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교육감> 곽노현 저자 강연회 - 우리 교육의 현재와 희망찾기

지난 17일(금) 저녁 7시 순천시립도서관에서 순천시와 순천시교육지원청, 순천교육공동체시민회의에서 주관한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의 강연이 있었다.  ‘우리 교육의 현재와 희망찾기’ 라는 주제의 강연에 150여명이 참여해 교육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나누었다.

곽 전 교육감은 순천연향도서관의 “부모가 책을 읽을 때 아이들은 부모를 읽는다”는 표어가 마음에 와 닿는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이들은 부모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어른들의 삶을 보며 배우고 자란다는 것이다. 이어 ‘교육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갈 것인가’ 질문을 던지며 모든 사람이 이 사회를 만들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누가 강제하는 것도 아니고 하늘에서 떨어진 것도 아니며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사회 희망의 근거는 진보교육감이라고 말했다.
 

 “ 다가올 미래 암기와 문제 풀이로 살아갈 수 없어
   교육의 목표는 학생들 지적 흥미도를 높이고
   부적응 학생 줄이고 민주시민으로 성장시켜야 ”



17개 시도교육청 중에 13군데 진보교육감들이 대한민국 85%의 아이들을 지금보다 더 자유와 평등, 우정과 환대가 넘치는 인간으로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는 “보수 교육감과 진보 교육감의 차이는 어떤 것으로 평가할 것인가” 질문을 던졌다. 학력이 우선되겠지만 “미래에 다가올 세상은 암기와 문제 풀이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우리 교육의 목표는 지적흥미도를 높이는 것이어야 하고 부적응 학생이 줄었는가, 민주시민으로 성장했는가”라고 말했다. 인류 역사상 기후변화와 온난화, 자원의 고갈, 화석원료의 고갈, 노령화, 정보화, 온난화 등의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는 최초의 세대에 “호기심을 왕성하게 권장하는 교실이어야 한다”고 곽 전 교육감은 주장했다.

아이들간의 자기주도성, 협동이 몸에 익어야 하는데 이는  일방적인 수업, 금지와 통제, 지시로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답맞춰봐’ ‘가만히 있어봐’ 이런 언어에서 벗어나는 것이 수업혁신이고 생활지도의 방향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자율과 책임, 존중과 배려로 학생자치를 북돋워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진로교육은 교육과정을 잘 짜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21세기 아이들 길러내는 숭고한 사명이 교사에게 있다

곽 전 교육감은 전국교사 40여만명이 조금 더 깨어나고 인격적으로 성숙하고 공감 역량이 커지는 순간 사회적 선순환 시작된다고 단언했다.

곽 전 교육감은 “한국의 교사집단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사람들인데 딱하게도 21개국 비교연구 조사에서 우리나라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받는 존경심이 꼴지다. 여기에 교육개혁의 열쇠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교육청에서 보내오는 공문만 5000건으로 모든 것을 공문으로 보고하는 실태를 꼬집으며 “교사는 오직 수업준비와 생활지도에 필요한 역량을 기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보교육감들의 교육 개혁의 성공 척도는 ‘평교사가 수업준비에 보내는 시간이 절대적이어야한다’ 고 했다.

곽 전 교육감은 “교사들이 직업적 탁월성을 위해 노력하면 우리나라 교육이 세계 최고가 되지 않을 리 없다.”며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 “교육청이 관료주의를 없애고 자율성이 꽃 피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지 못하면 21세기 아이들을 길러내는 숭고한 사명에 실패하게 된다는 것이다.
 

■ 곽노현 전 교육감과 청중의 이야기
교육 정책은 하위 30%에 초점을 맞추어야

▲ 지난 17일(금) 저녁 7시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의 강연이 있었다. 강연을 마친 후 장윤호 문학박사의 사회로 청중과의 질의와 응답이 진행됐다.


Q.
교사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는데 학부모의 역할에 대해 한 말씀 하신다면?

A. 많은 사람들이 세속의 성공을 거두는 데는 노력을 기울이지만 자식과의 관계를 좋게하려고 감수성을 기르는데는 소홀하다. 여기에 희망의 근거가 있다. 부모는 아이들을 통해 인격이 성장하는 계기로 학교장은 학부모 교육을 체계적으로 해야한다. 나는 누구이고 아이와의 관계는 어때야 좋은지 평생 교육의 첫걸음이다. 그것을 행할 수 있는 적당한 곳이 학교다. 학부모 교육 안 하는 학교장은 나쁘다.


Q.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위 클라스에 포함되지 않으면 꿈을 접는다. 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못 갖는다. 사회구조와 풍토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A. 사회구조 바꾸지 않고는 학교 바꾸지 한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 교육 외적 요소 바뀌지 않은 채로 한계 있다는 것에는 동의 한다. 교실수업의 예를 들면 서울의 혁신학교들은 가난한 학교들을 지원했다. 그 학교들은 누적 학습부진 학생을 위한 삶의 기술을 중심으로 교육하기 때문에 다 듣는다. 동기부여부터 해야 한다. 수업방식을 바꾼다 해서 가난한 아이들이 보나 나은 삶을 보장 받을 수 있나? 수업방식이 개선돼도 바깥이 서열화 되어 있는데 ..그것에 대한 대응 방안은 교육 정책은 모름직이 하위 30%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장의 관심사는 하위 30%여야 한다. 학교 부적응에 빠진 아이들을 그 집 숟가락 숫자까지 알아야 한다. 교육부와 학교가 우선적으로 하위 30%를 지원해야 한다. 학교 사회가 양극화 완화하는 기능을 해야한다. 이런 사명을 가지지 않는 어떤 교육자도 교육자라고 할 수 없다.


Q.
물러날 때 억울함이 있었을 것 같다. 소회를 밝힌다면?

A. 동양적 미덕으로 말하자면 모든 것은 제 불찰이다. 운명도 내 소관이다. 나는 도덕적 윤리적으로 파렴치한 아니다. 틀린 일 한 적 없다. 그럼에도 국가폭력에 모든 것을 빼앗겼다. 왜 이런 운명을 맞이 했는지 모르겠다. 얼마 전 백기완 선생을 뵈었다. 그분이 말하셨다. “곽 선생 주눅들거 없다. 공민권 있어도 할 수 있는 것 없고 공민권이 없어도 마음만 먹으면 천하를 움직일 수 있는거야. 절대 주눅들지 마라. 무엇 하나에 초점을 맞추고 시간 잘 써라.”
맞는 말이다. 생각이 반듯하면 전 세계인과 소통이 가능하다.


Q.
교육의 희망을 대안교육, 무지개 학교에서 본 이유는?

 A. 대한민국에 초중고 만 개의 학교가 있다. 모두 표준형에서 차이 나지 않는다. 그동안 연구, 거점학교는 지정 기간이 끝나면 남는 것이 없다. 보고서만 남을 뿐 교육활동의 변화는 없다.

혁신학교들은 학교를 통째로 바꾼 사례다. 300개 정도의 학교가 학교문화, 학생문화, 교사 문화를 바꾸었다. 놀라운 일이다. 교장의 민주적 리더십, 교사들간의 집단지성, 학생들 자율, 학부모와 동등한 파트너로 가기 위해 노력하는 이런 문화가 일찌기 없었다. 진보교육감이 지난 4년 간 만들어낸 것은 엄청난 사건이다. 그러니 이떻게 희망을 안 갖겠나? 그 정신이 퍼져나갈 것이다. 절망적이지만 이것 하나에 희망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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