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정치인터뷰

프란치스코 교황은“정치는 가장 높은 형태의 자선”이라고 말했다. 정치가 공공의 선에 봉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민들은“정치에 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광장신문 지면에서‘공공의 선’을 위해 일하는 정치를 위해 시민들과 정치인이 수시로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정치인터뷰’지면을 기획했다.


7·30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후보로 나섰다 경선에서 탈락한 바 있는 고재경(사진. 47세)씨를 순천광장신문이 만났다.

고 씨는 2004년부터 2012년까지 강기정국회의원 보좌관을 하다 2013년 순천으로 내려왔다. 8년 동안의 국회의원 보좌관 경험을 통해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정치라 판단하고, 정치인의 길을 걷기로 했다는 고재경 씨. 그는 화순에서 나고 자랐지만 순천에서 청년운동과 편리한 시내버스만들기 운동 등의 시민단체 활동을 펼쳤다.

강기정 국회의원 보좌관을 그만둔 뒤 2013년엔 민주당 순천․곡성지역위원회 위원장 출마해 노관규 당시 위원장에 맞서 39.3%를 얻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정치는 당선이 선(善)이라고 하는데, 당선되지 않은 지난 2년은 녹록치 않았다. 다음은 고재경 씨가 순천광장신문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2010년 이후 세 번의 순천시장선거와 두 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잇따라 패배하고 있는데?

좋은 후보를 공천하지 못한 공천실패에 그 원인이 있다. 민심과 동떨어진 인사가 연거푸 공천을 받으면서 민심은 이를 심판하는 양상을 보여주었다. 공천실패의 원인은 중앙당의 안일한 인식과 계파정치, 잘못된 경선룰에 있다.

 

▶  지난 7.30 보궐선거 공천의 경우를 보자. 사상 처음으로 공모한 선거인단 투표로 진행되었고, 기존 경선보다 진전된 공천방식이라는 평가도 있다. 민심에 부합한 경선방식은 무엇이 있나?

지지도 조사는 민심을 제대로 담을 수 없다. 반대하는 여론도 조사해야 한다. 서갑원, 노관규 지지도가 기본 25%다. 반면 반대 여론도 높다. 지지도 조사만 하니까 심각한 여론왜곡이 나타난다. 형식적, 절차적인 민주주의 거쳤지만 그런 한계가 순천에서 명백히 드러났다. 정치신인들에게는 불합리한 경선이었다.

 

▶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당선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나?

무엇보다 기성 정치인이 아닌 새로운 인물을 등용하는 공천혁신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지역조직을 구축하고, 유권자와 소통하고 실천하는 정당의 면모를 갖추어야 한다. 선거 때만 활동하는 정당이 아니라 생활정치를 구현하는, 뿌리가 살아있는 정당으로 혁신하는 것이 중요하다.

 

 ▶  7·30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었다. 민심이 무엇이라고 보나?
 
현 정권의 힘 있는 후보를 당선시켜 지역 발전을 도모하자는 유권자의 선택이라고 본다. 그리고 여전히 정신 차리지 못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심판의 의미도 담겼다고 생각한다. 

 

▶  7·30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평가한다면?

참담한 심정이다. 박근혜 정권을 보면서 그나마 이명박 정권은 양반이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최악의 상황인데, 새누리당 후보가 호남에서 당선되는 것을 보았다.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책임은 정권을 견제하지 못하고 스스로 혁신하지 못한 새정치민주연합에 있다. 현재 공식적인 당 조직이 없는 상황에서 뜻있는 당원과 함께 반성하고 혁신하자는 의미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자원봉사단을 조직하고 있다. 바닥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정당 활동의 모델을 만들고 싶다.

 

▶  국회의원 하려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지난 9년 동안의 국회 보좌관 활동 과정에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정치라고 생각했다. 내가 정치를 하려는 이유는 정의로운 대한민국, 노후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다. 먼저 정치분야에서는 인권이 보장되고, 노동의 정당한 가치가 실현되고, 분배와 조세의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검찰개혁이다. 그리고 복지분야에서는 노후가 되었을 때 소득과 주거, 생활을 국가가 확고하게 보장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  차기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생각인가?

당연히 출마한다. 단 한 번의 경선으로 시민과의 소통이 충분했다고 보지 않는다. 시민과 호흡하고 정치혁신을 위해 출마할 것이다. 지역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을 바꿔내고 싶다. 평당원의 뜻을 모아 바닥에서부터 소통하는 정당 활동을 만들어가려 한다.

 

▶  차기 선거에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현 비례대표인 김광진 국회의원이 출마의사를 피력하고, 노관규 전 시장도 정치활동을 재개했다. 그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김광진 의원은 애초에 수도권에 준비했으니 계획대로 했으면 싶다. 그리고 출마를 하고도 선택받지 못한 후보는 다시 출마할 자격이 없다고 본다.

 

▶  국회의원 보좌관을 오래 했다.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다면?

장기요양보험법을 만들 때 정부에서는 요양시설 개설권을 의료인에게만 주는 것으로 설계하였다. 그런데 나는 그것을 특권층에 대한 또 다른 특혜라고 생각했다. 자격이 있는 사람이 근무를 하도록 하면 될 일이지 시설 개설권까지 특혜를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매우 힘들었지만 결과적으로 그 주장을 관철했고, 짧은 기간에 장기요양시설이 많이 보급될 수 있게 하였다. 

 

▶  역으로 후회되는 일이 있다면?

국회보좌관 시절 너무 일에 매몰되어 가족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 아마 지금도 아버지로서 역할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  요즘 정국을 세월호 정국이라고 한다. 정치인으로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세월호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자는 주장은 정당하고, 유가족의 요구대로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돼야 한다. 나도 SNS와 언론사 기고, 촛불집회 참여, 팽목항 봉사활동 등을 통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지금까지 활동이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에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는 세월호의 교훈을 구현하는 활동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당장 우리 지역에서부터 생명존중과 안전을 위한 세월호 예산을 확보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지역위원장 선거에서의 낙선과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경선후보 탈락 등 연달아 두 번의 선거에서 낙선을 경험했지만 고 씨는 꼿꼿해 보였다. 그의 인생 20대에도 잔혹한 좌절의 경험이 있었다. 1995년 교통사고로 차가 전복 돼 목과 얼굴을 다쳐 손가락도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서 쓰러졌다가 얼굴의 반이 무너진 사고를 겪었다. 임시방편으로 수술을 했지만 아직도 그의 얼굴엔 흉터가 남아있다. 당시의 경험은 그의 인생에 큰 깨달음을 남겼다. 앞으로의 인생은 보너스이니 욕심 부리지 않고 즐겁게 살리라는 교훈이다. 두 번의 좌절을 겪었지만 주어진 삶에 정성을 다하며 새정치민주연합이 일상적인 생활정치로 신뢰받는 정당을 만들고 싶은 것이 현재 그의 유일한 바람이다.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