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창진
똑소리닷컴 운영자
광양과 여수를 잇는 이순신대교가 개통한지 2년이 넘도록 시내버스가 운행되지 않고 있다. 광양과 여수를 코앞에 두고도 건너 갈 수가 없어 순천까지 돌아서 가야 한다. 택시를 타려고 해도 거리에 상관없이 시외구간 적용으로 요금 부담이 크다.

이순신대교가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여수와 광양 사람들은 순천을 거쳐 외지로 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광양만을 중심으로 여수와 순천, 광양 세 도시를 이순신대교가 원형으로 이어 연담도시를 만들면서 이제는 순천을 거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하지만  시내버스가 운행되지 않으면 반쪽 연담도시에 그칠 수밖에 없다. 자가용이 없는 시민들, 특히 학생과 젊은이들에게 이순신대교는 그림에 떡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시내버스가 운행을 하면 이순신대교 개통 이후 여수지역의 불만이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여수산단 입주기업 직원들이 광양에 가서 음식을 먹고 어울리고, 광양의 아파트를 구입해서 이사를 가는 것, 여수산단 공장 대 보수 기간에 찾아오는 기술자들이 광양에 거주하면서 여수산단으로 출퇴근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히 여천 쪽 자영업의 타격이 크다는 주장이다.

이순신대교 개통으로 인한 최대 효과는 기업체 물류비용 절감이지만, 광양만권 시민의 활발한 교류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8일 광양에서는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개막 경기로 홈팀인 전남드래곤즈와 제주 UTD 경기가 열렸다. 또, 전국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여수 밤바다를 찾아오고 있다. 그런데도 정작 여수와 광양에 사는 젊은이들은 가까이에 두고도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논의가 중단된 이순신대교의 시내버스 운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보인다. 2014년 12월 광양만권 3개 시 행정협의회가 7년 만에 다시 광양에서 열렸다. 1986년에 구성하여 2007년 11월까지 19차 회의를 열었으나, 순천대 광양캠퍼스 이전과 상공회의소 분리 등 지역 간 갈등으로 중단되었던 것이다. 회의에서는 광역교통망 시스템 구축 등 8개 현안사업 추진에 합의하였다. 그 중에서도 광역시내버스 운행과 시내버스 무료 환승제 도입, 택시 광역미터제 도입 등 3개 사업 중 우선 가능한 사업 하나를 선정해 금년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가기로 했다.

지난 1월 29일에는 여수에서 실무협의회가 열렸다. 무엇인가 눈에 보이는 성과가 펼쳐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늦었지만 2011년 ‘전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광양만권 상생 협력에 대한 제안을 한 이후 진행되고 있는 일이어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합의한 사업 대부분이 당시 시민단체가 제안한 내용이 많이 포함되었다. 제안서에는 ‘행정협의회’ 정기회의 시기와 순서 명문화, 세부적인 목적과 사업 구체화, 자치단체별 광역행정 업무 담당자 회장 자치단체에서 공동 근무, 협의회 구성에 의회와 민간, 학계까지 참여 확대, 공무원 교류와 교환 근무제 실시, 시내버스 노선 확장과 도시 간 무료 환승제 적용, 광역 광양만권 미래 전략 수립을 위한 공동 용역 추진, 광양만권 관광 사업 공동 추진체 설립, 3개 도시 공동 주최 시민 축제와 행사 개최 등이 들어있었다.

논의가 진행 중인 3개시 시내버스 노선 신설과 무료 환승제 적용 등이 시급하게 이뤄졌으면 좋겠다. 3개 시 상생협력의 상징 사업인 ‘광양만 시내버스’ 운행으로 시민들이 집 앞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이순신대교를 건너 광양 축구경기장과 여수 오동도 동백꽃을 보러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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