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민주당 전남도당 공관위는 지방선거의 순천시장 예비후보 1차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후보 8인 중에서 허석, 손훈모, 오하근, 장만채 후보가 2차 경선에 오르게 되었다. 그러나 여기서 배제된 후보들이 결과에 대해 격렬하게 비판하고 나섬으로써 지역 정가가 큰 혼란과 잡음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비판의 표적은 불가피하게 민주당 지역위원장인 소병철 의원에게 집중되고 있다.

컷오프 발표 직후에 김영득 후보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김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위원회의 사무국장 선정, 보좌진을 이용한 공작 정치, 지역의 원로 정치인들에 대한 푸대접, 시의회 의장 선거 개입, 고 김기태 도의원의 도의회 의장 선거 방관 등의 문제 등을 거론하며, '지방의원 후보 공천에서 소의원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후보들의 단수 공천, 자신의 보좌진 2명에 대한 전략 공천, 비리 전력자들을 공천한 것은 잘못된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노관규 전 시장도 법과 원칙, 기준도 없는 지방선거는 처음이라며, 여론조사에서 1등을 달리던 자신이 원칙 없는 꼼수로 배제되었다고 주장했다. 김동현 후보 역시 공천 결과에 승복한다면서도 소병철 위원장이 늘 주장하던 공천 기준과 거리가 멀어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는 변을 남기고 있다.

이에 대해 소병철 의원은 '비판을 겸허히 경청하고, 지역위원장으로서 지역 정치 개혁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부분은 더욱 낮은 자세로 잘 살피겠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제기되는 의혹과 비판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반박하기보다는 대체로 수긍하고 인정하는 듯한 내용으로 읽힌다.

지난 총선 당시 민주당은 지역 유권자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순천대 석좌교수 소병철을 낙점 공천했다. 유력한 고검장 출신임에도 전관예우를 기대할 수 있는 변호사 개업을 포기하고 대학에 몸담음으로써 많은 지역민들은 그가 청렴하고 개혁적인 정치를 하리라는 기대를 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지역에서의 정치 행보는 시민들이 처음에 가졌던 기대에 얼마나 부응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물론 여순사건특별법 제정, 순천시 사상 최대 규모의 지방교부세 확보 등 높이 평가할 일이 없지 않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민주적인 리더십과 정치 행태이다. 그는 지난해 도의원 보궐선거에서 각종 땅 투기 의혹에 휩싸인 후보를 깜짝 공천했고, 그 의원은 이번에도 단수 공천을 받았다. 대다수가 민주당 소속인 시·도의원을 권위주의적인 방식으로 줄세우기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말이 되고 있다. 이번 시장 선거 1차 관문을 통과한 네 후보 중 세 명은 전과자로서 그의 평소 지론은 물론 시민의 눈높이에 한참 미달한다.

한편 인접한 순천광양곡성구례을(위원장 서동용 의원)선거구에서는 작년 7월부터 지방선거기획단을 구성하고 최근 비례대표 기초의원 후보의 정견발표회를 가졌는데, 여기에는 추천심의위원 5인과 대의원 100명이 평가하도록 했다. 또 클린선거 서약식, 광양시장 예비후보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우리 지역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지난 7일 소의원과 시민단체가 만난 좌담회에서 시민단체들이 공천과 관련하여 제안한 내용은 중앙당 가이드라인보다 높은 성찰, 의정활동 평가 결과 반영, 경선 결과 공개, 다양한 정치 참여를 위해 공천 인원 제한, 청년·여성할당제 유지 등을 요청했다. 소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이번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에서 민주당 지역위원회는 시민사회의 이러한 제안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 그럼으로써 지역정치의 민주화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심각하게 자문해야 할 것이다.

김계수 순천언론협동조합 이사
김계수 순천언론협동조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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