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호 순천언론협동조합 상임이사
정경호 순천언론협동조합 상임이사

순천시가 생태문화 예비도시로 2019년 선정되었고, 올 연말에 생태문화도시로 선정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순천에 상상더하기’ 공모전을 개최한다는 보도 자료가 나왔다.

이러한 순천시의 노력을 지지하지만 발상의 전환을 하여 보다 근본적이고 본질적으로 생태를 생각하고, 시민의 삶과 연결되는 정책을 구상하기를 촉구한다. 순천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생태와 환경도시를 만들려는 획기적이고 담대한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겨레 6월 18일자 보도에 의하면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최초의 여성 파리 시장인 안 이달고는 재선 공약으로 파리의 주차 공간 6만 개를 줄이고 자전거 도로를 늘려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에게 더 친화적인 도시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실행하면서 차를 갖고 다니는 사람들이 오히려 불편하게 느낄 정도의 자전거 중심도시로 바꿔나가고 있다.

파리시는 몇 년 전에만 해도 자전거 수송 분담률이 3% 이하에 그쳤는데 1년 만에 자전거 이용자가 131% 증가했다고 한다. 우리 순천 지역을 봐도 코로나로 답답해진 시민들이 자전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을 체감한다. 도심권에서도 자전거를 탄 사람이 눈에 띄게 늘었다.

자전거 교통 문화가 확산하면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가장 중요하게는 자동차가 배출하는 배기가스는 물론이려니와 자동차 타이어 등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줄어들어 시민들이 더 건강해질 것이다. 또한 각자의 자동차 안에 갇혀서 소통이 부족한 사람들이 이웃들과 소통할 기회도 갖게 될 것이다. 같이 걷거나 자전거를 타면서 대화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폭력적이고 경쟁적인 질주의 문화가 사람을 배려하는 평화로운 교통문화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장점을 두루 갖춘 자전거 친화도시를 망설이거나 미룰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러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당연히 수반되어야 할 것이 자전거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자전거 길을 넓히거나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새롭게 만들기에 많은 예산이 소요되므로 곤란하다면 차로를 줄여서 자전거 길을 확보하고 자동차 주차장의 일부를 자전거 주차장으로 전환하는 노력을 하면 된다. 그리고 안전한 자전거 길을 위해서 차로와 구분되는 튼튼한 경계석을 갖추고 자전거 길을 표시하면 된다.

이러한 도시를 만드는데 또한 빠져서는 안 될 것이 자전거 대여 시스템이다. 자전거 대여 시스템을 이미 갖춘 순천인지라 조금만 더 노력하면 훌륭한 자전거 친화도시가 될 수 있다. 즉, 지금의 자전거를 좀 더 세심하게 관리하여 고장이 나거나 노후한 자전거를 수리 또는 교체하여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모든 일이 다 그렇지만, 특히 공공부문에서 하는 노력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리와 시행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론의 추이를 면밀히 살피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시작했다고 곧바로 성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2030년에 이르면 전동킥보드·공공자전거와 같은 마이크로 모빌리티(micro mobility, 친환경 동력을 활용하는 소형 이동수단)의 이용시장 규모가 1조 5천억 달러로 높게 성장할 것으로 추정(이륜차뉴스 2019)되고 있어 이 부문의 산업을 유치하는 것도 순천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다.

이러한 자전거 친화도시를 전국 최초로 시도하면 순천시가 생태문화도시로 선정되는 데도 적지 않게 도움이 될 것이고, 시민들의 쾌적한 삶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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