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월 24일 동천에서 생태학습박람회도 개막하였다. 개막식에 초대되어 바라본 수중무대의 아름다운 풍경은 승주윈드오케스트라 단원들을 더욱 설레게 하여 그동안 많은 무대에서의 박수와 함성소리를 기억하게 했다.

그런데 그날은 순천의 5월 중 최고기온이었다. 여름을 흉내 낸 태양은 오후 3시 연주회를 위해 2시간 전부터 준비하는 선생님과 단원들의 얼굴을 순식간에 붉게 만들었다. 그 와중에도 우리들의 눈은 자꾸 관객들의 숫자를 세었다. 5월의 하늘을 가려놓지 않은 객석은 쉽게 채워지지 않았고 그 여름태양은 오던 발길마저도 그늘이 있는 멀리 언덕에서 멈추게 하였다.

그렇게 연주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연주는 변함없이 힘차게 시작되었다. 오히려 곡이 바뀔수록 점점 흥겨워졌다. 얼른 사방을 둘러보았다. 수많은 관객이 눈에 들어왔다.

그날의 관객은 눈앞에 숲처럼 펼쳐진 나무와 꽃, 바위와 돌멩이, 부지런히 오가며 그들을 연결시켜주는 바람과 큰 박수를 만드느라 뜨거워진 태양이었다.

자연과의 소통을 주제로 담은 순천생태학습박람회답게 그동안 객석에 정식으로 초대되지 못했던 대자연이 그날의 주인공인 것을 아이들은 연주를 시작하면서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오랜 시간동안 아이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며 흐르는 동천에 뜨거웠던 그날의 연주를 담아 언젠가 이 아이들을 품을 큰 세상을 향해 흘려 보내본다.

▲ 임미현/승주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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