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가 낮 최고기온이 30℃ 안팎을 보이고 있다. 7월 초순의 기온 분포를 보이고 있어 여름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기상현상 중 하나가 소나기이다. 갑작스레 먹구름이 몰려와 빗방울이 떨어지고, 한여름의 더위를 모두 씻어낼 만큼 비를 뿌리고 난 뒤 다시 햇빛이 반짝인다.

소나기를 내리는 구름은 적란운이다. 이 구름은 매우 키가 큰 구름인데, 잘 발달할 때는 그 높이가 권계면까지 이를 때도 있다. 뜨거운 한여름 적란운이 발생하면 점점 커지다가 일사로 인해 지면가열이 가장 심할 때인 늦은 오후에 소나기가 잘 내린다. 맑은 하늘에 갑작스럽게 먹구름이 드리우고 순식간에 비가 쏟아지며 어둠을 만든다. 한두 시간 남짓 비를 뿌린 뒤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구름이 걷히고 맑은 하늘이 나타난다. 또 햇빛에 무지개가 생겨나서 아름다움을 연출하기도 한다.

고속도로를 차로 달리다가 강한 소나기를 만날 때가 있다. 심하게 쏟아질 때에는 바로 앞도 잘 보이지 않는다. 와이퍼를 아무리 빠르게 돌려도 차 유리에 떨어지는 빗방울로 인해 차선 분간하기도 힘들다. 특히 매우 잘 발달한 적란운에서 내리는 소나기에는 우박이나 돌풍까지 동반해 많은 피해를 주곤 한다. 큰 우박은 농작물을 상하게 하고 사람에게도 부상을 입히기도 한다. 또, 강한 소나기가 내려 집중호우로 연결될 때도 많아 실(失)이 발생되기도 한다.

여름 소나기는 황소 등을 경계로 내린다는 옛 속담이 있다. 그 만큼 소나기는 국지적으로 내린다는 뜻이다. 갑자기 적란운이 발생해 소낙비가 내리더라도 옆 동네에서는 구름이 많거나, 맑을 때도 있다. 비가 내리더라도 금세 적란운이 지나가면 비가 그치고, 햇살이 비치기 시작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소나기 예보는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무더운 여름날에 소나기가 반가울 때도 있다. 한바탕 비를 뿌리고 나면 잠시나마 시원하기도 하고, 한정된 지역이지만 조금이나마 가뭄 해소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득(得)이 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제 소나기가 자주 내리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기상청의 기상정보를 잘 활용해서 소나기 피해가 없도록 준비를 해야 할 때다.

 
송진옥
순천기상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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