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황우
순천제일대학교 평생교육원장/공학박사
새해가 되면 새해 소망을 말하곤 한다. 개인적인 소망은 사람마다 큰 차이가 없지만 사회적, 정치적, 국가적 소망은 가치관이나 살아온 환경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곤 한다. 나에게 올해 정치적, 국가적인 소망은 무엇일까?

대화의 주제 중 양보가 쉽지 않고, 자칫 자존심 문제로 비화할 수 있는 논쟁의 주제는 아마 정치, 종교, 남녀 차이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그 중 정치 분야는 진보와 보수의 차이와 함께 열성파부터 정치에 관심 갖는 것 자체를 터부(taboo)시하거나 부정(不正)하는 무관심파까지 폭 넓은 스펙트럼을 갖는다.

한국대학신문이 2014년, 창간 26주년을 맞아 발표한 전국 대학생 의식조사에서 대학생이 가장 불신하는 집단 1위로 '정치인'(85.3%)이 뽑혔고 그 다음으로 언론인(7.2%), 군인(2.0%), 사업가(1.9%), 법조인(0.7%)이 그 뒤를 이었다.

정치인이 정치에 참여한 동기는 소신이나 명예, 권력과 관련되었을 수 있고, 또는 소속된 정당의 가치나 이익을 위해 참여했을 수 있다. 또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봉사하기 위해서 참여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정치인에 대해 국민이 혐오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언론에 노출된 정치인의 행위에 그 이유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

정당으로 집단화 된 정치인의 모습에서 정치인 개인과 정당의 이익을 대변하는 모습은 자주 보아왔지만, 진정한 정치의 본질인 서민이나 국민에 대한 공정한 분배, 분배를 통해 나타나는 이해 관계의 갈등 조정과 같은 모습은 진정성 있게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그 중심에는 차기 선거만을 위한 행보나 자신만이 선거에서 당선되어야 한다는 정치적 욕심, 그리고 자신과 연관된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부분의 정치인의 모습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럼 좋은 정치가가 되기 위한 시스템 모델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나는 조선시대의 ‘세자교육’에서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선왕조에서 군주는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구심점이었다. 따라서 왕위 계승권자인 세자를 어떻게 교육시킬 것인가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조선왕조는 유교 입국을 국정 운영 목표로 삼았다. 내적으로는 성인(聖人)의 지극한 덕을 갖추어서 밖으로 베푸는 것이 곧 왕정의 목표라고 생각하였다. 한 나라의 임금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세자 교육’이야 말로 향후 대통령이 되어야 할 정치인에게 반드시 필요하고, 여타의 정치인에게도 필요한 교육인 것이다.

대중적인 인기나 권력화 한 표의 선택을 통한 지금의 선거 방식도 일정부분 존중하지만 그 이면에는 좋은 정치인을 만들기 위한 정치 공학적 시스템 구축도 절실히 필요하다. 좋은 정치를 펼치기 위한 철학적 소양도 없고, 정치인적 자질도 부족한 사람이 여유로운 돈과 조직을 바탕으로 사람과의 관계, 매스미디어(mass media)의 이미지만을 통해 통치자가 되거나 정치에 입문하는 현 시스템은 바뀌어야 한다.

한 나라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정치인에게 ‘세자교육’처럼 준비되고, 인문학적 소양을 갖출 수 있는 ‘정치인 교육’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세자교육’을 어떤 방법으로 하느냐 하는 시스템적 체계는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한 난제이다. 하지만 교육만큼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아직 존재하지 않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정치인은 국민이 자신을 대신하여 나랏일을 맡기고자 선출한 사람이다. 그러므로 책임감을 가지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

필자가 2015년 새해 소망하는 정치와 정치인의 모습은 혐오의 대상이 아닌 존경의 대상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그리고 참 정치인이 되기 위해 준비하는 모습이다. 이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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