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자연생태공원을 이름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순천시가 최근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이 순천만정원(옛 정원박람회장)과 이름이 비슷해 관광객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어, 순천만 습지 보전의 의미를 담아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의 새로운 이름을 짓겠다는 것이다.

순천시는 공무원과 시민, 관광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뒤 새로운 이름을 결정하고, 5월 중에 관련 조례 개정을 통해 이름을 확정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면서 새로운 이름으로‘순천만습지’와‘순천만자연습지’,그리고‘순천만’등 세 개를 예시했다.

순천시의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시민의 의견이 엇갈린다. 순천만의 특징을 잘 나타낼 수 있는 이름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이제 익숙해지니 바꾸려 한다는 의견, 그리고 순천만의 이름보다 순천만정원의 이름을 먼저 바꿔야 한다는 의견까지 분분하다.

지난 2004년 남해안관광벨트사업의 일환으로 순천만의 갈대밭 입구에 순천만자연생태관을 건립하면서 순천만 일원을 순천만자연생태공원으로 이름 지었다. 이름을 지은 지 10년이 넘었지만 순천 사람들이 순천만 일원을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이라고 부르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의 시민은 그냥 ‘순천만’이라고 부른다.

순천시는 2013년 정원박람회가 끝난 이후 순천만과 옛 정원박람회장을 합쳐‘순천만정원’으로 이름 짓겠다고 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자연생태습지인 순천만과 인공으로 조성한 정원을 어떻게 합쳐 부를 수 있느냐는 의회와 시민단체의 반발을 불러왔던 것이다.

결국 순천시는 옛 정원박람회장만 ‘순천만정원’으로 이름 짓고, 순천만 일원은 예전 이름을 계속 사용했다. 하지만 지금도 옛 정원박람회장에 ‘순천만’을 갖다 붙인 것에 대해서는 쉽게 동의하지 못하고 있다.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때도 이름 때문에 외지 관광객들은 대부분 순천만에서 정원박람회가 열린 줄 알고 왔다고 한다. 나쁘게 말하면 사기가 아닌가?

순천시는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의 이름을 바꾸려는 이유로 순천만정원과 이름이 비슷해 관광객들이 혼란스러워 한다는 데, 정작 이름으로 혼란을 부채질한 것은 옛 정원박람회장을 순천만정원으로 이름 지었기 때문이다.

사람이나 사물, 그리고 특정한 공간에 대한 이름을 지을 때는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먼저 부르기 쉬워야 하고, 그 다음엔 이름에 그 특성이나 의미가 잘 반영된 이름이면 더 좋겠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순천만자연생태공원과 순천만정원은 부르기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고유의 특성도 잘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은 순천만(Suncheonbay)으로, 순천만정원의 이름은 순천정원으로 이름 짓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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