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마저 포기 “억장 무너지고 눈물 나”

농림축산식품부가 25일로 예정된 쌀 관세화(쌀 시장 개방) 선언을 18일 오전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여론을 수렴할 것으로 기대했던 농민들은 정부의 이 같은 기만적 행위에 성난 농심을 드러냈다.   

전국농민회 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이하, 전남연맹)을 비롯한 전남의 농민단체는 쌀 관세화 선언이 발표되자 곧바로 순천역 광장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2014년 7월 18일은 정부가 농민을 버리고 식량주권을 포기한 치욕스러운 날이다”며 강한 어조로 정부를 규탄했다.

▲ 쌀 전면개방 저지 투쟁선포식, 21일 광주

전국여성농민회 전남연합 회장은 “가난해도 제 자식 입에 밥 먹이고 사람대접 못 받아도 국민들 먹여 살리는 보람으로 살아왔는데, 농민들의 마지막 희망인 쌀마저 무너지니 억장이 무너지고 눈물이 쏟아진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들 농민단체는 정부의 기습적 관세화 선언은 “사회적 협의를 거부하고 국회의 질타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현 정부의 ‘불통’ 선언이다”고 규정했다. 정부의 일방적인 쌀 관세화 선언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농산물 가격 폭락, 한∙중 FTA, FTA 피해보존금 삭감에 쌀 관세화까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이 막장으로 내몰린 전남의 농심이 서서히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며 써레시침을 준비하던 농민들이 정부의 '쌀 관세화 선언'에 한창 성장하고 있는 벼를 갈아 엎었다(23일 순천시 해룡면 해창마을)

지난 21일 광주에서 ‘쌀 전면개방 저지 투쟁선포식’을 시작으로 급기야 논까지 갈아엎고 나섰다. 23일 영광을 시작으로 광주, 순천에서도 벼가 한참 자라고 있는 논을 갈아엎을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쌀 관세화를 기정사실화 하고, 다음 달 초 쌀 관세화에 따른 국내 쌀 산업 발전 대책을 논의할 협의기구를 발족하겠다고 밝혔다.

여인홍 농식품부 차관은 21일 기자 브리핑을 통해 “쌀산업발전포럼 등 기존의 논의기구에 농민단체 등이 추가로 참여하는 협의기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 차관은 “야당과 농민단체 등이 요구하고 있는 의사결정권한을 갖춘 3자협의체를 수용할 경우 정치논리로 흐를 수 있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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