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승/의/날/기/념/특/별/기/고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인의 날, 부부의 날 등 행사도 많고 그 행사를 통해 자신과 가정을 돌아보게 한다. 하지만 교사인 나에게 5월은 잔인한 달(?)이기도 하였다. 5월 15일 스승의 날을 통해서 참된 스승 미담도 있지만 불미스런 글들이 방송을 타고 오르내려 많은 사람들의 가십거리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궁여지책으로 5월 15일을 학교장 재량인 휴무일로 정해 행사 없이 무사히 넘어가는 것을 선택한 학교가 있다.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나라에서 제정한 스승의 날이 오도되고 부끄러운 날로 인식되고 있어서 교사는 힘이 빠지고 학부모는 진정한 스승의 의미보다는 선물 고르기에 부담스러운 날로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진정한 교육은 교사의 행복에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 그러나 교사의 사기나 위상이 떨어진 상태에서 학생중심의 교육은 제대로 될 것인가?

이젠 교사의 힐링이나 위로가 필요한 시기이다. 교사도 행복하고 학생도 행복한 하루로, 스승으로서의 성찰과 함께 학생들도 스승을 바라보는 안목을 달리하여 스승의 날이 스승과 제자의 성찰의 날로 만들어지길 소망한다.

2008년도부터 홍익교원연합의 홍익교사들은 스승의 마음을 담은 영혼의 선물을 제자에게 주는 날로 정하여 실천하여 왔다. 교사들의 선택에 따라 의미를 내포한 지우개, 자, 지우개 달린 연필, 세족례, 초, 꽃씨, 거울 등과 교사의 마음이 담긴 편지를 담아 정성껏 포장한 선물을 제자에게 주는 것이다.

우리 죽곡초등학교에서는 교사들의 마음이 담긴 편지와 지우개를 선물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할 것이다. “너희들 각자는 모두가 참으로 소중한 영혼들이란다. 그리고 모두의 가슴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사랑이 있다는 것을 알기 바란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면 남도 사랑할 수 없고, 자신이 왜 태어났는지 삶의 목적을 알 수 없단다. 자신의 뇌에 부정적인 정보가 많은 사람은 아름다운 꿈을 꿀 수가 없는 법이다. 선생님이 주는 이 지우개로 오늘부터 자신과 친구들에게 가지고 있던 기억속의 부정적인 생각을 깨끗이 지우기 바란다. 그래서 자신을 사랑하고 더불어 주위 친구들을 사랑하는 멋진 사람이 되는 거야. 바로 홍익인간이란다. 여러분 가슴 속 그 빛이 늘 환히 빛나길 간절히 기도한다”라고.

교사의 위상을 세워주는 이가 없다면 우리 스스로가 위상을 세우는 일을 하자. 그리고 새롭게 거듭나자. 이 시대의 교사의 자리가 더욱 중요하고 필요하기 때문이다.

장혜옥 곡성죽곡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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