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선도 선혜영 원장

▲ 국선도 선원에서 선혜영 원장
“요즘 호흡 잘하고 계십니까?”

길을 걷다가 우연히 만난 국선도 선혜영 원장님이 만나자마자 던진 질문이다.

“단전호흡 안 해도 산에 다니니까 얼굴 좋잖아요..”

“그 정도 가지고 안됩니다. 얼굴에 광채가 나야 합니다.”

진지하게 던지는 말씀에 광채나는 얼굴은 어떻게 가능할까 싶어 연향동 교육청 옆 상가건물 2층에 자리잡은 국선도 선원을 찾아갔다.
 

복받은 사람만 안다는 국선도

국선도를 오래 한 사람은 “국선도를 알게 된 것은 전생에 복을 많이 지어서 그렇다.” 고 찬양을 하지만 요란하게 홍보하지 않아서 그런지 아는 사람만 알고 모르는 사람은 전혀 모른다. 이곳을 오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몇 년씩 도장에 다니는 사람들이다. 한 때 불치의 병에 걸렸다가 꾸준히 국선도 수련을 하며 나은 사람도 있고, 몸 여기저기가 아파서 병원을 전전하다가 국선도 수련을 하면서 활기차게 지내는 사람도 있다. 천식으로 오랫동안 고생하던 분도 씻은 듯이 나았다고 한다. 그렇다고 국선도 수련 며칠로 몸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바보처럼 우직하게 오래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좋아져 있는 것이 국선도 수련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이 좀 좋아지면 수련에 소홀해 지는 것이 예사다. 1시간 10분 동안 국선도 단전호흡을 하다 보면 저절로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편안한 마음이 된다. 매사에 집중하는 일상을 살게 돼 허투루 소모되는 시간이 줄어들지만 하루에 1시간 10분 동안이나 국선도 수련을 하고 앉아 있을 여유있는 현대인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생기(生氣)는 어떻게 생산되나?

사람마다 기운이 다르다. 그건 무엇 때문일까? 선 원장은 옛날 방식으로 음양오행이나 형이상학적으로 말하면 현대인들이 납득이 안 된다며 현대적 의미로 기(氣)를 설명하겠다고 볼펜을 들고 종이에 그림을 그렸다. 그의 설명이 이어진다.

“우리가 기(氣)라고 하면 생기(生氣), 정신력을 말하는 데 그 에너지를 말하는 생체에너지는 어떻게 생산될까요? 에너지는 그냥 생산되는 것이 아닙니다. 먹는 음식이 포도당으로 변해 세포속으로 들어가, 전기적 스파크가 일어나야 에너지가 생산됩니다. 당만 들어가서는 안되고 산소가 들어가야 하고, 전기적 스파크가 일어나야 합니다. 이 세 가지 과정 중 하나라도 빠지면 에너지 생산이 안됩니다.”

우리 몸은 60조 개에서 100조 개의 세포를 가지고 있는데 산소가 부족하면 절대적으로 건강을 해친다. 수많은 세포들은 산소를 공급 받아야 원활하게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산소 공급이 안 되면 에너지 생산이 안 된다고 봐야한다.

우리 몸에서 중요하지 않은 기관이 하나도 없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모세혈관이다. 운동은 모세혈관을 늘려주고 미토콘드리아가 많이 생기게 하고, 당분이 에너지를 잘 생산할 수 있게 만든다. 운동을 하면 필요에 의해 모세혈관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데, 모세혈관을 가장 많이 늘려주는 운동은 바로 스트레칭과 심호흡이라는 것이다.

국선도는 단전호흡을 통해 횡격막이 쭈욱 올라가고, 내려오면서 산소공급량이 많아진다. 세포속에 산소 공급이 안 되면 뇌세포의 산소공급도 안 된다. 병원에 가도 특별한 원인이 나타나지 않고 맥없이 여기저기 쑤시고 아픈 증상이 나타나는 것도 세포속에 산소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잔 근육을 사용하는 흉식호흡은 호흡량이 많지 않기에 아랫 배의 큰 근육을 이용해서 하는 단전호흡을 훈련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선도 호흡을 하면 모세혈관에 산소공급이 원할해져서 활기찬 사람이 되고, 명상을 통해 자율신경이 안정되면서 뇌파는 안정적인 알파파로 변한다. 그 상태에서는 몸은 이완되고, 근육은 편안해져서 유전자가 활성화된다. 국선도 효과가 이쯤되면 도장에 사람이 넘쳐나야 정상인데, 왜 그런지 이런 정적인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다.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힘

그가 설명하는 국선도는 한마디로 ‘기를 수련하는 건강법’이다. 처음 20분 간의 준비운동, 30분 동안 본 운동, 다시 20분 간의 정리운동을 한다.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면서 하단전에 의식을 집중하다보면 경직된 몸이 풀리면서 경직된 마음도 풀린다. 호흡을 가다듬어 마음을 가다듬듯, 근육을 풀어서 마음에 맺힌 응어리를 풀 수 있다. 스트레칭을 하며 호흡에 집중하다 보면 근육을 자극하게 되고 머리는 맑아진다. 호흡을 10여분 정도만 해도 목소리가 맑아지고 피부도 몰라보게 부드러워진다. 국선도는 몸이 건강해지는 것은 기본이고 마음도 건강해져서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게 해 주는 수련법이다. 우리 몸의 세포는 7년이 지나면 완벽하게 싹 바뀐다고 한다. 빨리 바뀌는 것도 있고 천천히 바뀌는 것도 있지만 세포가 바뀌는 에너지는 다 자연에서 온다. 자연의 질서에 얼마만큼 우리 몸을 적응시키느냐 하는 것이 국선도 수련이다.

국선도는 깨닫고, 보고, 들었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직접 수련을 하면 한만큼 몸이 건강해 지는 것으로 계속 호흡에 집중하다 보면 ‘지금 여기 이 순간’ 에 집중하는 힘을 얻게 된다. 바로 이것이 광채나는 얼굴을 만드는 비법이다. 호흡에 집중하는 연습은 자기에게 주어진 삶의 순간에 온전히 집중하는 힘을 준다. 매 순간 지금 여기에 집중하면 실수할 일도 없고, 그 순간 가장 적절한 말과 행동을 하며 살게된다. 매 순간을 온전히 살게 되면 스스로 자족한 삶이 이루어져 얼굴에서 잔잔한 빛이 흐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 선혜영 원장은 우리소리배움터에서 대금을 가르치기도 한다.
숨은 선택적으로 쉬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매 순간 숨을 쉬며 살아간다. 헐떡거리며 숨 쉬는 사람, 깊은 호흡을 하는 사람. 그 차이는 타고난 것이 아니라 연습에 의해 바꿀 수 있다. 꾸준히 깊은 호흡을 연습하다 보면 과거나 미래에 머물면서 괴로워하기보다는 매순간 주어진 삶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사람은 다른 동물과 달라서 의지로 ‘숨’을 지배할 수 있다. 가만히 앉아서 숨과 마음을 고르면, 심신이 상쾌해지고 현재를 직시하며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된다.

인터넷에서 국선도를 검색하면 여러 개의 단체가 나타나는데 이 중에서 국선도 본가(ksd21.com)가 청산선사 가르침의 원형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곳이다. 순천에 있는 국선도 도장은 지난 26년 전 문을 열었다. 다른 길을 찾지 않고 그 원형을 잘 보존해 온 선혜영 원장이 그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것은 참 고마운 일이다. 

 

 
휴먼라이브러리는 2000년에 덴마크의 평범한 청년들이 모여 만든 프로젝트로, 도서관에서 보고 싶은 책을 빌리듯이 만나고 싶은 사람을‘빌려’서 만나는 것입니다. 기획취재2팀은 순천에서 휴먼라이브러리 프로젝트가 이루어질 수 있는‘밑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만나봤으면 하는 사람들을 기사를 통해 소개하고, 그 사람들과의 만남을 주선하려고 합니다..

 취재: 휴먼라이브러리 팀
 글: 박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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