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계수 발행인
우리 지역에서도 지난해부터 로컬푸드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시민단체와 친환경농가가 힘을 모아 작년 6월부터 매주 토요일에 금당의 버드내공원에서 친환경농산물 직거래장터를 열고 있다. 장터 운영위원회의 지난해 활동 보고에 따르면 단체와 개인을 포함해서 참여한 생산자가 21곳, 등록된 소비자는 1,050명, 품목은 최대 70종에 98건이 선을 보였으며 장터 전체의 1회 평균 매출액은 242만원으로 되어 있다. 시장에 참여한 소비자들은 상품의 신선도와 식품안전성, 가격 등에 대해 대체로 만족스러운 평가를 하고 있고, 생산자 또한 만족도가 높아 겨울에도 쉬지 않고 장을 열고 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1월에는 순천로컬푸드협동조합을 결성하기도 했다. 또한 시에서는 올해 하반기에 원도심 쪽에 50평 규모의 직매장을 개설하고, 내년에는 가공 센터와 인증 센터를 완공하면서 정원박람회장 동문 주차장 부지에 200평 규모의 로컬푸드 전용 직매장을 개설하려는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로컬푸드 운동은 지역의 생태계를 보전하고, 도시 소비자와 농촌의 생산자 간 직거래를 통해 지역 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시민이자 농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를 적극 환영하며, 이와 관련된 그간의 논의와 진행상황에 대해 몇 가지 의견을 말하고자 한다.

우선 로컬푸드 문제에 관한 시의 동향은 전북 완주의 사례를 완성된 상태로 상정하고 이를 답습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대도시 전주를 소비시장으로 하는 완주와 순천은 조건이 많이 다르다. 우리 지역은 전형적인 도농복합도시이고 인구 규모도 작다. 게다가 대형 쇼핑몰이 많고 생협 활동이 활발해서 이러한 조건에 맞는 나름의 직거래 방식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

우리시에서는 로컬푸드에 관해 농촌지원과와 시민소통과에서 별도의 계획을 갖고 일을 추진하고 있는데 두 부서 사이에 유기적인 협조나 의견 조율이 원만히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 시에서는 관련 부서를 일원화하거나 협조 체계를 잘 갖춰 일관된 계획 아래서 일을 진행해야 혼선을 막고 재원이나 행정 역량의 낭비를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대형 매장이 포화 상태인 지역 특성상 로컬푸드 매장은 상품의 신선도와 식품안전성, 다양성 등에서 다른 매장에 비해 분명한 차별화가 이루어져야 소비자의 관심을 붙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친환경농산물의 생산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가 될 것이다. 그리고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일은 국가 인증제도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국가인증 제도가 요구하는 조건은 갈수록 까다로워져서 로컬푸드 운동의 초점이 되는 소농과 고령농이 그 조건대로 농사를 짓기가 쉽지 않다. 다행히 시에서는 인증센터를 운영하겠다고 하니 출하되는 농산물을 불시에 무작위로 수거해 유해성분을 조사하고 위반한 농가에 제재를 가하는 방식, 또는 별량 현영수씨의 주장대로 토양을 검사해서 생태적으로 전년보다 더 건전해졌으면 시가 자체적으로 인증하는 방식으로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보다 실질적인 방안이 아닐까 한다.

요컨대 로컬푸드 운동은 생산자의 소득을 보장하고 소비자는 안전한 농산물을 값싸고 편리하게 구입한다는 경제적인 것만이 아니라 도농이 상생하는 공동체를 지향하면서 지역의 생태계를 보전한다는 취지 또한 중요하다. 로컬푸드 운동에 관련된 생산자, 소비자, 정책당국 모두 이 사실을 망각하지 않고 함께 지혜를 모아 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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