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근홍/순천복성고 국어교사
2000년 6월 남북의 두 정상이 5개항의 남북공동성명을 선언하였다. 그 핵심은 통일문제의 자주적 해결(1항)과 1국가 2체제의 통일방안(2항)을 지향하는 것이다. 이 가슴 벅찬 선언은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기 전까지 국내외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하나하나 실천되어가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성명이 전혀 새로운 선언은 아니었다. 1972년 역시 7조항의 조국통일원칙이 평양에서 선언되었다. 그 핵심은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에 의한 통일이다(1조).

돌이켜보면, 8·15해방과 동시에 우리는 분단이라는 업보를 안았다. 강대국의 패권놀음으로 우리 민족이 희생양이 된 것이다. 외세에 의해 강제된 이 분열은 필연적으로 이데올로기의 대립을 불러와 우리 민족 내부를 대립과 반목, 갈등과 증오로 갈가리 찢어놓았다. 척결되어야 할 친일부역자들이 오히려 반공이란 이름으로 기득권층에 편입되어 오늘에까지 이르고 있다.

끊어진 산하가 이어져야 함은 당위요, 갈라진 가족이 합쳐져야 함은 인륜이다. 통일의 길은 이 땅의 정의를 세우는 길이며 사랑 남실대는 평화로운 세계를 세우는 사명이기도 하다. 한발 더 나아가면 인간본연을 회복하는 길이다. 이를 일러 천명(天命)이라 한다.
 

통일대박을 기대한다

통일비용을 운운하며, 꺼려하는 사람이 많다. 이와는 정반대다. 통일대박이다. 개성공단 사태에서 입증되었다. 조금만 들여다보자. 우리가 북측 근로자들에게 주는 임금은 한해 900억 원이다. 여기서 생산되는 물품의 납품단가는 최소 35억 달러로 추측한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10배 이상의 이익이다. 기업들은 한 명이라도 더 북측 근로자들을 쓰려고 한다. 북은 자원부국이다. 통상 북한 지하자원의 경제적 가치는 7000조원으로 추산되었으나 지난해 북한은 약 4경 3000조원의 지하자원이 묻혀있다고 발표하였다. 북의 원유매장량은 세계매장량의 10%로까지 추정된다. 마그네사이트는 세계매장량의 50% 이상, 석회석은 1000억 톤(남한의 추정매장량은 58억 톤), 무연탄은 세계 3위, 양질의 우라늄은 세계매장량의 50%, 철광석은 90억 톤(남한의 1년 철광석 소비는 5600만 톤), 희토류는 4800만 톤 추정(세계매장량 1억1천만 톤), 텅스텐은 세계 5위로 추정된다.

세계경제가 휘청대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자본주의 경제대국들은 돈놀이로 거품만 잔뜩 키워놓았다. 이 충격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유지될 전망이다. 우리경제의 활로는 북방과 대륙에 있다. 세계의 축이 해양세력에서 대륙세력으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 북에 가로막힌 남은 섬에 불과하다. 남과 북의 결합에 의한 시베리아 개발, 동북삼성에의 직접적 진출, 유럽에의 육로개척 …… 얼마나 신바람 나는 일인가?


소극자세보다 상대 변화시킬 적극자세를

2000년대부터 남북경협을 꾸준하게 추진해온 해외동포지원사업단의 '동북아그랜드플랜'이 주목받고 있다. 경연선, 38선하, 간도선하 등의 교통망을 축으로 하여 남한에는 제2개성공단에 해당하는 해외동포공단을 조성하고, 북한의 동북지역을 개발하는 한편, 연해주, 사할린, 쿠릴열도 등을 개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것이 실천되면 세계의 경제지도가 확 바뀐다.

이것이 상생이다. 통일은 상생과 번영의 민족공동체를 안겨줄 것이다. 6·15정신은 통일로 가는 지름길이다. 남북대화가 주춤하고 있다. 강자가 겸양하면 포용력이 있다고 한다. “한반도격프로세스”가 아닌 진실로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현실화하기를 촉구한다. 북미대결에서 비롯된 세계정세가 바야흐로 대화냐 대결이냐의 선택의 막바지 꼭지점에서 파르르 떨고 있다. 우리가 추동하여 주도권을 쥐어야한다. 이럴 때는 상대를 기다리는 소극적 자세보다 상대를 변화시킬 수 있는 적극적 자세가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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