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 건강백세 운동 강사 박점숙 씨


▲ ▲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 건강백세 운동 강사 박점숙 씨
버나드라운이라는 의사의 ‘치유의 예술을 찾아서’ 라는 책을 읽다보면 “병원을 찾는 환자들 중 정말로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10%도 되지 않는다”고 적혀있다. 그것이 40년 넘게 환자들을 치료해 온 의사의 솔직한 고백이다. 버나드라운은 첨단 의학기술과 현대적인 의료제도가 아니라 환자와 진심으로 대화하고 용기를 주는 것, 의사와 환자 사이에 진정한 신뢰관계가 회복될 때 치유는 예술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요즘처럼 돈이 가치의 중심인 세상에서 치유의 예술을 펼쳐가는 의료인이 있기나 할까? 가끔 의사도 간호사도 아닌 사람들이 ‘치유의 예술’을 펼쳐가는 모습을 볼 때가 있다.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 건강백세 운동 강사로 활약하고 있는 박점숙(48세) 씨다. 순천, 서면, 상사, 해룡을 오가며 시골 어르신들 운동 강사로 활약하고 있는 박 씨는 피곤하고 지친 할머니들의 노쇠한 몸을 요가와 민요춤, 라인댄스 등으로 골고루 회복시켜준다. 1주일에 한 번이라도 건강백세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이라면 병원 가는 횟수가 확실히 줄어든다.


  “요새는 병원에 안가요” 

풍덕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진행하는 요가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사람들에게 물었다.

“이곳에서 운동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허리가 아파 병원을 다니고 주사도 맞아 보지만 다시 아프기를 반복했던 풍덕동 양종연(주부. 59세) 씨는 운동을 하면서 허리 아픈 것이 어느 순간 좋아지고 혈액순환이 안 돼 경련이 나던 일도 잡혔다. 병원에 다녀도 해결되지 않던 문제가 해결되자 주변에서는 한턱내라고 난리다. 뭘 했냐고? 1주일에 두 번 동사무소에서 하는 운동에 참여해 시킨 대로 따라서 운동을 했을 뿐이다. 운동한지는 6개월 됐다. 그이는 아프면 편하게 쉴 궁리를 했지 운동해서 회복할 생각은 못했다고 한다.

정선아(회사원, 49세) 씨는 기력이 떨어져 산삼과 홍삼 보양을 하고 산악자전거를 타며 운동을 다녀봤지만 몸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주민자치센터에서 운동을 하며 점점 몸이 좋아지고 있다. 이세은(주부. 35세) 씨는 허리가 아파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녀도 낫지 않아 뼈 주사를 맞기도 하고 교정을 다니기도 했으나 낫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건강백세 운동에 참여하며 몸무게도 8킬로를 빼고 요즘 밝고 활기차게 생활하고 있다. 물론 본인의 노력 없이 저절로 된 일은 아니었다.

풍덕동에 사는 차성례(자영업. 67세) 씨는 팔이 저리던 것이 사라지고 얼굴 펴졌다는 소리를 많이 듣고 있다고 한다. 미남(회사원. 45세) 씨는 동사무소에서 운동 하는 화요일과 금요일은 반드시 빼 놓고 약속을 잡는다고 한다. 그이는 10년 정도 이 곳 저 곳을 옮겨 다니며 헬스와 요가를 다녔는데 이곳에서 요가를 하며 그동안 헛 운동 했다는 걸 알았다고 한다. 속을 다스리고 몸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몸을 혹사시키는 운동을 했다는 것이다. 이 모든 효험은 풍덕동 주민자치센터에서 한 달에 1만원 내고 하는 운동에서 비롯된 것이다.

▲ 풍덕동 주민자치센타에서 1주일에 두 번 요가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무기력했던 날들 

사람들의 건강이 회복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빙긋 미소 짓던 박점숙 씨는 불과 10여 년 전만해도 집안 살림 외에 다른 일은 꿈도 못 꾸던 주부였다.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만해도 건강이 좋지 않아 아이 키우는 일도 버거울 만큼 약골이었다고 한다. 그랬던 그이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맑은 건강을 유지하며 건강지킴이 운동 강사로 활약하게 된 과정을 들어보자.

딸이 초등학교 2학년 때 일이다. 별나게도 까탈스런 큰딸을 키우는 일은 그녀의 체력을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이 이어지자 그 힘겨움은 말로 할 수 없었다. 하루하루 견디기 힘든 날이 계속되면서 어느 순간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은 돈이 아니라 자신이 풍기는 맑은 기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딸을 위해 좋은 기운을 유지하려고 택한 일은 아침 걷기였다. 가족들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새벽을 택했다. 새벽 기운은 특별했다. 매일 아침 떠오르는 햇살이 주는 기운을 느끼며 걷는 사이 점점 힘이 붙었다.

엄마가 좋아지는 것만큼 아이도 좋아졌다. 몸이 건강해지자 백화점 판매 일을 시작했다. 밀폐된 공간에서 일을 하는 것은 쉽지 않아 첫 직장생활은 5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다시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여성문화회관에서 진행하는 단전호흡 강의를 듣게 됐다. 강의를 듣던 중 단전호흡 강사훈련을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새로운 기회가 올지 모른다는 기대로 교육과정을 이수했지만 햇병아리 강사를 써주는 곳은 없었다.


봉사하며 사람들 앞에 서는 연습


노인정에 찾아다니며 “함께 운동을 도와 주겠다”고 제안했다. 6년 전 당시에는 노인들이 운동에 대해 별로 흥미가 없었다. 화투치며 노는 것이 더 즐거웠을 때다.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고 찾아다니며 운동을 하면 건강해진다고 말하며 봉사를 다녔다.

봉사는 베푼 것 같지만 사람들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는 연습이 됐다. 자신이 바로 서는 지름길이었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그이를 알아봐주는 사람이 한 두 사람 생기며 건강강의 요청이 들어왔다. 건강수업은 공자님의 말씀대로 사는 길이었다. ‘스스로 서고자 하면 남을 서게 하고, 스스로 통달하고자 하면 남을 통달하게 하라’ 는 말처럼 정성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운동하며 서로 좋아졌다. 

그이의 운동 지도방식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요가 단전호흡, 민요춤체조, 치매예방체조, 라인댄스, 웃음 레크레이션 등 노인들 치매예방에 도움이 되거나 만성질환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배웠다. 수업마다 새롭고 재미난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은 당연하다.

박점숙 씨는 “지금은 상생의 시대다. 서로가 서로를 살게 해주어야 나도 살고 너도 산다”고 말했다. 그이는 자신이 인연을 맺은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운동과 명상을 곁들여 몸과 마음의 건강을 이끌어주는 일 뿐만 아니라 먹을거리에 대한 잔소리도 잊지 않는다. 온기어린 따뜻한 손으로 회복될 길을 함께 찾아준다. 그이의 소망은 힐링센터를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고 회복될 수 있는 쉼터를 마련하고 싶다는 그 소망을 마음에 품고 활동하는 지금, 이미 치유의 예술을 펼치고 있는 움직이는 힐링센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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