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철호 변호사

20년간의 투병생활을 통해 스스로 깨닫고 정리한 통찰을 담아 ‘스스로 몸을 돌보다’란 책을 쓴 윤철호 변호사를 첫 번째 독자의 소리 주인공으로 모셨다. 신문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신문의 방향을 명쾌하게 조목조목 짚어줄 거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러나 뭐 별 신통치 않은 아부로 시작했다. 가장 인상깊은 기사를 묻자 “나는 달걀배달부라는 고정칼럼이다. 불후의 명작으로 꼽히는 고전 속에서나 겨우 마주칠 수 있는 인간성에 대한 고민과 고찰을 만날 수 있었다. 참고로 나는 절대로 과찬의 말씀을 잘 못하는 사람이다”고 말했다. 역시 아부는 힘이 세다. 금세 기분이 좋아진다.

신문을 구독하게 된 계기를 묻자 “믿을 만한 신문이 있고없고는 비상상황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순천 ‘시민의 신문’ 이후 지역소식을 전하는 매체가 없어서 당혹감을 느꼈다. 언론협동조합이 생긴다는 말을 듣고 자동으로 조합원과 독자가 됐다”고 말한다.

광장신문의 ‘아쉬운 점이나 앞으로 다루었으면 하는 기사’를 물었다. 뭔가 신선한 답이 나올 거라 기대했다. 그러나 아직 아쉬운 점은 없단다. 덧붙여 "신문이 계속 나오다 보면, 아쉬운 점이 생기리라고 본다. 전반적으로 사회의 밝은 면에 치중하려는 인상이 보인다. 사실 사회의 어두운 면은 그것을 인식하는 순간에 정화되어 사라지는 수도 있다. 억울한 일, 부당한 일에 대해서도 심층적인 보도를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참 의미심장한 말이다. “사회의 어두운 면은 그것을 인식하는 순간에 정화되어 사라지는 수도 있다”

어두운 것을 깊이 들여다보면 답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밝은 면을 비추어 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잠시 곰곰이 생각해 본다. 기자로서 그런 깊이 있는 사고를 할 틈도 없이 바쁜 지점에서 허우적거리며 살고 있는 지금, 어두운 면을 깊이 들여다보는 것, 그것이 갖는 의미를 생각한다.

맞다. 깊이 들여다보는 것. 그것이 핵심이 아닐까? 고맙다 말하지 아니할 수 없는 문장이다. 이 예리한 지성이 20년 동안이나 아프고 나서 얻은 스스로 몸을 돌보는 방법, 꼭 사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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