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소정
대한민국 민회 공동조직위원장
얼마 전 전라남도교육청이 마련한 도올 김용옥 교수 초청 강연회를 다녀왔다.
이날 강연에서 김용옥 교수는 “세월호 침몰사고를 보면서 분노하고, 슬퍼하는 국민들은 보면서 대한민국이 아직은 도덕적인 나라”라고 했다.

생때같은 아이들을 비롯해 300여 명이 죽고, 죽어가는 아이들을 보면서도 한명도 구조하지 못하고 허둥대는 정부기관의 행태를 보면서 분노하지 않을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가만히 있으라는 선원의 지시를 따르다 더 참혹한 결과가 불러왔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할 것인가?

지금 우리 사회가 너무 포장되고, 왜곡되어 있다. 이 같은 구조를 바꾸지 못하면 우리나라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천지 지성의 본질을 변화시켜야 한다. 문명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국가의 근원을 구조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우리의 가치관과 행동을 바꾸면 제도가 바뀌게 된다. 세월호 침몰사고를 계기로 단 한 가지라도 목숨 걸고 바꿔야 한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자.

그 시작은 본질을 회복해 가는 것이다. 김용옥 교수는 “어느 집단에서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 10%만 있으면 변화를 이루어낼 수 있다”고 역설하였다. 김용옥 교수의 역설이어서가 아니라 이 말에 공감하고 동의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안 되는 걸까? 무엇이 문제일까?

나는 그 문제도, 답도 우리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 안의 불의와 비겁함이 자신과 사회 발전의 걸림돌이란 걸 먼저 아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나는 잘 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잘못해서 그렇다는 최면을 걸어 책임론을 피하려는 나. 내 편, 상대편으로 갈라 내 편이면 무조건 잘하고, 상대편이면 잘못이라고 주장하는 나. 저건 아닌데 하면서도 부정한 짓에 적당히 눈 감아버리는 나. 힘없이 맞고 있는데도 그 불똥이 나에게 튈까 싶어 피하고 있는 나. 사회문제에 관심 없이 사는 것이 고상한 삶인 척 살아가고 있는 나. 배움을 도도한 자기 치장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나. 자신보다 잘났거나 잘 나가는 사람을 애써 부정하고 있는 나 자신을 향한 분노가 먼저 필요하다.

세월호 참사의 근본 원인을 돌이켜 보자.

근원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도덕 불감증과 무책임, 그리고 무관심이 불러왔던 부실의 집합체였다. 그런데도 지금 우리 사회는 서로 상대방의 탓만 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책임은 명명백백하게 따져야 한다.

그러나 그 방법은 우리의 책임도 함께 묻고, 성찰할 때 상대방도 그에 공감하고 자기반성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민주주의 소통은 협력에서 시작한다. 협력은 소유를 버릴 때 가능하다.

남의 것만 들춰내는 게 진실은 아니다. 자신의 잘못을 감추고 드러내지 않으려 하다 보니,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보다 숨기는 것이 우리의 문화가 되었고, 우리의 습관이 되었다. 이같은 습관을 언제까지 이어나갈 것인가? 이제 우리도 진실한 마음으로 정답을 찾는 사회를 만들어야 되지 않을까?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