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광장신문의 정치인터뷰팀이 이번에는 순천시 행·의정모니터 연대 운영위원과 순천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옥서(사진) 씨를 만났다. 그는 순천교육공동체시민회의에서 10년 이상 교복 공동구매 지원활동을 하는 등 순천의 여러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며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 시민운동을 꾸준히 해 오다가 정치에 뜻을 두고, 한 번 시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과정을 겪으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시민운동의 70%~80%는 정치행위를 동반한다. 화상경마장 반대운동, 교복 공동구매, 고교평준화 등의 활동은 행정행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정치행위이다. 행·의정 모니터 활동을 하면서 의회에 직접 가서 일을 하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시나 도에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나 같은 사람이 정치하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지인들의 조언도 있었다. 그런데 가족이 반대했다. 기꺼이 포기하고 접었는데,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때 민주당 전남도당 측 관계자가 전라남도 도의원 비례대표를 해보라는 권유를 해왔고, 선출직이 아니니 가족들도 이해를 해주어 서류를 제출했지만 떨어졌다.
 

▶ 시민운동을 꾸준하게 해 왔고, 매년 시민단체에 회비를  납부하는 등 활동해 왔는데, 그럼에도 공천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전략공천지역이었기 때문에 서류심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와 별개로 민의가 왜곡되는 공천제도에 대해서는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선이라는 과정이 있기는 하지만 후보가 얼마나 많은 지지당원을 확보하고 있느냐에 따라 당선자가 결정되는 시스템이다. 순천은 특히 민주당이 여당과 같은 지위에 있기 때문에 폐해가 크다. 배심원제를 도입해서 지역위원장을 뽑으면 중앙당 인맥에 의해서 낙점되고, 민의가 외면되는 현재의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되리라고 본다. 일부에서는 민주당 개혁이 어려우니 지역당을 만들어서 훌륭한 후보를 시민후보로 만들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 이력을 살펴보니 시민사회 운동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계기가 있다면?

대학 다닐 때 공학도로는 드물게 ‘루사’라는 이념 써클에 가입했다. 독서토론을 통해 사회과학 공부를 하는 써클이었다. 5·18 이전에 군 입대를 해서 당시 상황에 비켜서 있었지만 같이 활동했던 많은 친구들이 죽거나 구속되어서 부채의식이 있었다. 아들이 연향중학교에 다닐 때 학부모로 학교 운영위원이 되었다. 당시는 운영위원을 서로 하려는 분위기였다. 학교 운영위원에게 교육감 투표권이 주어지니 경쟁이 치열해 경선을 했다. 학교 운영위원 선출을 위한 후보 정견 발표 때 교복 공동구매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당선이 되었다. 학교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교복 공동구매를 위한 소위원회를 구성했고, 당시 함께 교복공동구매를 추진했던 이수중과 함께 교복공동구매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때 인연을 맺은 순천대 정영철 교수의 소개로 순천교육공동체시민회의라는 시민단체를 알게 되었다. 그분의 제안으로 2001년부터 활동을 하게 됐다. 그 후부터 순천YMCA 재정이사, 여순사건 관련 단체 활동, 행·의정 모니터연대, 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 등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 모든 활동이 나름의 가치와 의미가 있겠지만 중요도에서 우선순위를 둔다면?

행·의정 모니터활동 관련 교육을 받으면서 모니터링만 잘해도 시민단체의 노고를 상당히 덜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정책이 입안되기 전에 시민단체가 알아야 한다. 이미 집행해서 예산이 투입되고 나면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을 방법이 없다. 대다수 시민운동 관계자들이 인문계열 출신들이 많은데 나는 토목, 건설관련 일을 하고 있고, 환경 관련 자격증도 갖추고 있어서 나름 건설이나 개발 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런 이력이 행·의정 모니터 활동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어 보람을 가지고 활동한다.
 

▶ 말씀을 듣다보니 현직에서 은퇴한 사람들이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시민운동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 다닐 때 ‘지식인의 사명’, ‘전환시대의 논리’, ‘역사란 무엇인가’ 같은 책을 보면서 먼저 알고, 가진 자로서 비판을 하지 않으면 죄를 짓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 사회의 중산층 이상이라면 자신이 가진 재능과 능력을 어떤 식으로든 사회에 환원해야 하는데, 오히려 변절해서 악을 하는 것 보면 안타깝다. 경제적인 이해관계 없이 젊어서 꿈꾼 지식인의 사명을 위한 역할을 하면서 우리 아들, 손자들에게 떳떳하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순천에서의 삶을 잘 마무리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다. 이것이 결국은 나의 행복이고 만족이라고 생각한다.

▶ 그런 만족, 행복을 느꼈던 활동 사례가 무엇인가?

화상경마장 입점 반대 활동을 했고, 입점을 저지했다. 또 교복 공동구매를 하면서 도산 위기에 있었던 지역의 4개 영세 교복업체가 자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교복공동구매사업은 15년 동안 2만 5000여 명의 학생이 참여해서 45억 원 정도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 최근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시민운동 분야는 무엇인가?

교육비 절감이 박근혜 정부의 공약 사항이라 교복 공동구매를 각 학교에서 학교장 책임 하에 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우리는 적정가로 입찰을 했는데, 학교는 최저가 입찰이라 업체도 어려워지고, 교복의 질도 떨어질까 염려가 된다. 아무튼 교복공동구매 활동은 현실 여건상 잠시 멈추었고, 대학에서 환경공학을 공부했고 예전 직장에서 환경영향평가 일을 했기 때문에 기여 할 수 있을 것 같아 환경운동연합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환경문제는 우리 모두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천 수질검사를 해보면 놀랍게도 생활폐수가 95%, 공단폐수는 5%에 불과하다. 하천오염의 주원인이 세탁세제, 주방세제, 샴푸, 목욕제 같은 생활용품의 과잉사용인 것이다.
 

▶ 올해 환경운동연합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무엇인가?

순천만의 생태를 보전하고 복원하는 것이다. 칠게, 짱뚱어, 뱀장어 등의 수확량이 급감했다. 순천만에 관광객 유치를 위한 개발만 할 것이 아니라 생태계 보전활동에 주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환경 친화적인 배수로 공사나 정화활동, 모니터링 활동을 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집 짓다 내버린 돌, 모퉁이에 머릿돌이 되었네’ 라는 말을 카톡의 표시글로 사용하고 있다. 나의 생활신조가 ‘수신제가 후 치국평천하’이다. 내가 수신제가 하지 않고 다른 것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아이들도 잘 커주었고, 아내도 아팠다가 나았다. 이제는 내가 가진 경험을 바탕으로 행복한 도시, 행복한 사회가 되는데 기여하면서 살고 싶다. 친구들이 골프하자고 하는데 그 돈을 시민운동에 쓰면 누군가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찰스 몽고메리가 쓴 ‘우리도 도시에서 행복할 수 있을까?’ 라는 책을 읽고 순천이 행복한 도시, 생태적으로 좋은 도시가 되면 좋겠다는 꿈을 꾸었다. 모두가 협력해서 아름다운 도시, 건강한 도시를 만들어 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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