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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앞에서 어떤 삶을 살고싶은지 분명해졌다현대제철에 근무하는 한승철 씨
박경숙 기자  |  pks@agora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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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호] 승인 2014.08.22  11: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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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에 근무하는 한승철 씨는 최근 갑자기 심근경색으로 병원 신세를 졌다.
그는 다른 사람보다 중량운동을 많이 하는 편으로 누구에게나 인정받을 정도로 건강한 사람이었다.
평상시 먹을거리도 신경을 썼고, 운동도 꾸준히 해왔다.
불과 두 달 전 종합검진에서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나왔는데, 정말 알다가다 모를 일이었다. 
 
   
 

세 번의 심장 쇼크

심장에 이상을 느낀 것은 헬스를 하다가 무거운 중량운동을 할 때였다.
힘들면 보통 1분 정도 쉬면 회복되는데, 이번에는 가슴이 조여 오는 느낌이 해소되지 않았다.
평상시와 다른 증상을 경험하며 몸에 이상이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주춤하다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얻어 한국병원으로 갔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심장 쇼크가 일어났다.
다행히 응급실에서 벌어진 일이라 의료진이 급히 제세동기로 심장에 자극을 주었고 잠시 호흡이 돌아오는가 싶었다.
그런데 주위 사람 얼굴도 볼 틈이 없이 또 두 번째 쇼크가 왔다. 급히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순천에서 심근경색 시술하는 곳은 성가롤로병원밖에 없다고 했다.
생사가 오가는 급박한 와중에 급히 구급차에 실려 성가롤로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성가롤로병원에서 또다시 쇼크가 일어났다.
세 번이나 쇼크가 오자 가족들은 이제는 죽었구나 싶어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의 아내는 그 순간 눈앞이 깜깜해져 아무것도 눈에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앞서 심근경색으로 도착한 환자가 수술실로 들어가고 잠시 후 사망하자 두려움은 더욱 심장을 조여 왔다.

드디어 수술할 차례가 됐다.
수술실로 옮겨지고 경색된 부분을 뚫어주자 거짓말처럼 회복이 됐다.
중환자실을 거쳐 일반병실로 옮겨지고 입원 9일 만에 퇴원하는 한 씨를 보며 주치의는 “심장에 아무런 손상도 입지 않았어요. 이런 경우는 정말 기적 같은 일입니다.” 고 전했다.
환자의 상태가 멀쩡한 것을 보며 주치의는 얼마나 기분이 좋았던지 병실 문을 닫고 나가다 다시 신이 난 얼굴로 한 번 더 들여다봤다.

심근경색으로 세 번의 쇼크가 왔는데도 아무런 후유증 없이 회복한 한 씨의 지난 며칠간이 궁금했다.
왜 갑작스럽게 심근경색이 찾아왔는지? 후유증이 없이 예후가 좋은 이유는 뭔지? 죽음을 경험하고 난 이후 삶의 변화는 무엇인지? 그런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고무줄이 늘어지다가 어느 순간 툭 끊어지는 것처럼 나이가 들면 어느 순간 사소한 요인이 가중돼 심근경색증이나 뇌졸중이 오는 것이라 그에게 일어난 작은 변화를 들으면 광장신문을 읽는 독자들이 다시 건강과 질병 사이에서 중심을 잡고 생활습관을 조율할 거라는 순진한 기대가 작동하기도 했고, 그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생사를 오가며 든 생각

그는 2001년에 입사하고 13년째 현대 하이스코에서 근무하고 있다. 2005년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고 다니던 회사가 없어졌다가 다시 복직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다시 복직해서는 강성이라고 또 해고 당하고, 노동조합 행사 때문에 30분 일찍 나갔다고 다시 해고되었다 다시 복직되기를 네 번. 힘들었지만 나이가 많은 편이라 슬그머니 빠질 수도 없었고, 묵묵히 곁에 서있을 수밖에 없는 처지여서 함께했단다. 지역민들이 노동조합이 정당하다고 이야기 해주었기에 자신이 그 길을 갈 수 있었다고 한다. 그에게 첫 번째 질문을 던졌다. “왜 갑작스럽게 심근경색이 찾아 왔다고 생각하는지?”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스트레스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노조전임자 활동을 마치고 현장으로 복귀해서 변화에 적응하는 중에 현장 업무를 제대로 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한다. 이유는 한가지만은 아니다. 작년 현대제철 단체협약 체결하며 8일간의 단식을 한 후, 몸을 회복하기 위해 6개월 동안 간헐적 단식을 했는데, 알고 보니 오히려 몸을 회복하기 위한 간헐적 단식이 몸을 더 망친 꼴이 됐다. 간헐적 단식은 밥을 먹고 공복 후 낮 12시에 점심을 먹고, 저녁 8시 이후에 저녁을 먹는 것이라는데 간헐적 단식에 대해 설명을 듣고도 말귀를 잘못 알아들었다는 것이다. 저녁 8시 이후에는 마음대로 먹어도 되는 것으로 착각을 했다.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해결하려는 몸의 반작용도 있었다. 몸이 점점 좋아진다고 느끼고, 평소에 못 먹던 통닭, 고기 등을 마구 먹었다. 몸은 급작스런 환경변화를 적응하지 못했다. 본래 건강을 중시하는 성미라 채식위주로 먹고 적당한 운동으로 건강을 잘 살피던 사람이었는데, 단식 이후 식단이 극단적으로 바뀌면서 몸의 적응 능력이 떨어진 것이다. 쓰러진 다음에야 간헐적 단식에 대해 잘못 알아들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지금 이글을 읽는 독자들 중에도 혈관에 이상이 오기 직전에 간당간당 별 탈 없이 지내는 즈음인지 모르니, 생활 리듬을 돌아보시라.

두 번째 질문 “후유증이 없이 예후가 좋은 이유는 뭔지?” 물었다. 그 답변은 평상시 꾸준히 운동해 온 습관 덕이라고 간단히 답했다. 이어 세 번째 질문을 던졌다.
“죽음을 경험하고 난 이후 삶의 변화는 무엇인지?”
그는 좀 더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사람들과 적극적인 관계를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지역사회에 필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어요.”
 

원하는 삶을 살라는 하늘의 뜻

병원에 누워있으면서 죽음을 경험한 그에게 찾아온 변화는 뚜렷하다. 죽음은 자신이 어떤 삶을 살고자 하는가를 더욱 분명하게 해주었다. 그는 본시 낯가림이 있어서 좋은 사람을 만나도 다가오기를 기다렸지, 먼저 다가서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다시 살고 보니, 사람들 간의 만남에서 적극적인 관계를 맺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또 한 가지는 지역을 위해, 뭔가 해 온 일이 없다는 사실이 후회스럽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병원에 입원해 있던 중 성가롤로 병원 4층 성당에 올라가서 기도를 하던 중 “아버지가 나를 살린 것은 하지 못한 일이 있어서 살린 것이다. 그 뜻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제대로 해보고 싶다.” 는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마침 병원을 찾아온 이웃들도 아픈 그에게 앞으로 활동 범위를 좀 넓혀달라고 당부했다.
갑작스럽게 심근경색이 온 사람에게 잘 쉬고 회복하라는 당부가 아니라 더 열심히 일해 달라고 부탁하는 사람도 의아하고, 그에 응해 앞으로 한계를 넘는 어려움도 넘어서도록 열심히 일해 보겠다고 하는 말도 기이하다.
그는 “안일하게 살아왔다. 꾀를 부리기도 하고,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적당히 해왔다.
이제 자신의 한도를 벗어나는 한이 있어도 뭔가 집중할 일이 있으면 열심히 하겠다” 고 다짐했단다.
주변 사람들에게 당부도 잊지 않는다.
“심장마비가 오면 거의 죽거나, 반신불수가 될 수 있으니, 운동 후의 자신의 느낌을 메모하고, 변화를 잘 알아챌 수 있도록 하라”고.
특히 화가 나도 웃음으로 맞이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웃음 속에 효소가 나와 스트레스를 해소시킨다고. 모든 일은 자신을 돌아보고, 배우며 성장하며 살 수 있도록 하는 하늘의 배려니 웃음으로 맞이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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