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북 콘서트

저서‘칼날위의 평화’통해 한반도 평화방안 모색

참여정부 당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종석 전 장관이 ‘칼날 위의 평화’ 출간 기념으로 순천에서 북콘서트를 가졌다. 이번 북콘서트는 노무현재단 전남지역위원회와 순천언론협동조합이 함께 마련한 행사로 지난 19일(금) 저녁7시 조례동 호수도서관에서 진행되었다.

이날 북콘서트는 노무현재단 전남지역위원회 박기영 상임대표가 진행하였다. 저자 이종석 전 장관과 함께 순천대 이윤호 교수, 순천언론협동조합 이정우 이사와 순천전자고 정경호 역사교사가 패널로 참여하였다.
이종석 전 장관은 “1인칭으로 서술했지만 노무현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참여정부의 생각을 기술하려했다. 길게는 11년 전 이야기, 짧게는 8년 전 이야기다”고 소개했다. 그는 “서문에 내 이야기는 역사라고 썼다. 다시 쓰다 보니 현재 진행형의 이야기같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착공식 때 대한민국 경제가 살아날 길은 남북협력 밖에 없다고 말했는데, 이제는 지금의 여권도 그렇게 말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남북협력이 우리의 미래다.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이 좋은 정책은 받아서 이어나갔다면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크다”며 “노무현이 추구한 정책이 복원되거나 발전돼야한다. 자주, 평화, 균형은 공동체가 추구하는 상식의 가치” 라는 것이다.

이정우: 불과 8년 전 일인데, 먼 과거처럼 느껴진다. 너무 많이 바뀌었다. 통일부 장관으로 일하면서 미국, 외교부, 국방부 끊임없이 갈등을 겪었을 텐데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

이종석: 수구언론도 애국심이 있다. 그들이 형성해 온 신념이 옳지 않다는 것에 거부감이 있었지만 인간적으로 미워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이윤호: 김대중에 이어 노무현 정권 때 아주 오래간만에 한반도에서 미국과 친일에 예속된 것을 벗어나려는 행보를 보였다. 이 책에 그런 내용들이 서술되어 있는데 미국, 일본, 중국, 소련, 지정학적 조건에 있는 남한과 북한이 어떻게 균형자 역할을 한다는 말인가?

이종석: 2005년 당시 제기했던 동북아 균형자론은 대한민국이 이제 힘이 있으니 한반도 문제에 대해 균형을 잡을 수 있다. 지금 당장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그렇게 가야한다는 것이었다.

국내 언론은 니가 무슨 힘이 있다고? 미국동맹을 따라가야지 하는 입장이었다. 반미적 시각이다. 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버티는 꼴이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한국 언론이 떠들어대니 경각심을 가졌다.

북한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서는 우리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 전쟁이 일어날 수 있으니 우리 일에 대해서는 우리가 개입해야 한다. 이걸 가지고 반미로 몰아세웠다. 당시 나도 대응에 있어 무능했던 것 같다.

동북아 균형자론을 다시 이야기하면 그렇다. 양자 관계에서는 돈 많은 사람이 이긴다. 그러나 3자 관계가 되면 A와 B는 어른이라도 다투다가 C에게 묻는다. C가 꼬맹이여도 C에게 묻는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주체의식이다. 여러 나라가 관여된 일에는 단순한 군사력이나 경제력이 아니라 아이디어다. 협상력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돌파하면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다. 우리가 가진 주체의식 창조의식 안에서 균형자가 돼야 한다.

 

박기영: 이종석 장관을 볼 때 원칙주의자인줄 알았다. 외교, 안보 분야 어떻게 그렇게 다양한 전략을 세웠나?

이종석: 대통령이 전략 지향적이었기에 그걸 따라가지 않을 수 없었다. 복수의 대안을 제시해야 했다. 대통령과 토론하면 전략적으로 복잡한 것은 얽히지 않고 풀어낼 전략성이 있었다. 어떤 정책도 설명가능하지 않으면 안 된다. 노 대통령은 어떠한 전략을 내놓아도 받아들이는 리더쉽이 있었다. 그 리더쉽이 참모의 용감성을 결정한다. 지도자가 갖는 리더쉽 때문에 보좌진들의 창조적인 사고가 가능했다.

박기영: 노무현 대통령의 열린 리더쉽이 아직까지도 노무현 대통령을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이종석: 한 번은 북한이 핵을 가졌다고 해서 대통령이 진노한 적이 있다. 그럴 때 ‘아닙니다’ 라고 말하기는 상당히 힘들다. 그런데 아니라고 말했다. 그래도 받아들인다. 사람들은 그런 노무현을 모른다.

 

정경호: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통일에 반대하는 아이들이 많아 ‘선생님, 통일이 뭐예요?’ 라는 책을 썼다. 이 책을 쓰면서 관련 서적을 읽은 적이 있는데, 북한 급변 사태가 나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다 주한미군이 ‘개념계획 5029’를 접한 바 있다. 이에 대해 CNN기자와 ‘칼날위의 평화’에서 해석을 달리하는 내용이 있다.

이종석: 기본적으로 미국이나 CNN 기자는 미국의 이익을 우선하고, 나는 우리나라의 국익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 ‘개념계획 5029’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하면 미군이 작전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북한에서 급변한 사태가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북한 내부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하면 우리의 동맹국인 미국이 도와주겠다는데? 미국은 그들의 국익에 맞게 이야기 한다. 우리나라 내 진보주의자들 조차도 미국 관리들이 말하면 그 말을 그대로 믿는데, 그건 진보사대주의다. 남북한이 적대국가지만 형제라는 것에 대해 다민족국가인 미국인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북한 내에 급변사태가 발생하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남한이니 우리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
 

▲ 사진 왼쪽부터 이정우 정경호 이종석 박기영 이윤호

방청객: 그동안 역대 정부나 진보진영에서 여러 가지 통일방안이 제시되었다. 우리 현실에 맞는 통일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나?

이종석: 이승만의 북진통일론도 있었고, 진보진영에서는 연방제 통일방안, 김대중 정부의 남북연합론 등이 제시되었다. 현재의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북한 내부의 붕괴를 통한 통일을 지향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 현재 상황에서 어떤 통일을 지향해야 할 것인가? 제 생각은 통일의 경로가 있으면 되지 통일방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통일방안은 남북 정부의 정권 홍보용일 뿐 실용적이지 않다.
이제는 국민들에게 가능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 총질 하고 있는데 무슨 통일 방안이냐? 남북이 협력해 나가면서 통일방안이 이야기 되어야 한다. 저는 이름 붙이지 않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노무현도 평화 번영되면 후대들이 통일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우: 이 전 장관께서는 NSC상임위원장이기도 했다. 지금 우리나라는 세월호 정국이다. NSC가 제대로 작동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보나?”

이종석: 위기관리는 위기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한 업무다. 세월호 안전점검이 모든 분야에서 제대로 되었는지, 해수부가 안전점검 할 수 있는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

사고가 터진 뒤에는 해경을 통해 실시간 사고 관련 정보가 청와대로 온다. 상황파악하는데 10분이나 20분 걸린다. 문제가 있으면 즉각 NSC 회의가 열리지만 세월호 참사의 성격을 봤을 땐 대통령 비서실장이 긴급회의를 주재하여야 한다.

청와대에는 각 정부부처에서 파견 나온 행정관, 비서관, 수석비서관 등 500명 가까운 사람이 있다. 청와대 자체가 작은 정부다. 때문에 비서실장이 매일 수차례 회의를 하며 현장을 관리한다. 대통령 비서실이 왜 있겠나? 비상상황은 비서실장 관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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