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우
민들레하나한의원
원장
내리누르는 어깨와 일하다 뜬금없이 느끼는 위팔 통증으로 야식집 여사장이 찾아왔다. 반백의 나이에 자그마한 체구지만 일을 겁내지 않고 부지런히 살아왔다. 저녁부터 새벽 6시까지 주문받은 음식을 만들고 어떨 때는 배달까지 했다. 예전엔 야식을 즐기는 사람이 그리 많은 줄 몰랐다. 야식을 받아들이는 몸도 병이 들지만, 야식을 만드는 사람도 골병이 든다.

야식이란 몇 시 이후의 음식 섭취일까? 해가 지고 어스름한 저녁이 지난 시간을 밤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해가 지는 시간이 매일 다르듯 계절에 따라 밤의 시작 시각은 달라진다. 하지만 대략 9시를 넘으면 밤이라 할 수 있다. 밤은 만물이 활동을 멈추고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다.

▲ 사진출처: http://cltampa.com

사람의 몸도 밤에는 쉬어야 한다. 느긋하게 여유를 즐길 때 일하라고 하면 짜증이 나듯 위장이나 창자도 쉴 때 쉬지 못하고 일을 하면 탈이 난다. 우리가 자는 동안 몸에는 많은 치유작용이 일어난다. 공부한 내용은 잠자는 동안 뇌 속에 정리되어 저장된다. 성장호르몬도 밤 11시부터 1시 사이에 집중적으로 분비된다. 밤은 뼈와 근육도 풀어지고 정렬되는 시간이다. 오장육부 또한 흐트러지고 어긋난 균형 상태를 회복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자연스러운 삶을 살아내는 것은 쉼없는 결단과 지속적 용기가 필요하다. 현생인류 탄생이래 밤에는 쉬고 낮에 일하도록 적응한 시간이 50만 년이다. 그런 몸을 100년 만에 바꾸어 밤에도 일하도록 하였다. 비유하면 2살 아이에게 야식 만들어 배달하라는 상황이다. 전혀 자연스럽지 않을뿐더러 악랄하기까지 한 현대인의 생활이다.

야근을 하면 암 발생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덴마크 암연구소의 연구에 의하면 여성은 유방암이 50%나 증가한다. 독일의 슈피겔지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의 평균 수명은 78세에 달하지만 교대 근무자의 평균 수명은 65세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미국 허친슨 암연구소는 멜라토닌 분비의 감소로 여성에게는 유방암, 남성에게는 전립선암의 발생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발표했다.

애석하지만, 밤에 쉬지 못하고 일을 해야 한다면 부족한 기운을 보충해 주어야 한다. 특히 콩팥의 기운을 보충해 주어야 한다. 동의보감에 있는 체조법을 소개한다. 반듯하게 허리를 펴고 어깨를 내리고 앉아서 천천히 양손을 머리 위로 쭉 올린다. 천천히 내리면서 귀를 지나 양쪽 옆구리를 거쳐 아래로 끌어내린다. 그리고 가슴에 두 손을 대었다가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내듯 옆으로 천천히 끝까지 활짝 편다. 여유롭게 3~5회 정도를 반복한다. 그 후 곧게 서서 허리와 콩팥, 방광에 있는 나쁜 기운과 뭉쳐 막힌 것을 풀어내듯 앞뒤 좌우로 열 번 정도씩 점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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