정하는 현실인데, 이를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국과 정치에 대한 이야기는 사회와 삶에 대한 관심의 일단을 의미한다. 사람은 독립적인 개체이지만, 정치 사회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도 없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지난 5년 MB정권 시절에는 분노와 탄식이 이어졌던 것은 어쩔 수 없었다.

4대강 사업, 천안함사건, 언론탄압, 민간인사찰, 원전증설, 썩은 검찰의 행패 등에는 탄식했고, 박원순 서울시장당선, 안철수 현상에는 뜨겁게 환호했다. 그리고 지난 4·11 총선에는 통탄했고, 12·19 대선에는 “경기의 심판인 국민이 미쳤다. 오, 하늘이여 땅이여! ” 하면서 오열했고 멘붕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연향클럽 회원의 의식과 자세가 이러하다 보니 술 마시며 이야기만 할 수는 없었다.

당연히 현실적인 참여와 활동이 이어진다. 지금과는 다른 대안사회를 꿈꾸는 토론회를 열었다.

한진중공업사태로 김진숙이 높은 크레인 위에서 300일을 넘기자, 전국에서 몰려갔던 희망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갔다. 일본 후쿠시마 사태이후 순천에서 탈핵을 위한 시민단체가 결성되고 강연회가 개최되자, 함께 참여했고,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협동조합이 떠오르자 협동조합 강연회도 참여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묘비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세상에 있는 무수한 모임들이 모두 어떤 정치적인 이념이나 방향성을 띄고 있을 수는 없지만 취미활동을 넘어서 2%만 이라도 사회적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행동한다면, 우리사회는 어떻게 변할까? 연향학파, 순천 역사에 남을만한 패거리가 아닌가.

인터넷 다음 카페 ‘남도의 연꽃향기’를 치면 이들의 향기를 살짝 맡을 수 있다. 한두  해가 아니라 15년 동안의 만남이 담겨있는 자료다. 카페 대문에 “지금 이 순간이 영원한 삶이다”는 글이 선명하게 쓰여 있다.  
 
[조합원 탐방]-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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