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풍덕중학교(박현순 교장)는 학생들의 소질과 끼를 끌어내 적성에 맞는 꿈을 찾아가도록 이끌어주기 위해 ‘나 바로알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미래가 어떤 모습으로 변모할 것인지 예측하고 미래 사회를 능동적으로 이끌어 나갈 인재를 기르는 학교교육이 되어야 함에도 현재 교육은 그동안 해 온 것을 반복하고 있어 대한민국의 교육은 하느님이 와도 바로잡을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자유학기제의 취지에 공감하고 변화를 시도해보려는 교사들의 노력으로 학생 참여형 수업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한학기의 시도만으로는 미흡한 면이 많았다. 지금의 주입식 교육이 제도만 바꾼다고 뚝딱 고쳐질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따라서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전교원은 선진학교 시찰, 전문가를 초청한 융합 수업 연수, 수업 방법 개선을 위한 e-NIE 연수 등에 참여하며 어떻게 학생 참여형 수업을 할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하는 한 해였다. 또 처음 시도하는 자유학기제 운영을 계획하며 수업 방법 개선과, 융합수업을 할 수 있도록 시간표를 구성하는 등 물리적인 환경을 마련하는 것에도 신경을 쏟았다.

순천풍덕중학교 1학년은 6개 반 196명의 학생이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공통교과 중 기술가정, 과학, 국어 교과를 1시간씩 줄이고 학생들이 선택한 과목을 3시간 연속 수업했다. 음악, 미술, 체육도 1시간씩 줄여서 학생들이 선택한 과목에서 3시간씩 집중수업을 했다. 학생의 희망과 교사의 선발권으로 학생들은 반이 나뉘었다. 덕분에 1시간 수업으로는 엄두를 낼 수 없었던 실험·실습·실기 위주의 수업을 진행하였다. 심화 수업을 통해 자신의 장단점과 적성을 파악해보자는 것인데 학생들은 자신이 원치 않은 반에 들어갈 경우 만족도가 낮았다. 아일랜드에서 체험교육을 할 때 자신이 싫어하는 분야를 경험하며 자신이 정말로 재능이 있는 분야는 무엇인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해 보는 기회로 삼는데 비해 우리나라 교육은 여유가 없었다. 3시간 심화 수업은 교사가 꿈꾸어 본 수업을 기획해 볼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는 장점이었으나 과목에 따라 중학생에게 3시간 연강은 좀 긴 시간이었다는 것을 경험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융합 수업도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었다. 예체능 융합으로 지역사회 체육시설을 활용한 스케이트 체험, 볼링 교실, 뮤지컬 수업 등이 진행되었고, 교과 융합 수업으로 동영상 제작, 시화 제작, 교과 체험학습 등이 시도 되었다. 주제융합 수업은 시도조차 쉽지 않았다. 통일된 주제에 맞춘 교육과정의 재편 및 지도교사의 협의가 필요하나, 교사 연구실이 분산 배치되어 있고 수업 시수가 많아 협의하는 시간 마련이 어려웠다고 고충을 털어 놓았다.

교사들은 인터뷰 하는 동안 자유학기제 기간 동안 힘들었던 기색이 역력했다. 계획을 잡을 때는 12월 12일에 ‘나 바로알기 프로젝트’ 운영 결과를 학생 개개인이 논문 형태로 발표할 것을 기대했으나 한 학기 운영만으로 자신의 진로를 발표할 정도의 자아 탐색 깊이를 이끌어 내기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진로체험과 학생 참여형 수업을 통해 공부의 필요성을 느낀 학생들은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 오히려 인터넷 강의나 학원공부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인순 교사(국어)는 학생들이 만든 ‘나의 꿈을 들려줄게’ 라는 소책자에 초등학교 때의 꿈과 현재의 꿈, 10년 후 자신의 모습, 30년 후 나의 모습, 학생이 닮고 싶은 사람, 살고 싶은 집등을 구체적인 이미지로 그려보도록 했더니 꿈을 구체화하는 것이 보였다고 했다.

강창희 교사(과학)는 “이전에는 이론수업만 하다보면 지루해져서 이번 자유학기제 기간 동안 ‘생활 속 과학여행’으로 탐구활동을 하니 공부를 안 하던 학생들도 수업에 참여하게 돼 남는 것이 많다”며 “활동 수업을 하려면 준비하는 과정에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해 힘들었다. 학생 34명으로 참여형 수업을 기획하기란 정말 어렵다” 고 말했다.

▲ 과학시간에 PVA와 붕산을 섞어 탱탱볼을 만들어 보는 실험을 했다.

류영미 교사(수학)는 “한반에 학생 수가 적으면 가능하겠지만 30명 씩 어떻게 참여형 수업을 하겠냐?”며 “학생 참여형으로 좋은 수업을 할 수 있으려면 학생 수가 줄어야 하고 교사 연수도 대폭 많아져야 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역사회 다양한 진로체험 프로그램 절실

진로체험은 한번에 6시간을 해야 하는데
순천지역은 6시간 진행해 줄 프로그램 드물어

순천풍덕중학교 진로상담교사인 이제동 교사는 소수 학생들의 욕구도 존중하며 진로체험 계획을 세웠다. 학생들의 희망직업을 조사하고 지역 사회 진로체험의 폭이 협소한 실정도 고려해서 계획을 짠 것이다. 순천풍덕중학교가 소수의 학생들도 배려하며 진로체험을 기획할 수 있었던 것은 1학년과 2학년이 함께 진로체험을 다녔기 때문이다. 인솔교사가 많아지니 소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법조인 체험은 순천에서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장의 특강을 듣는 것부터 시작되었는데 이번 체험에 참여한 노창준 학생은 “강의 내용 하나하나가 가슴에 와 닿았으며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였다”고 한다. 순천교도소에 들러 교정직 공무원 업무에 대해 듣고 나서 광주까지 가서 법원팀과 검찰팀으로 나누어져 2시간씩 체험했다. 진로체험은 한번에 6시간을 해야 하는데 순천지역에서는 6시간을 진행해 줄 프로그램이 아직까지는 부족하여 광주까지 가야했다.

진로담당 이제동 교사는 “진로 체험하는 기관과 업체를 선정할 때 개방하려고 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며 “지역사회 여러 기관에서 진로체험을 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기관들이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짜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로인성캠프는 외부 강사들을 초청하여 8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학생들은 “너는 우주의 중심이다” 며 존재 자체로 자부심을 갖게 할 때 학생들의 태도도 달라졌다. 이번 캠프는 학생들이 꿈을 찾고 자존감을 회복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진로담당 이제동 교사는 “중학생 시기에는 자신의 진로를 결정했다가도 주변의 이야기와 사소한 체험에 의해 금방 진로가 바뀌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과 직업을 탐색해 보고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자유학기제 운영과 관련하여 조용성 학생은 “시험 스트레스가 없어져 마음이 편해졌고 진로고민이 많았는데 어느 정도 잡힌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서가령 학생은 “뮤지컬을 배우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많은 활동을 하니까 진로가 명확해졌다. 그러나 공부에 소홀해져서 아쉽다”고 했다. 

 위효선 학생은 “음악, 미술, 체육 중에 선택해 칠보공예, 디자인 등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검사가 꿈이었는데 법원과 검찰청에 가서 들으며 나도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간절함이 생겨 더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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