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일/한국유기질비료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지난 호에서 Codex(국제식품규격위원회)의 유기농업 순환System은 취지와 내용이 문제라기보다 다양한 지역적 특수성을 무시하는 것이 문제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므로 혹 필자가 Codex의 유기농업 순환System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오해가 없으시길 바란다.

필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씀 중 “서생적(書生的) 문제의식과 장사꾼적 현실감각을 겸비하는”이라는 문구를 좋아한다. 우리가 현실에서 부딪히는 문제에 쉬운 답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친환경농업의 정의도 이 문구를 새기며 현실 속에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나갈 때 올바른 정도가 열리리라 믿는다.

오늘 필자가 말하고 싶은 ‘푸드 마일리지’라는 주제는 간단하지만 정말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물어보고 싶었던 내용이다.

 
푸드 마일리지란 영국의 소비자운동가 팀랭이 1994년 처음 사용한 개념으로, 식품이 생산된 곳에서 일반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이동거리를 말한다. 팀랭은 농산물 공급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수입농산물에 대한 안정성, 신선도, 이동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등의 문제점을 감안할 때 유기농업보다 푸드 마일리지를 줄이는 것이 오히려 훨씬 친환경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래프에서 보듯 우리나라 국민은 1톤의 농산물을 식탁에 올리는데 7085km를 이동시키고 있다. 또한 그만큼 수입농산물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푸드 마일리지 세계 1위! 프랑스의 10배! 정말 대한민국 내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식탁위에는 브라질산 닭고기, 덴마크산 돼지고기, 칠레산 포도, 미국산 오렌지가 넘쳐나고 있다.

필자가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은 “언제까지 이런 식탁을 유지하고 살 것인가”다.
우리 모두가 매끼 식사 때마다 먹는 농수산물이 몇 마일리지를 달려 왔는지 계산해보자. 그래서 우리의 식문화와 구매문화를 바꿔보자.

필자는 이것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와 인류가 함께 공존하는 쉽고도 분명한 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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