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광장신문 교육분과 현안 토론 정리 “학교 가꾸는 노동 + 인문학 공부”제시

순천의 J고등학교 학생에 의해 벌어진 이른바 ‘패륜 동영상’과 관련하여 학교가 학생들을 보다 더 깊이 있는 선도를 하는 대신 처벌에만 초점을 맞춰 사건을 마무리하려 했다는 비판이 한편에서 제기되고 있다. 학생들의 봉사활동 당시 인솔교사나 학부모가 동행하지 않았다는 지적 또한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징계대상이 2명 이상인 경우 학교는 인원수에 맞춰 위탁기관을 선정해야 함에도 학생 9명을 한 곳에 보내는 등 관리상의 문제점도 드러냈다.

이 사건을 돌아보며 ‘학생 사회봉사’의 문제가 무엇이고, 대안은 무엇인지에 대해 전문가의 견해를 들어 보았다.

순천제일대 변황우 교수는 “J학교만 문제였겠나? 학생 개인의 인성 문제로만 치부하고 넘어갈 수 없다. 이런 행위가 바로 인간성 말살의 시대적 징후 아닌가 생각된다. 이런 계기를 통해 현재 우리나라 교육에 대해 성찰해 볼 수 있는 기회로 삼자”고 했다.

순천고 문수현 교사는 “언론에서 학생들 봉사활동 하는 데 학교에서 지도 교사가 따라가야 한다고 지적했는데, 현재 그런 제도가 없다. 수업은 언제 하고 공문은 누가 처리하나? 위탁받은 기관도 학생들을 책임지고 관리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이번에 학교만 동네북이 되고 말았다. 물론 학생들의 문화와 상식이 저급하여 발생한 측면이 크다. 학생들의 인성이 이런 수준으로 일반화되고 있는 현실은 결국 한국교육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현행 사회봉사 시스템은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 극한 노동을 하는 것이 좋은가, 다독여서 푸는 것이 좋은가? 어떤 것이 효과가 있을까? 그 대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피력되었다.

학생 생활지도를 담당하는 부서인 ‘학생복지부’는 사회봉사, 교내봉사, 학교 내 상벌과 징계 및 계도를 맡고 있는데 현재 학생 사회봉사는 지도하기 위한 인적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형편이다. 학생 사고는 예고가 없고 가변적이어서 그만큼 어렵다는 게 학교교육 관련자들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자원봉사는 스스로 가는 것이니 문제되지 않지만, 사회봉사는 강제성이 있는 활동인데 언제, 어느 때,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J고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어디서나 벌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은 설득력이 있다.

사회봉사를 맡은 위탁 기관은 문제를 일으켜 강제로 오는 학생들이 귀찮을 수밖에 없다. 전문 상담교사가 배치되어 있다면 학생을 전담해서 지도하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가 많은 게 현실이다. 학교 바깥으로 보내지 않고, 교내봉사로 하기도 하지만 그마저도 지켜볼 여건이 안 되는 형편이라는 점은 큰 문제다.

전문가들은 “사회봉사보다 교내봉사가 더 효과적이다. 학교에도 일이 많다. 요즘 학교는 제초제 쓰면 안 되는데, 학교 운동장과 울타리 주변으로 잡풀들이 엄청 많다. 사회봉사에 가면 도리어 장난치며 놀고 이번과 같은 사례가 발생할 소지가 있지만, 운동장 풀 뽑고 학교 주위 정화 노력 봉사에서는 그럴 수 없다. 수로 정비 등과 창고 정리 등 노동을 통한 계도는 권장할 만한 한 방편이며 봉사 기간 동안 반성의 계기를 위한 철학, 인문학, 노동의 가치 등 나눌 수 있다. 사회봉사 하는 기관이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곳이 아니라면 학교 안에서 노력봉사 시키는 것이 낫다. 신체적으로 힘든 일을 해보는 경험은 아주 중요하다. 노동만이 아니라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교내에서 노동봉사 5일, 10일에 해당되는 교육과정 진행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진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교육적으로 권장할 만한 과정이라고 본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번 J고등학교 학생의 ‘패륜 동영상’이 일으킨 소동은 지금 우리나라 교육이 가고 있는 길목에서 또 다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는 점에서 단지 해당학생의 행위를 나무라고 징계하는 데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팽배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번 몇몇 전문가들의 견해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곡성의 공립 대안학교인 한울고등학교에서 운영하는 가변학급 제도를 활용하여 학생을 선도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는 방안이라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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