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용창
행정학 박사
제가 하는 일이 진실을 알아내고 글로 써내는 것이다보니, 사람들이 진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진실이 무엇인가를 연구하는 학문이 철학입니다. 아, 정말 우리 철학 대화 좀 합시다. 철학적인 사고 방식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깊은 생각을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냥 즉자적으로 한 마디 주워들은 것을 진실이라고 믿습니다. 그것이 정말 진실일지 의심하기를 싫어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정말 위험한 사람들입니다. 정부가 천안함은 북한 소행이라고 하면 그냥 믿어 버리고, 조선일보가 노무현은 빨갱이라고 하면 그냥 믿어 버리고, 김대중이 노벨상 받으려고 뇌물 줬다고 하면 또 그냥 믿어 버립니다. 세월호는 교통 사고라는 말도 믿어 버립니다.

이렇게 깊은 사고 없이 그냥 즉자적인 정보를 믿어 버리는 것은 독재 국가의 백성이 되는 길입니다. 민주시민의 길이 아닙니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하려면 우리 스스로 민주시민이 되어야 하고, 그러려면 철학적 사고를 해야 합니다.

오늘 저는 과학적 사고 방식과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이걸 비교하는 게 철학입니다. 무엇이 진실인지를 판단하는 사고방식으로 대표적인 것이 과학과 권위주의가 있습니다. 이 둘은 정반대입니다.

과학은 진실을 찾게 된 과정을 중요시합니다. 진실을 찾게 된 과정이 합리적이었다면 그 결과가 진실이라는 겁니다. 과학은 결국 개인의 이성적 판단 능력을 신뢰합니다. 그러므로 과학은 민주주의와 맞닿아 있습니다. 민주주의도 시민들의 통치능력을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마하트마 간디는 사티아그라하라는 것을 독립운동의 실천 문구로 홍보했는데요, 이는 “니가 양심적으로 따져봤을 때 진실이라고 알게 된 것을 실천하라”는 것입니다. 누가 진실이라고 얘기하는 걸 믿지 말고, 스스로 판단하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간디 자신도 시민들에게 이게 진실이니 따르라, 이 따위 소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개인의 양심과 판단 능력에 대한 신뢰. 이것이야말로 과학과 민주주의의 기반입니다.

권위주의는 일단 인간의 능력을 부정합니다. 권위주의에 복종하는 피지배자들은 “나는 멍청해서 판단 능력이 없어. 그래서 이걸 잘 아는 전문가의 말을 믿어. 저 사람은 전문가야. 저 사람은 전문가가 아니야” 등의 생각을 합니다. 권위주의를 조장하는 지배자들은 끊임없이 “너는 멍청해. 너는 결정하지 마. 너는 능력 없어. 너는 정치하지 마.” 등의 말을 합니다. 그래서 결국 권위주의는 정치적인 독재로 이어지게 됩니다.

 
철학 공부를 하려면 대화와 글쓰기가 최선의 방법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철학은 지식이 아니라 지식에 대한 지식이며, 학문이 아니라 학문에 대한 학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철학 공부에는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이 매우 유용합니다. 선생과 학생이 질문과 답을 계속 이어가면서 선생은 학생이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을 계속 의심하고 검토하게 도와줍니다. 그럼으로써 진실을 찾아내는 과학적 방법을 학생들이 익히게 되는 것입니다. 선생님들, 학생들에게 철학 공부 좀 시켜 주십시오. 민주 시민의 기본적인 자질이 철학적 사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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