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신흥중학교(교장 서채원)의 자유학기제 운영은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중학생의 진로탐색 능력 신장’이라는 방향을 잡고 프로그램을 짰다.

미래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지식 암기보다 정보를 창의적으로 해석하여 학생들의 능력을 발전시켜나가는 교육을 하겠다는 판단으로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주기 위함이다.

1학년 271명을 데리고 교사 10여명이 진로탐색을 다니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현실적인 여건 상 다양한 활동과 체험의 주된 내용은 교실 안에서 만들어 낼 수밖에 없었다. 교실수업개선을 위한 재료구입비가 전체 예산의 32%가 책정되었고 현재(11월 20일) 전체 중 26%가 사용되었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예술체육활동을 배치하고 수요일은 진로탐색활동, 목요일은 탐구, 교양 등 선택프로그램, 금요일에는 동아리 활동을 배치했다.

정문호 교사(도덕)는 자유학기제 실시 이전부터 토론수업을 진행해 왔는데 이번 자유학기제 이후에 실시된 토론수업에서는 시험이 없으니 훨씬 여유롭게 토론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학생들은 미리 발표할 자료와 토론 내용을 찾으며 공부를 해 와서 실제 토론이 진행될 때, 교사가 준비한 내용을 넘어서는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전유진 교사(국어)는 “수업을 활동 위주로 하니까 교사도 즐거워진다. 선택수업을 계획하면서 책을 사서 공부하고 공방을 다니며 배우고 있다. 자기개발도 되는 것 같다” 며 “재능이 많지 않으니 배워가면서 할 수 있도록 연수가 많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라현숙 교사(과학)는 과학신문을 만드는 등 학생 참여형 수업을 하면서도 학생들이 공부의 끈을 놓지 않도록 노력해 온 과정을 보여주며 주관식과 객관식으로 답해 놓은 내용 1번부터 8번까지를 읽으려면 힘에 부친다고 말했다. 게다가 학생 참여형 수업을 하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면서도 그 부담의 무게만큼 교사로서 성장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즐거워하며 기꺼이 의욕적으로 임하고 있었다.

장영숙 교사(미술)는 미술을 좋아하는 학생들과 함께 하니까 교사인 자신에게도 학생들 상호간에도 상승효과가 있는 반면 미술을 선택하지 않은 학생들은 미술을 접하지 못해 아쉽다고 한다.

인터뷰 중 즉석에서 자유학기제가 잘되려면 어떤 점이 보완되면 좋을지 의견을 나누었다.
“활동위주로 하는 자유학기제는 교실에서 하면 소란스러워 분위기가 안 된다. 유휴교실이 있으면 안정된 공간에서 진행될 것 같다.”

“진로체험처가 충분히 확보되고 지역사회에서 협조해주면 좋겠다”

“강사 충원이 충분하면 교사들이 외부강사들 하는 걸 보고 배워 다음에 진행할 수 있는데 다른 프로그램 진행하느라 배울 틈이 없다”

“오전에 4교시 수업을 하고 오후에 학생 참여형 수업을 진행하려니 힘들다”며 아쉬워했다. 동시에 “학생들 기호에 맞게 지도할 수 있어야 하니까 연구를 많이 해야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 학생들 이야기
“진로체험 선택 폭이 넓었으면 좋겠어요”

 

학생들에게 지난 1학기와 자유학기제를 실시한 2학기가 어떤 점에서 다른지 물었다. 학생들의 답변은 “자유학기 하기 전에는 학교에 올 때 7교시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답답했는데 요즘은 오후에는 자율 활동을 하니까 학교에 올 때 힘이 난다.” 고 말했다.

교사들 입장에서는 학생들에게 교육효과가 있었을지 염려스러운 마음이 컸지만 학생들의 답변은 의외였다.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많고 수업에 관심도가 높아졌다”

“예전에는 시험에만 관심이 있었다면 지금은 수업에 대한 애착이 늘었다”

“대화하면서 해야 하니까 시끄러워졌다. 하지만 친구들과 친분이 두터워지고 소통을 하게 돼 기쁘다”

 “원하는 것을 해보고 많은 것을 알게 됐다. 학교에서 이렇게 다양하게 활동해서 기쁘다. 친구들을 서로 깊이 알게 되고 친구들을 통해 배울 수 있어서 기쁘다”

“시험부담이 없어서 좋고 체험을 통해 진로교육을 들으며 장래에 할 일에 대해 관심이 높아 진다” 고 말했다.

자유학기제 진행과정에서 아쉬운 점을 물었을 때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진로체험을 할 직업 선택의 폭이 넓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에너지 자원을 개발하는 일을 하고 싶은 진범이는 진로강의를 통해 자신의 꿈이 좀 더 분명해졌지만 에너지 분야 진로체험을 못해서 아쉬웠다고 한다.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은 하린이는 전공자와 만남을 갖지 못 해 아쉬웠다고 한다. 세은이도 “선택활동이 몇 가지로 한정돼 있어서 아쉽다”고 말했다.

충분한 진로체험을 못해 아쉬워하면서도 신흥중학교 학생들 역시 이구동성으로 “내년에도 자유학기제 하면 좋겠어요~~” 라고 말했다. 
 

■ 학교의 도움 요청에 학부모회에서 동아리 도우미로 활약
“꿈과 희망, 성취감을 갖게하는 시발점이 된것 같다 ”

순천신흥중학교에서는 이번 자유학기제를 맞아 1학년에 13개 동아리를 만들었다. 동아리를 만들기 전 학생들이 원하는 동아리가 무엇인지 조사를 했다. “종이접기 하고 싶다”는 학생들의 요청은 있는데 동아리 활동 전체에 교사들이 지도교사로 참여하기에 교사들은 여력이 없었다. 이런 사정을 보며 문양순 교감은 학부모회에 도와달라고 요청을 했다. 학교의 요청에 학부모회는 학교의 다양한 시도에 호응하며 종이접기 동아리 도우미로 참여했다.

▲ 동아리 도우미로 활약한 학부모 강수정 씨는“학생들이 스스로 찾아서 만드는 것에 더욱 성취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 급식실에 근무하는 이점숙 영양교사는 요리 동아리 운영을 맡아주었다. 학부모가 도우미로 참여한 종이접기 동아리는 주로 학생들이 서로 만들고 싶은 것을 찾아내서 만들었고 가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 학생들은 스스로 만들어보고 친구에게 가르쳐주기도 하며 우정도 깊어지고 의욕적으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냈다. 필요할 때 전문가의 도움을 받자 학생들은 더욱 흥미를 보였다.

학생들은 “평소에 접고 싶었던 것을 자유롭게 접을 수 있어 너무 재밌다. 금요일이 기다려진다”고 한다. 도우미로 참여한 학부모 강수정 씨는 “학생들이 스스로 찾아서 만들어내는 것에 더 큰 성취감을 느꼈다. 우리는 격려하고 완성한 작품마다 칭찬만 해주는데도 아이들은 좋아하고 열심히 한다.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동아리 활동하면서 서로 협력하여 성취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즐거웠다”며 “자유학기제가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 성취감을 갖게 하는 시발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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