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용창
오늘은 청소년님들께 외로움에 대해서 말씀을 좀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자기 고민을 쓰고 나누는 인터넷 카페를 가끔 보는데, 많은 분들이 외롭다는 고민을 많이 적어 놓습니다. 외로움은 청소년 여러분들만이 아닌 21세기 대한민국 사회의 모든 사람들이 겪는 고통일 것 같습니다.

중고생들은 학업 경쟁한다고, 대학생들은 취업 경쟁한다고, 어른들은 회사 안에서 경쟁한다고 서로 마음을 터놓지 못하고 외롭습니다. 나이 드신 분들은 가족들의 돌봄을 못 받아서 또 외롭습니다. 그러니, 이 외로움이라는 고통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비폭력대화에서는 우리의 욕구를 잘 알고 이를 충족시킬 방법을 찾자고 제안하는데, 외로움이라는 것도 이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70억 인류가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욕구 중에는 “상호 의존의 욕구”라는 것이 있는데, 간단히 말하면 다른 사람과 친하게 지내고 싶고, 서로 협력해서 놀고 일하고 싶고, 서로 사랑하고 싶은 욕구입니다. 이런 상호 의존의 욕구가 잘 충족되지 않을 때 외로움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저는 외로움이라는 것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시대적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시대마다 그 사회가 안고 있는 걱정 거리가 좀 달라집니다.

근대 이전 생산성이 낮았을 때, 사회는 사람들이 굶어죽는 걸 걱정했을 것입니다. 혹은 외적이 쳐들어오는 것이 큰 걱정 거리일 수도 있고요. 지금은 어떤가요? 지금 한국 사회는 적어도 굶어죽는 걸 걱정하지는 않는 대신, 과도한 경쟁 때문에 사람들이 친구가 없어서 외로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각자가 느끼는 외로움이 자기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적 과제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고, 그로부터 해결방안을 찾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 우리 외로움을 어떻게 극복할까요? 아니, 상호존중의 욕구, 서로 친하게 지내고, 서로 의지하고 돕고 싶은 욕구를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잘 충족시킬 수 있을까요?

저는 우리 모두가 조금씩 자기만의 실천, 행동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외롭다고, 자기가 뭔가 잘못한 게 아닐까 생각하며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고민을 주변 사람들과 공유하십시요. 여러분이 외롭다라고 누군가에게 말하는 그 순간, 그 말을 들은 그 사람과 여러분의 외로움이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상대방-그것이 친구들이건, 부모님이건, 혹은 저처럼 제3의 인물이건-은 “나만 외로워하는 게 아니구나”라고 느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외로운 사람들과 함께 놀 거리를 만들어 보십시요. 어른들은 요즘 협동조합을 많이 만들고 있는데요, 외로움 사람들끼리 모여 놀면서 일도 하는 것입니다. 시대적 과제에 부응하는 아주 좋은 실천들이지요.

저는 어떻게 하고 있냐고요? 저는 유치원 다니는 제 딸내미의 부모들을 꼬셔서 같이 놀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말이면 밥도 같이 해먹고 같이 바닷가에 놀러도 다닙니다. 또한 통영 사람들 몇 분과 함께 도덕경 읽는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서로 경쟁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저의 삶에 큰 활력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모임들을 만들기까지 시간과 노력이 좀 필요했지만, 만들고 나니 참 좋습니다. 여러분의 욕구가 무엇이든, 그 욕구를 충족시킬 자원은 이 세상에 충분히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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