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아프다. 못 참을 정도로 심하게 아픈 것은 아니지만, 덜컥 겁이 난다. 다른 곳도 아니고 머리가 아프다니. 뼈가 부러졌거나 걷지 못해도 이렇게 겁이 나진 않았다. 어디에 부딪히지도 않았고 맞지도 않았는데 머리가 아프면 겁이 난다. 감기가 들었거나 잘못 먹어 체하기라도 했으면 별로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도 있다. 그런데 아무 이유 없이 머리가 아프면 겁부터 난다.

▲ 사진출처: https://lifewithoutfibro.files.wordpress.com

머리는 우리 몸에서 가장 단단한 뼈로 둘러싸여 있다. 그만큼 중요한 뇌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머리가 아프다는 것은 뇌에 문제가 있을 수 있어서 우리는 쉽게 두려움을 느낀다. 그런데 문제는 머리가 아파도 원인을 쉽게 알아낼 수 없다는 것이다. CT, MRI 등으로 검사해도 별반 속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뜻밖에 참 많다. 신체검사나 검사실 검사에서는 진단에 필요한 단서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만성 두통의 원인을 밝히는 데 사용하는 진단방법 중 현재까지는 ‘주의 깊은 병력조사’가 가장 중요하고 정확하다. 즉, 의사와 환자 사이의 질문과 대답을 통하여 원인을 찾는 것이 최고다. 재차 강조하지만, 만성 두통의 진단에는 최신식이라거나 최첨단이라는 큼지막한 기계가 아니라 믿음직한 의사와의 충분한 상담이 무엇보다 필수적이다.

오래된 두통이 아니라 새롭게 발생한 두통은 잘 관찰하여야 한다. 뇌졸중, 암, 급성 녹내장, 거대세포 동맥염 등이 원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병들은 시력이 상실되거나 경련이 일어나고 반듯하게 서 있지 못하며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등의 증상과 함께 두통이 있는 경우이다. 그런 증상이 없이 열이 나면서 머리가 아픈 경우는 감기나 비염, 축농증, 수막염 등이 대부분이다. 새롭게 발생한 두통이 아니라면 겁내지 말고 느긋하게 대응해도 된다.

만성 두통은 대개 열이 많은 사람이거나 체액이 맑지 못한 사람에게 많다. 이런 사람들은 편두통, 군발 두
▲ 이정우
민들레하나한의원
원장
통, 긴장형 두통에 잘 걸린다. 심장 박동처럼 욱신거리거나 머리 주위를 띠처럼 조이면서 압박하는 통증이 있거나 전기 오듯 찌르는 양상이 많다. 또 머리 한쪽만 아프기도 하고 눈 주위나 이마, 관자놀이 부위나 정수리나 뒷목이 아프기도 한다.

만성 두통에는 녹두나 결명자로 베개를 만들어 베고 자면 좋다. 또 흰 국화나 박하, 녹차, 칡으로 차를 끓여 마셔도 효과가 좋다. 아픈 부위를 손가락 끝으로 툭툭 쳐주면 의외로 효과적인 때가 많다. 태양혈이라는 혈자리는 눈꼬리 위쪽의 푹 들어간 자리로 천천히 자주 눌러주면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뒷머리 아래부터 어깨까지 자주 눌러주고 팔굽혀 펴기를 하면 재발 방지에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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