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처, 공사업체 입장 차에 분쟁 장기화 조짐 / 공사업체 비롯 자재 납품업체 등 줄줄이 고통

정원박람회가 개장한 지 넉 달째를 맞고 있지만 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와 공사업체가 아직까지 정원박람회장 조성 공사비 분쟁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서 하도급업체와 장비, 자재 납품업체들이 고통이 장기화하고 있다.

1064억원이 투입된 정원박람회장 조성사업. 당초 설계공모를 통해 설계를 시작한 이 곳은 공사과정에 계속된 설계변경과 촉박한 공사 일정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갖은 어려움 속에 4월 9일 공사는 모두 마무리되었고, 정원박람회가 개장한 지 70일을 넘겼지만 공사비 지급을 둘러싼 조직위원회와 공사업체 간의 갈등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급기야는 지난 6월 22일 잔디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농민들이 정원박람회장 앞에까지 와서 시위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조직위원회와 공사업체의 공사비 지급을 둘러싼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데도, 순천시는 공사비는 모두 지급되었고 미지급 공사비는 없다는 원칙적 입장만 보이고 있다. 잔디납품 농민들의 시위가 있기 하루 전인 6월 21일 조충훈 순천시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공사비 미지급 금액은 없다. 원청과는 설계변경 과정에 공사비에 대한 입장 차이가 있는데, 분쟁조정위로 가자고 합의했다”고 말했다. 조 시장은 이어 “하청은 몇군데 제외하고 대부분 해결했는데, 하청업체는 우리에게 법적 책임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원도급사인 남흥건설(현 라인건설)과 계약했기 때문에 하도급업체와 장비, 자재 납품업체는 원도급사와 해결하라는 원칙적인 입장만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공사업체들에 따르면 남흥건설이 공사비를 추가로 받아야한다고 판단하는 금액은 27억원에 달한다. 이 중 17억원은 중재조정을 요구하고, 약 10억원은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가 절대공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설계 변경도 하지 않고 공사를 할 것을 요구해놓고, 이제는 공사비를 지급할 근거가 없다며 공사비 지급을 미루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도 “중재조정을 받아봐야 하기 때문에 조직위원회가 지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금액은 밝히기 곤란하다”며 “소송은 아직까지 제기되지 않아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이처럼 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와 원도급회사의 공사비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원도급회사인 남흥건설 측이 실제 공사를 담당한 하도급업체에 대금결재를 미루면서 장비․자재 납품업체까지 줄줄이 고통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순천시는 하도급업체의 대금결재는 시와 무관하다는 입장이어서 계약자 을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한편 순천시의회에서는 지난 6월 3일 관급공사의 불법하도급과 임금체불을 없애기 위해 ‘순천시 관급공사의 지역건설근로자 체불임금 방지 및 고용안정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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