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병섭 순천공고 역사교사
2008년을 지나오면서 TV방송이 1980년대 6월 항쟁 이전 시대로 되돌아가버린 것 같다. 국민의 시각으로 정치권력뿐 아니라 종교권력 등 힘있는 집단을 비판 견제하던 시사 프로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명박 정부 때 강단 있는 기자들은 물먹고 다른 부서로 밀려나거나, 아예 쫓겨났다. 이번 새 정부에선 조금 바뀌려니 했지만 여전하다. KBS에서는 시청자비평 프로그램에서 자사의 국정원 관련 보도를 비판한 것을 자기들 물먹인 것으로 생각했는지 두 책임자를 보직 해임해버렸다. EBS에서는 이명박 정부 때 지식채널에서 광우병 문제를 다뤘다고 하여 다른 부서로 물먹여 밀어냈던 김진혁 피디가 친일파 다큐 프로그램을 만들려다가 더 크게 물먹고 쫓겨나다시피 그만 두었다. 이래저래 국민들을 전라도 표준말로 ‘물 미게불면’ 옴짝달싹 못할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요즘에는 날까지 더워서 물을 더 마시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우리 몸의 70%를 차지하는 물이기에 갈증이라는 신호를 받으면 바로바로 채워주는 게 맞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자신은 없지만, 물은 화를 달래주는 구실도 한다. 분통 터지는 일이 생길 때 술이나 음료수보다는 물을 마실 일이다.

요즘 학교의 교실에는 주전자와 컵이 사라진지 오래다. 학급 주번의 주 임무가 알루미늄으로 된 누런 주전자에 물 담아 오던 것이었음을 기성세대들은 잘 알 것이다. 어느 순간 학교에 정수기가 설치되면서 수돗물을 마시지 않게 되었다. 요즘은 정수기 물도 잘 마시지 않는다. 맛이 없기 때문이다. 목이 마르면 바로 매점으로 달려가서 청량음료를 사서 마신다. 교실로 가져오지 말라고 하는데도 쓰레기통에는 음료 깡통이 넘쳐난다.

이로 인한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청량음료와 빙과류를 즐겨 하게 되면서 용돈의 대부분을 ‘낭비’하고 있다. 더욱 문제는 청량음료의 설탕과 카페인은 아이들의 비만과 아토피 같은 피부 질환을 유발하고, 날씨의 변동에 쉽게 짜증을 낸다. 최근 전력난으로 학교에서 냉방을 할 수 없게 되자 학생들의 짜증지수는 최고에 이르고 있다. 냉난방에 익숙한 때문도 있겠지만 지나치게 청량음료에 익숙해져서 그런 것으로 생각된다. 더 나아가 스마트폰과 결합되면서 학생들의 심성을 파괴하고 있다. 민감해진 성격으로 인하여 쉽게 욕설을 퍼붓고, 별 생각없이 주먹을 휘두른다.

지난 6월 26일 KBS의 생로병사의 비밀 ‘水水하게 마시자-물 건강법’편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을 많이 보여 주었다, 프랑스에서는 유치원 때부터 물을 마시도록 하고, 일반 국민들도 산책할 때도 물을 준비하여 마시는 생활을 하게 되면서 비만율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의 제작진은 커피나 우유를 즐겨 마시거나 간식과 청량음료를 즐겨서 수분 결핍중을 갖고 있는 직장인, 청량음료를 10캔 이상 마시는 중학생 등 네 사람에 대해 청량음료를 피하고 물을 마시게 하였는데 고작 2주일 지났는데도 체중이 줄어들거나 지방층이 줄고 아토피 증상이 개선되는 효과를 얻었다고 소개하고 있다

몇 해 전 광주에서 큰 행사가 있을 때 수자원공사에서 수돗물을 페트병에 담아 참가자에게 주었다. 1박 2일 동안 그 물을 마신 참가자 중에서 문제 생겼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정원박람회장을 찾는 손님들의 애로 사항 중 하나가 물 마실 데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순천시와 수자원공사가 나서서 입장객들에게 수돗물이 든 페트병 하나씩 나눠주고, 다 마신 페트병을 체계적으로 수거하는 일을 벌여보길 제안한다. 순천 수돗물임을 써 놓은 급수대를 중간중간 설치하는 것도 좋으리라, 순천 수돗물 좋다는 소문이 시민과 우리 아이들한테도 전해지길 기대한다.

중립을 지켜야 할 정부 기관이 선거마다 개입하여 국민의 주권을 물먹였다고 분노하는 요즘, 우리 몸과 우리 사회의 건강을 위하여 우리 스스로 물을 많이 마시는 여름이 되었으면 좋겠다. 생태도시 순천은 수돗물도 다르다는 평을 받도록 수돗물의 질 관리에 더 노력해주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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