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 안 가져오는 왕의중학교


▲ 학생들은 스마트폰이 없어 도서관을 이용하거나 운동장에서 뛰어 노는 시간이 늘고 있다.

순천왕의중학교는 점심시간에도 쉬는 시간에도 전화를 하거나 인터넷을 사용하는 학생이 없다. 2013년 5월부터다. 스마트폰이 없으니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줄어 학생 개인에게도 좋을 뿐 아니라 학교 전체의 분위기도 바뀌었다. 부득이 소지하는 경우 담임교사와 협의 후 소지증을 발급받아 가지고 있지만 사용할 수는 없다. 만일 사용하다가 적발 시에는 최초 5일, 두 번째 적발시에는 10일 동안 담임이 스마트폰을 보관한다. 이로써 학교의 풍경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스마트폰을 담임교사가 아침에 수거하고 종례 시에 돌려주는데 수거와 전달과정에서 파손의 우려가 있고 제출하지 않는 학생도 있었다. 핸드폰과 인터넷 사용은 면학분위기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학생생활지도를 힘들게 하는 요인이었다. 또한 학생폭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왕의중학교에서 ‘스마트폰 없는 학교’ 규율을 정하기 이전에는 다른 학교와 마찬가지로 매일 스마트폰을 수거했었다. 학생들은 스마트폰을 제출하며 짜증을 내기도 하고 두개씩 가지고 다니며 하나는 내고 하나는 쓰는 방법을 택하기도 했다. 새로운 사고를 부르는 갈등 요인이었지만 학원에 바로 가는 학생들에게는 부모와의 연락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 결정은 쉽지 않았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왕의중학교에서는 먼저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된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교사는 100 %, 학생은 학생회 간부를 대상으로 조사해 80% 스마트폰을 없애자고 동의했다. 학부형의 찬성율은 75% 였다.

이 방침은 학생회 간부들의 찬성율은 높았지만 일반학생들의 반대는 심했다. 하지만 학교 내에서 많은 갈등을 일으키는 스마트폰에 대해 어떤 변화를 시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학생생활지도의 힘겨움이 쌓이고 쌓여 ‘스마트폰 휴대하지 않는 학교’ 규율 제정을 추진했다.

‘스마트폰 휴대하지 않는 학교’ 규율제정 후 1년 5개월이 지났다. 가장 불편을 겪는 사람은 학부형들이라 학부모들이 학교에 필요할 때 전화할 수 있도록 교실마다 전화를 설치하고 학생은 수신자 부담으로 전화를 걸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의 변화는 눈여겨 볼만하다.

수업시간은 물론이고 동아리 시간, 자치활동 시간에 학생들의 집중력과 참여도가 높아지고 학교 도서관은 책을 읽는 학생들로 붐빈다. 운동장에는 공을 차며 노는 학생들로 인해 가끔 유리창이 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그 정도는 기꺼이 감수할 수 있을 만큼 학교 분위기는 좋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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