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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과 친하게, 함께, 즐기자문화의 거리에서 ‘소통예술’을 구상하는 허명수 작가
박경숙  |  webmaster@agora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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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호] 승인 2014.08.14  21:3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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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동 문화의 거리에서 예술기획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재미를 만들어 내고 있는 허명수 작가를 만났다. 그는 요즘 ‘미(美)친(親) 동거동락’ 이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밤낮없이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며 새로운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8월 16일(토) 문화의 거리에 어린이, 청소년, 청년, 주부, 노인 등 순천 사는 사람들이 모여 “아름다움과 친하게 함께 즐기자” 는 기발한 예술 기획안을 완성하기 위해서다. 이들이 만들어 낼 예술과 축제의 결합은 과연 어떻게 펼쳐질까?

자신의 구상대로 예술작업을 했던 사람이 언론협동조합 사무실에 들러 “도와 달라”며 청하고, 대안학교인 사랑어린배움터도 찾아가 부탁하고, 색소폰 동호회에 참여 요청을 하러 다니며 분주하다. 인연이 닿는 곳곳의 문을 두드리지만 다들 주어진 일로도 바쁜 상황이라 반응은 알 수 없다. 하루 종일 땀을 뻘뻘 흘리며 순천 시내 곳곳에 홍보물을 달고 밤까지 작업한 홍보물이 다음날 아침 모조리 뜯겨서 사라져 버려 날마다 힘이 빠지는 일이 생기지만 그래도 의기양양하다. 좁은 문화의 거리에서 뭘 얼마나 더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싶은 첫 생각이 그의 열정과 분주함을 보며 기대로 바뀌는 순간이다. 돈도 안되는 일에 자신을 던지고 있는 허명수 작가가 처량하고 동시에 뭐든 만들어내지 않을까 기대도 돼 함께 도울 일이 없는지 궁리해 보게 된다.

허 작가는 어려서부터 손재주가 있었다고 한다. 장난감을 갖고 싶어도 돈이 없으니 스스로 깎고 다듬어 만들며 놀았다. 자꾸 만들다 보니 어느날 실력이 되었다고 한다. 뭔가 얻고 싶은 것이 있으면 타고난 손재주를 이용해 총도 만들고 칼도 만들었다. 손도 많이 베었지만 완성될 때의 기쁨이 있었기에 멈출 수가 없었다. 그림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시작했다. 그의 꿈은 원래는 의사였다고 한다. 의사가 돼 힘든 사람을 돕고 싶어 공부를 하던 중 그가 그린 풍경그림을 본 선생님이 한마디 던진 것이 인생의 행로를 바꾸었다. “미술부 하고 싶지 않냐? 미술부하면 야간자습 안 해도 되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자신의 꿈이 의사였다는 사실을 깜박 잊어버렸다. 그는 오로지 야간자습을 안하기 위해 미술반에 들어갔다고 한다. 친구들은 야간자습 하는 시간에 그림을 그리면서 남모를 재미에 빠져들었다. 당시에 나온 고흐 영화와 책을 보면서 화가가 되어야겠다고 순식간에 꿈을 바꾸었다. 고흐처럼 구속되지 않고 자유로운 사람으로 살고 싶었다.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고자 예술을 한다면서 괴짜 짓도 많이 했다고 한다.

그의 작품에는 철도가 많이 등장한다. 철길이 있는 동천 근처에 살았던 그에게는 추억이 많다. 수영하다가 지치면 천변 돌 위에 앉아서 쉬고, 그때 기차가 지나가면 손을 흔들었다. 기차  레일 위에서 소리를 들으며 기차의 뒷모습을 바라보면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기차에 대한 동경이 생겼다고 한다. 철도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 희망의 공간 같았다. 철길을 재현했다가 인위적으로 원으로 만들어보기도 하고 머릿속에서 상상이 도는 대로 시도해 보며 미지의 세계를 상상했다. 수없이 작업했던 설치미술은 둘 곳이 없어서 어느 순간 크레인으로 부수고 다시 다른 상상에 빠졌다. 혼신을 다해 만든 작품이 크레인에 의해 뿌지직 부수어지는 소리가 통쾌했단다. 그 이유는 또 다른 새로운 것을 할 수 있기 때문. 만들고, 부시고, 수없는 작업의 과정을 통해 찾아보려 했던 그 미지의 세계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의 결론은 미지의 세계는 아무데도 없었다는 것이다. 단지 실제 삶으로 드러날 뿐.

   
▲ 철도협동조합 카페 '기적소리' 내부 전경-허명수 작가의 작품

수입이 일정치 않은 문화예술기획을 하며 어찌 생활을 꾸려가는지 궁금해서 묻자 장난기 어린 눈빛이 잠시 진지하게 바뀌었다. 그에게는 친형처럼 좋아한 두 분이 있었다고 한다. 한 사람은 자살을 했고 한 사람은 뇌졸중으로 떠났다. 늘 함께일거라 믿었던 두 사람이 다른 세상으로 떠나니 친구가 없어졌다. 그때서야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 해 마흔 다섯살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요즘 향동 문화의거리로 들어온 후 문화예술 기획을 하면서 작품활동을 더 많이 하게 된다고 한다. 그동안 돈 버는 일에 집중하느라 작품 활동은 못 했었다.

허명수 작가가 요즘 꿈꾸는 예술 분야는 이름하여 ‘소통예술’이다. 사람들과 소통하며 만들어가는 예술이라니? 그 작품의 완성은 언제나 미지수다. 어떻게 완성되어갈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디투문화공동체는 편하게 이야기 나눌 카페도 만들고, 미(美)친(親)동거동락이라는 프로젝트를 좀 더 크게 확장해서 진행해 보려고 한다. 그 시작은 향동 삼성생명 건물 뒤편에 있는 팽나무에 대한 수다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 때는 사람들의 쉼터였고, 공원 역할을 했던 그 팽나무가 사람들에게 잊히고 팽개쳐 있는 것이 아쉬웠던 이강숙 화가 등 디투공동체 일원들은 아이디어를 모아왔다. 소통이 예술로 승화되는 과정이었다. ‘소통예술’ 이라는 장르의 시작은 영국이다. 런던 다리를 중심으로 한쪽은 부자들의 동네이고, 한쪽은 가난한 사람들의 동네였다. 가난한 사람들이 살던 동네에 화력발전소가 있었는데, 노동자들이 그곳에서 살다가 화력발전소가 문을 닫고 방치되자 예술가들이 그곳으로 들어가 그림도 그리고 미술교육도 하게 된다. 가난하고 고단했던 아이들은 미술교육을 받고 싶어 했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찾게된다. 폐허가 된 화력발전소가 사람들로 활기차게 북적이며 다시 멋스럽게 살아났다. 순천에서도 원도심이 예전의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 학생들과 예술로 소통하는 허명수 작가와 이강숙 작가

많은 예술가들이 문화의 거리에 모여 살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 사이를 맴돌며 나누는 이야기로 만들어 갈 또 다른 세계가 어떤 모습일지 점점 더 궁금해진다. 8월 16일(토) 오후 4시부터 문화의 거리에서 이들이 진행하는 ‘미(美)친(親) 동거동락’ 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할 때 또 다른 에너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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