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택희
전라남도의원
3월이면 각 학교별로 입학식이 시작된다. 입학은 새로운 학교와 친구, 선생님을 만난다는 설렘으로 학생은 물론 가족들도 들뜨게 만든다.

입학 시즌이 되면 교육청이나 학교에서는 교과교육을 살피는 것에 더해 학생지도에도 많은 신경을 쓰게 된다.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된 집단 따돌림 등 학교폭력에 대한 사전예방책을 마련하는 데 부심하고 있다.
실제 주변에서도 자녀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정신적, 육체적인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알면서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가슴앓이를 하는 학부모를 볼 수 있다.

지금 교육계는 물론이고 우리 사회에서는 고착화 되어 가고 있는 학교폭력 문제를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인가에 대한 논란이 활발하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대응책이나 해결책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학교폭력의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의 환경, 성격, 부모의 교육관, 철학, 현재 처해 있는 상황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를 외면할 수 없는 이유는 행복한 학교가 행복한 학생을 만들고 학생이 행복하지 않으면 교육적 성과 또한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학교는 모든 학생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학업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은 물론 교직원, 학부모 모두가 그 책임을 나누어 가져야 한다.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하여 학교는 학생과 교직원 대상 폭력 예방교육과 피해학생 대처 매뉴얼 개발 및 교육, 피해사례에 대한 일관성 있고 공정한 조사와 엄격한 처벌,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에 대한 치유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 ​또 이런 노력을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또한 세세한 부분까지 체계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학부모는 자녀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문제 해결을 위한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그리고 학교의 예방책이나 대처가 보다 큰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옳고 그른 것을 가정에서부터 확실하게 가르치는 인성교육이 먼저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학교폭력의 발생 근원을 따져보면 학생들의 문제만이라고 할 수 없다.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폭력과 부정부패, 부조리한 의식구조 등을 보고 자란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되었고, 그것을 나름의 방법으로 표출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학교폭력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것은 어른들의 자업자득이라는 말이 된다.

최근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소위 ‘갑질 논란’ 역시 사람을 평가함에 있어 경제력, 직업, 학력, 인맥, 외모 등의 배경을 먼저 보는 사회현상이 만들어 낸 지극히 비이성적인 행태이다. 얼마 전 모 케이블 TV에서 인기를 모았던 ‘미생’이라는 드라마 속에서도 배경과 출신을 우선시하는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을 적나라하게 연출하여 시청자로부터 많은 공감을 얻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우리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저급한 사회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학교라는 조직 속에서 비뚤어진 판단으로 만들어낸 폭력적 사고(思考)는 어찌 보면 필연적 결과인지도 모른다.

학교폭력을 근절시키는 데 왕도는 없다. 하지만 책임과 사명감을 가지고 깊이 고민해야 할 곳이 있다. 바로 가정과 학교, 사회이다. 그 출발점은 밥상머리교육으로 대변되는 가정교육이고, 법과 제도 및 정책수단을 마련하는 것은 국가의 몫이다.
결국은 어른들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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