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고 준비모임

한국사회에서 교육은 하느님이 와도 바로잡기 힘들다는 말이 있다. 교육부는 지금 교육이 이 지경이 된 것은 ‘진로교육의 부재였다’ 고 진단하며 발 빠르게 학교에 진로교육을 도입하여 실시하고 있다.

순천도 교육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2학기 순천이 자유학기제 시범교육지원청으로 지정된 것이다. 학교 안의 변화에 이어 지난 5월 학교밖청소년지원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고 학교를 떠난 청소년들에 대한 지역사회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학교 안과 밖의 시스템이 변하고 있지만, 그 변화가 애초의 의도를 충족시키는 내용적인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시점이다. 이러한 때 청소년과 부모 모두에게 치유와 돌봄이 일어나는 지역공동체를 꿈꾸며 메마른 땅에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이 있다. 일명 ‘문화창고 준비모임’ 사람들이다.

청소년 문화창고 준비모임에 속한 이들은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학교 안과 밖의 흐름에 답답함을 느꼈다고 한다. 백날 이런저런 요청을 말로만 하는 것 보다 차라리 그 생각을 한 사람이 먼저 뭐라도 시작해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지역 청소년들의 문화를 꽃피울 수 있는 길을 스스로 찾아 문화의 장을 만드는 것이 차라리 빠르겠다며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한 사람들은 순천청년연대 대표였던 유옥상 씨와 좋은친구들 김대중 대표, 파란직업학교 류정호 대표, 청소년 문화에 관심이 많은 오병원 문철홍 씨 등이다.
 

청소년들이 대상에서 주체로

이들이 선택한 방식은 재능이 있는 청소년들을 주인으로 모시는 문화의 장을 펼치는 것이다. 청소년 강사 모집을 위해 태풍이 잦아든 지난 일요일 오후 매산고등학교 2학년 문선휘 군을 만났다. 교사의 추천을 받고 주선된 만남이었지만 선휘는 만나자마자 “어디서 주최하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 시대 어른들이 이런 기획을 할 리 없다는 선입견이 컸고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이런 짓을 벌이나 궁금해 하는 엄마의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이었다.

 

문화창고 준비모임 류정호 씨는 “요즘 세상은 간판을 제대로 건 메이커가 아니면 의심을 하고 걱정이 되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창업과 창조경제가 가능하겠는가?” 한탄하며 “이제 태어난 아이더러 자기소개 하라고 하면 어쩌것냐? 여하튼 훌륭한 사람들이 모여 좋은 일 하자고 하는 거다.” 답변한다. 모든 것을 준비해 놓고 청소년을 초대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청소년들과 함께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모든 경험은 성장을 이끄는 동력이므로.

 

다시 분명하게 취지를 설명한다. “청소년이 펼치는 재미난 강좌는 항상 대상이 되었던 청소년이 주체로 나서서 다양한 형태의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게임을 예로 들면 게임을 잘하는 학생이 이제 게임을 배우려는 사람, 체계 없이 답답한 수준이 계속되는 사람에게 자기 기술을 전수하고 가르치는 것이다.”
친절한 설명에 그제야 선휘는 끄덕 끄덕.
 

춤을 통해 얻은 자신감

선휘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샤인’ 영상을 보고 하도 멋있어서 2~3년 동안 같은 화면을 눈으로 보기만 했단다. 그러다가 한번 따라하더니, 영상에서 보던 그 장면을 몸으로 그대로 재현했다. 몸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을 확인하고 쉴 새 없이 연습하던 선휘는 어느날 선수가 됐다. 방송에 나오는 댄스만 주로 했는데 지금은 다른 것도 자세히 보면 무엇이라도 춤을 출 수 있다고 장담한다. 요즘은 공부만 열중하고 있어 한편으론 가슴이 짓눌려 있는 느낌에 짜증이 많이 쌓여있었다며 뭔가 활로를 찾은 표정이다. 선휘는 고등학교 1학년 때는 공부를 잘하는 편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비교적 잘하고 있단다. 아마도 춤을 통해 스트레스를 발산하고, 무엇인가를 해내기 위해 몰입하면서 얻은 자신감 덕분이지 않겠느냐고 김은경 교사가 덧붙인다.

낮선 자리에 교사를 믿고 따라온 선휘에게 김은경 교사 “협동조합 활동 하는 사람들은 한 번 한다면 하는 사람들이다”고 힘을 보탠다. 또 “학교생활에 지장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보탠다. 현재 학교는 대학입시에 쓰는 자기소개서는 학교장의 허락이 있는 활동만 쓸 수 있다는 조언도 했다. 지금 아이들은 교회가고, 학교 다니며, 봉사활동을 할 시간이 없다고...

 

그 말을 들은 류정호 씨는 “강사 활동은 단순히 방문하는 봉사활동에 비하여 긴 시간의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므로 봉사활동 점수는 받는 것이 좋겠으며 청소년단체와 협의하여 협력, 봉사활동이 인정될 방법을 찾아봐야겠다.”고 답한다.

선휘는 얼마 전 학생회장에 출마했다가 떨어졌다고 한다. “아마도 이 거 할려고 떨어졌나보다.”고 말하며 격려하는 김은경 교사, 청소년을 주인으로 세우는 프로젝트에 발로 뛰는 류정호 씨, 설레는 가슴으로 바라보며 응원하는 사람들, 이들이 만들어 낼 지역공동체의 새바람이 흥미진진하다. 성공할 가능성보다 실패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보이지만, 얼마나 멋진 일인가? 청소년이 주인공이 되어 펼치는 재미난 강좌, ‘너의 재주를 펼쳐봐’ 이 재미난 청소년 문화기획에 참여를 원하는 청소년이나, 자녀의 재능을 확실하게 키워주고 싶은 부모님은 많이 고민하시고 큰 도움이 될거라 판단될 때 바로 전화하시길.
▶ 문 의 : 류정호 010-6713-8000  
 
 


문선휘 군이 가르칠 춤은?

방송댄스에도 기본기가 있어서 두세번 기본기를 가르치고 EXO의 으르렁을 첫번째 춤으로 가르칠 것입니다. 

그 후에 샤인의 셜록, 인피니트 내꺼하자, 테이스티 너나알아, EXO의 늑대와 미녀, 스피드 이치오벌을 차례대로 가르쳐 드립니다.

강사의 프로필을 설명 드리자면 현재, 매산고 2학년입니다. 이수중 댄스동아리 ‘딸기우유’ 리더였고, 순천중등연합 댄스동아리 ‘로그아웃’ 리더였고, 뮤직앤댄스 경연대회 전남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주 1회 정도, 학교 끝나고 밥 먹고 오후 3시 정도 가능하고요. 우선은 중·고등학생만 가능합니다.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